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 녀석이 힙한 식당을 발견했다고 해서 한 번 가자고 한다. 이제 힙함을 찾을 나이는 아니지만, 친구 녀석의 정성과 노력을 배신할 수는 없지. 그래서 찾아간 뉴라디오. "새로운 레이디오" 라는 뜻을 가진 식당이다. 역시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사람답게 해석을 잘 하는 멋진 나. 뉴라디오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갈 경우 7호선 자양역을 통해서 가면 비교적 편하다. 내가 대학 다닐 때만 해도 뚝섬유원지역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이름을 바꿨다. 아직도 뚝섬유원지역이 더 입에 착착 달라 붙는 것은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 같다.

내부는 상당히 밝고 힙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어릴 때는 이런 분위기를 좋아했는데 이제 이 나이를 먹고 가니 살짝 적응이 안 될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분위기에 녹아들었지. 역시 언제 어디서나 분위기에 잘 맞추는 다재다능한 멋진 나. 친구 녀석이 예약을 하고 갔는데 그래서 자리를 바로 배정 받았다.

한쪽 벽에 이렇게 와인 병으로 장식을 한 것이 인상 깊다. 상당히 다양한 와인이 있었는데 아직 와인에 대해서 자신 있게 말하기엔 부족한 실력이기 때문에 각 와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 하기로 한다.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아는 척 하지 않는 멋진 나. 모든 사람이 나처럼 겸손과 성실함을 갖추면 세상은 참 아름답게 변할 것 같다.

뉴라디오는 잔을 부딪히고 음악을 듣고 어쩌고 저쩌고 설명이 적혀 있다. 중요한 것은 아니니 그냥 한 번 보고 넘어가기로 한다. 특이하게 1인 이용료가 있고 시간 제한까지 있다. 일본의 자릿세와 비슷한 것 같다. 바에서는 종종 봤지만 이제 한국 식당에도 자릿세가 생기다니. 오, 세상에 맙소사. 이러다 팁까지 정착할 거 같다. 어찌 되었든 우리는 이왕 온 거 이 시간을 즐기기로 했다.

메뉴. 좋게 말하면 메뉴의 스펙트럼이 넓고, 나쁘게 말하면 근본이 없다.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파스타는 까르보나라, 명란 오일, 라구, 참나물 우삼겹과 나폴리탄 파스타를 판매하고 있고, 메인 메뉴로는 프렌치 랙, 스테이크와 비프 부르기뇽을 판매하고 있다. 그 밖에 고등어 초밥, 닭볶이, 토마토 오꼬노미야끼와 조개찜 등도 판매하고 있다. 이왕 즐기기로 한 거 최대한 다양한 메뉴를 음미하기로 했다. 역시 모든 것을 잘 수용하는 멋진 나.

기본 안주로 나오는 고구마 스틱. 난 치아가 좋지 않기 때문에 딱딱한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최대한 조심해서 먹었지. 바삭함이 잘 살아 있었고 고구마 특유의 달고 고소한 맛이 잘 느껴졌다.

프렌치 랙. 양갈비는 프렌치 랙과 숄더 랙으로 나누는데, 숄더 랙이 좀 더 대중적으로 볼 수 있는 부위이다. 프렌치 랙은 숄더 랙에 비해 크기가 작고 비싸지만 부드러움과 고소한 맛을 자랑한다. 뉴라디오의 프렌치 랙은 프렌치 랙 특유의 맛을 잘 살려 구웠다. 오, 이 집 맛집이네.

고등어 초밥. 고등어 초밥은 토치를 사용해서 가볍게 불에 그을려서 나온다. 고등어는 회로 먹어도 맛있고 구이로 먹어도 맛있고 조림으로 먹어도 맛있고 찜으로 먹어도 맛있고 초밥으로 먹어도 맛있는 참으로 고마운 생선이 아닐 수 없다. 질이 좋지 않거나 숙성을 잘못한 고등어를 사용해서 초밥을 만들 경우 굉장히 비리기 마련인데 그런 비릿함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조개찜. 흔하게 볼 수 있는 바지락 술 찜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바지락 술 찜보다 깊고 고소한 맛이 났다. 거기에 강한 감칠맛까지 느껴졌다. 아, 이거 제대로 소주 안주인데. 강한 맛이 나는 요리를 먹을 때 소주가 생각나는 것을 보면 나도 이제 어엿한 어른이 되었나보다.

닭볶이. 뉴라디오에서 먹은 것 중에서 가장 평범한 맛이었다. 그냥 닭도리탕에 떡과 어묵을 넣은 맛이었다. 내가 떡볶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가장 만족도가 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 떡은 밀떡이 들어 있는데 쌀떡과 밀떡은 취향 차이이므로 어느 것이 우월한 지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기로 한다.

명란 오일 파스타. 지극히 정석적인 명란 오일 파스타의 맛이다. 오일 파스타는 기본기가 참 중요한데, 이런 기본기를 갖추지 못한 곳을 갈 때면 참으로 입이 썩기 마련이다. 하지만 뉴라디오의 명란 오일 파스타는 화려한 맛은 없지만 기본을 제대로 갖춘 파스타여서 만족감이 높았다. 자양동에서 힙한 곳을 찾는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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