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하는 한국 먹거리 포스팅. 다음 달에 또 중국 출장을 갈 것 같은데, 또 중국 먹거리가 많이 쌓이겠구나. 쌓이기 전에 미리미리 한국 먹거리 포스팅을 해야지. 이번에 올릴 곳은 서촌에 위치한 스시누하다. 합리적인 가격과 구성으로 유명한 곳이다. 상호는 많이 들어봤는데 막상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스시누하. 어릴 때는 몰랐는데 이제는 이런 분위기가 참 정겹고 좋다. 예약을 하고 갔는데 처음에 빈 자리가 많아서 좀 의외였다. 하지만 예약 시간에 맞춰 고객들이 다 들어온 후 어느새 만석이 되었다. 난 왼손잡이라서 다른 고객과 부딪힐 염려가 있으므로 부딪히지 않을 곳으로 자리를 요청했다.
점심이긴 하지만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빠질 수 없지. 낮에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후후후. 내가 이렇게 축복 받은 사람이에요.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주전부리 안주를 같이 마시니 벌써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의 일용할 양식. 광어, 도미, 참치, 가리비, 고등어와 방어 등이 보인다. 내가 앉은 곳과 다소 거리가 있어서 줌을 땡겨서 찍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화질이 좋지 못하네. 내 갤럭시 조금만 더 버텨다오. 약정 끝나면 바로 바꿀게.
첫 시작은 참돔. 광어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참돔이 먼저 나왔다. 참돔이 광어보다 맛이 진하기 때문에 보통 광어를 앞에 두는 편이다. 이렇게 기분 좋게 허를 찔리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지. 기본적으로 간장을 붓으로 발라서 나오기 때문에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두 번째로 나온 광어. 너 이 녀석, 내가 예상했지. 난 광어를 좋아하기 때문에 참돔보다 더 만족스럽게 먹었다. 적당한 탄력과 부드러움을 갖춘 퀄리티 높은 초밥이었다.
전갱이. 전갱이 위에 시소 잎을 다져서 제공한다. 시소는 호불호가 좀 갈리는 식재료이지만 전갱의 맛을 시소가 잘 잡아준다. 시소 양도 많지 않기 때문에 시소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편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참치 붉은 살을 간장에 절이고 있는 모습도 사진을 찍었지. 이렇게 간장에 절이는 것을 즈케라고 하는데 굳이 알 필요는 없다.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다.
방어. 지금이 제철인 방어가 맛이 없을 수 없지. 방어는 많이 먹으면 쉽게 물리는 대표적인 생선이지만, 이렇게 한 점 정도 초밥으로 먹으면 극상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옴뇸뇸.
가리비. 가리비에 미세하게 칼질을 해서 식감을 도드라지게 한 것이 포인트다.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가리비 특유의 단 맛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쯤에서 맥주 한 잔 더 마셔야 예의이기 때문에 맥주를 한 잔 더 주문했다.
단새우. 예전에는 단새우의 단 맛이 약간 비릿하게 느껴져서 싫어하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없어서 못 먹는 녀석이 되었다. 단새우 특유의 달달함은 계속해서 술을 마시게 한다.
전복. 전복 내장으로 만든 소스를 밑에 깔고 밥과 전복을 따로 제공한다. 전복은 전복대로 먹어도 좋고 밥과 함께 초밥 스타일로 먹어도 좋다. 전복 내장 소스의 진한 맛이 일품이었다.
고등어. 고등어 껍질 부분을 가볍게 석쇠로 눌러 구운 후 제공한다. 불이 입혀졌기 때문에 고등어 특유의 기름기가 잘 올라온다. 고등어는 그냥 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어도 맛있고 찜으로 먹어도 맛있는 참으로 좋은 생선이다.
참치 붉은 살과 뱃살. 난 참치는 뱃살보다 붉은 살을 더 좋아한다. 예전에는 참치의 기름진 맛이 좋았는데 이제는 물려서 많이 못 먹기 때문이다. 방어도 그렇고, 아무래도 난 기름진 생선을 많이 먹지 못하는 편인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한 점 나오면 맛있게 먹을 수 있지.
붕장어. 장어가 입에 들어가자마자 살살 녹는다. 업진살 살살 녹는다~ 가 아니라 장어가 살살 녹는구나. 소스는 비교적 강한 소스를 사용했는데 이 소스가 붕장어의 기름진 맛을 잘 억제하고 고소한 맛을 더욱 강조한다.
우엉 유부 초밥. 일반적인 유부 초밥 스타일이 아니라 김말이처럼 나온 것이 특징이다. 다른 초밥에 비해 별 다른 맛은 없었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지.
교꾸. 계란과 마를 넣어 만든 것인데 마치 카스테라와 비슷하다. 교꾸는 상당한 정성을 들여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제공을 안 하는 가게도 간혹 있다. 스시누하의 교꾸는 폭신폭신한 식감이 참 좋았다.
모나카 아이스크림으로 마무리. 내 입에는 너무 달아서 눈 꼭 감고 한 입에 다 넣어 먹었지. 전체적으로 구성이 굉장히 좋고, 다른 곳에 비해 가격도 경쟁력이 있다. 서촌에서 수준 높은 스시 오마카세를 즐기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식도락 - 강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덕] 굴다리식당 - 점심, 저녁 언제 먹어도 맛있는 김치찌개와 제육볶음 (1) | 2025.01.21 |
---|---|
[공덕] 장수갈매기 - 마포 갈매기 골목의 터줏대감 (0) | 2025.01.19 |
[서대문] 한암동 - 정갈한 어복쟁반과 도미 솥밥 (1) | 2024.12.18 |
[성수] 매튜 - 캐주얼한 파인 다이닝 (2) | 2024.12.16 |
[중계] 마포숯불갈비 - 중계동에 숨어 있는 이동갈비 맛집 (4) | 2024.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