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역과 합정역 사이에 있는 얼띵앤키친. 도보로 이동할 때는 상수역에서 가는 것이 조금 더 가깝긴 하지만 합정동에 있는 곳이다. 맛있는 로제 파스타와 살치살 스테이크를 판매한다는 말을 들어서 룰루랄라 다녀왔다.
주택이 많은 곳에 있기 때문에 풍경은 그리 아름다운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안락하고 포근한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도 나름의 운치가 있는 법이다.
매장 규모에 비해서 스테이크, 파스타, 리조또, 샐러드 등 상당히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살치살 스테이크 세트를 주문하고 그것만 먹으면 뭔가 아쉽고 서운하고 가슴이 먹먹해질 것 같아서 파스타와 감바스가 나오는 세트도 추가를 했다.
가장 먼저 나온 감바스. 새우, 브로콜리, 토마토와 올리브 등이 섭섭하지 않게 제법 들어 있는 모습이다. 비록 기름이 묻긴 했지만 기름 묻은 브로콜리도 엄연한 채소이니 많이 먹어야지.
명란 오일 파스타. 명란젓을 가득 넣고 파스타 위에 계란 노른자를 살포시 올려내었다. 노른자를 성실히 잘 버무린 후, 앞젚시에 덜어서 맛있게 냠냠. 오일 베이스이지만 전혀 느끼하지 않다. 명란의 짭짤한 맛이 느끼한 맛을 잘 잡아준다. 또한 담백하면서도 진한 맛을 같이 느낄 수 있다. 왜 내가 파스타를 하면 이런 맛이 안 나는 거지.
뒤 이어 나온 로제 파스타. 나를 바라보는 꽃게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꽃게 녀석에게는 굉장히 미안할 따름이지만 이게 바로 약육강식의 세계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맛이 좋다. 지금까지 먹어본 로제 파스타 중 순위를 꼽으라면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맛이다. 게살이 굉장히 많이 들어간 꾸덕한 소스가 굉장히 인상 깊게 나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명란오일파스타가 그냥 '아, 맛있네.' 정도였으면 이 로제 파스타는 '오..엄청 맛있네.' 수준이었다.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살치살 스테이크. 고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가니쉬를 최소로 해서 제공하는 것이 만족스럽다. 고기를 먹을 때는 고기에만 집중을 하자.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아름답다. 아, 난 왜 이리 고기를 좋아하는 것일까. 고기 없는 삶은 정말 상상이 가지 않는다. 살치살을 가지고 맛 없는 스테이크를 만드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 정도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탄력이 느껴지지만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아아, 역시 언제 어디서 먹어도 올바른 고기. 합정, 상수역에서 맛있는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먹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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