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상암] 마포농수산물시장 -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대광어 회

담구 2024. 7. 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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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수산 시장은 노량진이 가장 유명하지만, 악명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노량진에 가기 좀 꺼려질 때 대체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마포농수산물시장이다. 노량진에 비해 크기가 작고 종류가 다양하지 않지만 적어도 노량진에 비해서 바가지를 쓸 위험이 적다.

 

평일 오후에 갔는데 상당히 고객들이 많았다. 대형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북적임과 활기참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대형 마트를 더 선호하긴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싫어하지 않는다.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항상 가는 곳이 있기 때문에 잠깐 주위를 둘러본 후 항상 가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가 즐겨 가는 태평양수산. 해병대 709기 출신이라고 한다. 해병대 출신이 가면 뭔가 혜택이 더 있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내 주위에는 해병대를 나온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런 혜택을 누리진 못했다. 간단하게 인사를 한 후 어떤 생선을 사서 맛있게 먹을까 잠시 고민을 했다. 생선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게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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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른 대광어. 사진으로는 사이즈가 작게 나왔지만 상당한 크기를 자랑했다. 너란 녀석, 참으로 고마운 녀석. 농수산물시장에서 생선을 구매할 경우 선어 회가 아닌 활어 회로 먹지만, 그 나름의 정취와 맛이 있다. 생선을 고른 후 2층에 있는 초장 집으로 올라가면 된다.

 

2층 초장집의 모습. 아직 저녁 먹을 시간이 되지 않았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회와 함께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회와 소주. 참으로 잘 어울리는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적당한 자리에 앉아서 우리가 선택한 광어가 오기를 차분하고 조용하게 기다렸다. 역시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있어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멋진 나.

 

짠. 우리가 주문한 대광어 회가 왔다. 태평양수산에서 낙지, 멍게와 해삼을 서비스로 넣어 주었다. 해병대가 아님에도 이런 서비스라니. 참으로 좋은 서비스가 아닐 수 없다. 내가 해병대였더라면 여기에 뭔가 더 추가가 되었겠지. 이럴 때는 해병대를 가지 않은 것이 아주 살짝 조금 아쉽다.

 

아름다운 산낙지의 모습. 엄연히 따지면 몸이 잘렸기 때문에 죽은 낙지이지만 산낙지로 부르기로 한다. 산낙지는 처음 먹을 때는 특유의 짭짤한 맛을 느낄 수 있고 오래 씹으면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난 입에 달라붙는 느낌 때문에 그리 즐겨 먹지는 않지만 이날은 많이 먹었다.

 

멍게와 해삼. 멍게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해산물이다. 특유의 바닷내음과 더불어 씁쓸하면서 단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멍게 하나로 소주 한 병은 거뜬히 마실 수 있다. 해삼은 멍게보다 많이 좋아하지 않지만 역시 좋아하는 해산물이다. 처음 먹을 때는 딱딱하지만 오래 씹으면 씹을 수록 식감이 연해지고 부드러워진다.

 

아름다운 대광어 회의 모습. 아 너 이 녀석, 살아있을 때도 참 아름답더니 이렇게 회가 되었을 때도 여전히 아름답구나. 토이가 부릅니다. 여전히 아름다운지. 크기가 크기 때문에 엔가와로 불리는 뱃살 역시 상당하다. 사실 광어는 뱃살은 없고 지느러미 살이다. 뱃살은 참치와 내가 가지고 있지. 활어 회는 선어 회만큼의 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지만 선어 회에서 느낄 수 없는 식감을 느낄 수 있다. 활어 회를 먹으면서 숙성이 어떠니 맛이 덜 한다는 등의 말은 귀 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

 

회를 먹을 때 매운탕을 추가하지 않을 수 없지. 그래서 추가한 서더리 매운탕. 서더리는 생선 잡뼈를 말하는데 아무거나 들어가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주문하지 않은 우럭도 들어 있었다. 우럭 매운탕은 시원한 맛이 나고, 광어 매운탕은 단 맛이 도는데 이것저것 다 들어가니 이런저런 맛을 다 느낄 수 있었다. 마포구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푸짐한 활어 회를 먹고 싶다면 마포농수산물시장을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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