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과 나들이를 다녀오니 배가 고팠다. 그래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중계동에 숨어 있는 고기 맛집이 있다고 한다. 고기 맛집이 숨어 있다니. 대체 중계동은 어떤 동네란 말인가. 그래서 얼마나 맛있길래 꼭꼭 숨겼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방문한 마포숯불갈비. 블로그 포스팅도 몇 개 나오지 않던데, 여러 포스팅을 보니 제법 오래 된 곳인 것 같았다.
내부는 얼마 전까지 좌식이었다가 테이블로 변경한 흔적이 있었다. 요새 좌식 문화가 많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테이블로 바뀌는 곳이 많다. 양반 다리를 하면 골반이 틀어지고 허리에도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에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매장에 들어가니 고기를 먹을지, 식사를 할지 물어보길래 당연히 고기를 먹는다고 말했다.
메뉴. 고기는 이동갈비, 돼지갈비, 삼겹살과 목살을 판매하고 있고 식사로는 갈비탕, 육개장, 돌솥비빔밥, 제육볶음, 오징어볶음, 비빔밥, 청국장, 김치찌개, 된장찌개와 냉면을 판매하고 있었다. 고기를 먹는 고객은 된장찌개를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동갈비와 된장찌개를 함께 주문했다.
반찬. 청포묵, 가지 무침, 겉절이, 상추, 고추, 마늘, 쌈장, 콩나물, 감자 사라다, 무절임, 시금치와 김치가 나온다. 가지 조림과 콩나물이 정말 맛있었다. 다른 반찬도 정갈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고기를 먹을 때 반찬을 잘 먹지 않지만 워낙 맛있어서 가지, 콩나물과 감자 사라다는 리필을 했다.
정말 맛있었던 가지 조림. 가지의 양념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입에 착착 감기는 신비로운 맛이었다. 어릴 때는 가지가 맛있는지 몰랐는데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 소중한 음식이 되었다.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가지.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도록 해야겠다.
아름다운 이동갈비의 모습. 직원이 바로 불판에 올리려고 하길래 허겁지겁 말리고 겨우 사진을 찍었다. 그래서 비교적 예쁘게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동갈비는 총 8대가 나오는데 크기는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괜찮다. 아름다우니 말이다.
4대를 먼저 올린 후 정성스럽게 굽도록 한다. 직원이 고기를 올려주지만 굽는 것은 고객의 몫이다. 난 고기 굽는 것을 참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집게를 잡고 고기 굽는 것을 집도했지. 진짜 이동갈비와 비교하긴 무리가 있고, 가격을 생각하면 고기 퀄리티는 괜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된장찌개. 고기를 주문하면 2,000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푸짐한 된장찌개를 먹을 수 있다. 이 또한 크나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된장찌개는 나와 짝꿍 모두 좋아하기 때문에 밥 한 공기를 추가한 후 같이 나눠 먹기로 했다.
구워지고 있는 동안 열심히 사진을 찍었지만 전부 올리기 귀찮으니 생략하기로 한다. 고기가 맛있게 구워졌으니 먹어봐야지. 먼저 고기 그 자체의 맛을 보기 위해 고기만 신중히 먹었다. 양념은 많이 달거나 짜지 않고 은은한 단 맛이 느껴진다. 갈비는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잘 씹힌다. 양념이 고기 속까지 잘 스며들어서 겉돌지 않는 느낌이 든다. 가격을 고려하면 정말 수준 높은 이동갈비라 할 수 있다.
계속해서 열심히 먹어야 한다. 고기를 먹을 때 흐름이 끊기는 것 만큼 위험한 것이 없다. 짝꿍이 채소를 많이 먹으라고 했으니 상추와 콩나물을 넣고 갈비와 함께 먹었다. 이렇게 먹어도 맛있다. 역시 고기는 어떻게 먹어도 참 맛이 좋구나. 고기가 맛있으니 소주도 저절로 술술 들어갔다.
밥 반공기에 된장찌개를 넣어서 같이 먹었다. 된장찌개에는 두부, 호박, 팽이 버섯과 파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된장찌개는 조금 짭짤한 편인데 이 짭짤한 맛이 술을 불러 일으킨다. 밥 한 공기 다 말았으면 제대로 된장술밥 같은 느낌이 들었겠다. 고기, 반찬, 된장찌개 모두 만족스럽게 즐긴 마포숯불갈비. 중계동 끝자락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지만, 노원구 주민들이라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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