식도락 - 강북

[공릉] 페페그라노 - 맛있는 라자냐와 구운 샐러드

담구 2023. 12. 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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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이 가보고 싶다는 곳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짝꿍 손을 잡고 다녀오는 것이 멋진 남자친구라고 할 수 있지. 그래서 다녀온 페페그라노. 태릉입구역과 태릉역 가운데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11시 30분 오픈이라고 해서 25분 정도 도착했는데 이미 대기 줄이 있었다. 노원에서 이런 대기 줄을 보는 것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5분 정도 지나서 바로 들어왔다. 우리처럼 길고 긴 대기를 해서 고객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빠르게 자리를 잡은 후 주위를 둘러보니 한 테이블을 제외하고 다 꽉 찼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머지 한 테이블도 고객이 자리를 잡아 바로 만석이 되었다. 이런 곳은 나도 모르게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짝꿍이 먹고 싶은 요리를 이미 정하고 왔기 때문에 메뉴를 볼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한 컷 정도는 남기는 것이 맞지 싶어서 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라자냐와 구운 샐러드를 주문했다. 나는 라구를 먹고 싶었지만 짝꿍이 라자냐를 좋아하기 때문에 메뉴 선정을 짝꿍에게 맡겼다.

 

몸을 녹이기 위해 포틸로 말벡과 뮤스카 쁘띠 그랭 한 잔을 주문했다. 소주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아침부터 소주를 마시는 것은 뭔가 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난 와인을 많이 좋아하지 않지만 이럴 때 한 잔 정도는 마시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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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은 할라피뇨 피클과 무 피클이 나온다. 난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할라피뇨 피클은 전혀 먹지 않고 무 피클만 좀 먹었다. 요즘 피클은 수제, 기성품 가릴 거 없이 다 수준이 높기 때문에 맛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뮤스카 쁘띠 그랭. 굉장히 달다. 식전, 식중에 마시기에는 좀 무리가 있고 식후에 한 잔 마시는 것이 좋을 와인이다. 짝꿍도 달게 느꼈다. 앞으로 이 와인 이름을 잘 기억했다가 나중에는 절대 마시지 말도록 해야지.

 

포틸로 말벡. 적당한 산미와 바디감을 가지고 있는 와인이다. 중저가 와인이지만 가성비가 좋다. 난 와인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두 잔 모두 가볍게 맛만 보고 짝꿍에게 양보를 했다. 짝꿍도 차라리 포틸로 말벡 와인 두 잔을 주문했으면 더 좋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순서가 좀 바뀌었지만 구운 샐러드. 애호박, 가지, 버섯, 양파 등을 잘 구운 후 샐러드와 함께 제공하는 요리다. 난 채소를 찾아 먹는 편은 아니지만, 짝꿍을 만난 이후로 이렇게 가끔 채소를 찾아 먹는다. 예전 같았으면 이 돈을 내고 왜 이런 요리를 먹을까 생각했겠지만 요새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라자냐. 사진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양이 상당하다. 직접 만든 생면과 소스를 사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라자냐는 먹을 때는 참 쉽게 먹을 수 있지만 막상 만들 때는 번거로움이 있는 요리이다. 이제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다 나왔으니 항공 사진을 찍어야지.

 

구운 샐러드를 좀 먹다가 찍어서 그런지 평소에 비해 예쁘지 않네. 아무래도 사진에 고기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이제 항공 사진까지 찍었으니 맛있게 먹어야지.

 

개인 접시에 덜어서 맛있게 냠냠. 내 입에 라자냐는 평범했고 구운 샐러드는 올해 먹은 채소 중 가장 맛있었다. 내가 라자냐를 많이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엄청나게 수준이 높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짝꿍은 라자냐의 밸런스가 상당히 좋아서 맛있다고 했다.

 

세상에 맙소사. 구운 채소가 이렇게 맛있다니. 난 가지를 참 좋아하는데, 기름을 머금고 잘 구워진 가지의 맛은 일품이다. 가지와 버섯을 함께 먹으니 다채로운 식감을 느낄 수 있었고 조화로운 맛도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 방문할 때는 꼭 라구를 먹도록 해야지. 태릉입구, 화랑대 근처에서 맛있는 구운 샐러드와 파스타를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곳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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