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짝꿍과 넷플릭스를 보다가 짝꿍이 소갈빗살이 먹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면 먹으러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이럴 때 먹지 않으면 짝꿍의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마음이 어두워지기 마련이다. 그런 불미스러운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빠르게 옷을 입고 룰루랄라 부일관으로 향했다.
부일관은 노원구에서 나름 역사가 깊은 곳이라고 한다. 노원구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 하기로 한다. 내부는 굉장히 넓고 크게 되어 있는데 좌석 거리도 넓어서 옆 테이블과 부딪힐 일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는 햇살이 잘 비치는 곳에 앉았다.
메뉴. 소 생갈빗살, 주물럭, 돼지갈비와 돼지 왕갈비를 판매하고 있다. 소는 미국산을 사용하고 돼지는 국내산을 사용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서 미국 소를 꺼리는 분위기가 가득했는데, 요새는 그런 분위기가 없다. 고기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먹는 것이 옳다. 그것이 바로 평등이다. 우리는 주물럭 2인분을 주문하고 조신하게 반찬과 고기가 나오길 기다렸다.
동치미, 브로콜리, 겉절이, 샐러드와 양념게장이 먼저 나온다. 양념게장을 제외하면 다 풀이지만 모나지 않고 정갈한 맛을 보여준다. 양념게장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인데 이런 것이 나오니 내심 기분이 좋았다. 양념게장의 경우 추가 주문할 경우 유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내가 양념게장을 좋아하긴 하지만 고기를 먹으러 왔는데 굳이 추가로 주문할 필요는 없을 거 같아서 한 번만 먹었다.
마늘, 쌈장, 양파 절임과 잡채도 나온다. 잡채는 짝꿍이 참 좋아하는 것이다. 그래서 잡채는 짝꿍에게 양보하고 양념게장을 내가 독차지했지. 잡채는 추가로 요청할 경우 무료로 리필이 되는데 그래서 한 번 더 먹었다. 짝꿍이 좋아하는 잡채. 조만간 내가 만들어줘야지.
지극히 양념게장스러운 양념게장이다. 많이 짜지도 않고 달지도 않고 적당한 감칠맛이 느껴진다. 이러한 맛을 보이는 양념게장은 참으로 훌륭하기 그지 없는 소주 안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비록 낮이지만 짝꿍과 가볍게 소주 한 잔 하기로 했다. 핑계 없는 무덤 없듯이 술 마시는데도 이유가 없는 법이다.
양념게장을 안주 삼아 소주 한 잔을 기울이고 있을 때 빠르게 나온 양념 주물럭. 아, 이 역시 참 아름다운 모습이다. 양념은 강하지 않게 보인다. 양념을 강하게 할 경우 쉽게 물려서 많이 먹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양념은 삼삼한 것이 좋다. 이게 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 같다.
고기가 나왔는데 빠르게 굽지 않는 것은 실로 부도덕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먹을 만큼 올려서 빠르게 굽기로 했다. 고기 굽는 것은 언제나 나의 몫이다. 난 고기 굽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고기가 익어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벅차고 행복이 느껴진다.
양념이 된 고기의 경우 적당한 타이밍에 뒤집어서 구워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양념이 불에 타기 마련이다. 적당한 타이밍에 계속해서 뒤집는 수고를 하다 보면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짝꿍이 원하는 굽기를 물어본 후 계속해서 열심히 굽기로 한다.
짠. 맛있게 잘 구웠다. 내가 봐도 참으로 훌륭한 굽기가 아닐 수 없다. 역시 나의 고기 굽는 실력은 세계 제일이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찍지 않고 고기 그 자체의 맛을 즐기기로 했다. 고기의 양념은 역시 예상과 똑같다. 많이 자극적이지 않고 삼삼하다. 마치 동부이촌동에 위치한 솔낭구의 갈비를 먹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짝꿍 역시 솔낭구의 양념 갈비를 참 좋아했지.
짝꿍이 채소를 많이 먹으라고 해서 이렇게 상추와 양파를 곁들여서 먹었다. 역시 짝꿍 말을 잘 듣는 멋진 나. 이렇게 쌈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그냥 먹는 것이 더 입에 잘 맞았다. 채소를 많이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기를 많이 먹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고기. 끊임 없이 많이 먹도록 하자.
후식으로 식혜가 나온다. 식혜는 그냥 식혜 맛이었다. 그래도 이런 후식을 주는 것은 소소한 기쁨을 준다. 상계동, 당현천 근처에서 맛있는 소갈빗살을 먹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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