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역 망리단길에 위치한 프랑스 가정식 요리를 판매하는 장화 신은 고양이. 망원역 2번 출구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리단길은 지금은 국군재정관리단으로 통합된 구 육군중앙경리단이 있던 길에서 유래 되었는데 이젠 의미 없는 곳에도 ~~리단길을 붙이고 있다. 흔한 마케팅의 일환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굳이 이렇게 의미 없게 이름을 따라 해야 하나 싶다.
반지하에 위치한 장화 신은 고양이. 꿉꿉하거나 답답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포근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프랑스 가정집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대충 이런 분위기와 느낌이려나 싶다. 봉주르, mr. 푸팟퐁커리. 샬라룰라라샬라.
평일에는 단품으로 주문이 가능하지만 주말에는 코스 요리만 주문할 수 있다. 코스는 후식까지 포함하여 7코스로 나온다. 가격을 고려하면 적당한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이날의 와인은 스페인산 란 리제르바 2011. 무난한 가격대에 무난하게 마실 수 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대형 마트에서도 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대중적인 와인이다. 무조건 비싼 와인을 찾아 마시는 것보다는 입 맛에 맞는 와인을 찾아 마시는 것이 좋다.
샤퀴테리, 세이버리 슈, 갈레뜨 쉐브르. 하몽이 올라간 샤퀴테리가 가장 좋았다. 역시 고기가 들어간 음식은 무조건 옳다. 시작부터 이런 고기를 먹을 수 있다니. 일단 내 마음 속에서는 합격을 외치고 있었다. 세이버리 슈는 무난하고 갈레뜨 쉐브르에는 염소 치즈가 들어가서 강한 개성이 느껴졌다.
외프 미모사. 대표적인 프랑스 가정식 요리라고 한다. 요리가 마치 노란 미모사 꽃을 닮았다고 해서 외프 미모사라는 예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맛은 그냥 마요네즈 달걀과 굉장히 흡사했다.
양파 스프. 굉장히 만족스럽게 즐긴 음식이다. 난 더위보다 추위를 못 견디는 편인데 따뜻한 양파 스프가 몸을 따뜻하게 해줬다. 아웃백 같은 곳에서 파는 양파 스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맛을 냈다.
반숙 연어 구이. 연어를 찐 것 같은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버흐블랑 소스는 프랑스에서 가장 대중적인 소스라고 하는데 살짝 느끼한 맛이 있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고 연어와 궁합이 좋았다.
부채살 스테이크. 소고기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다. 등심, 안심에 비해 저급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부채살 특유의 고소함과 쫄깃함이 참 좋다. 이날도 잘 구워진 부채살을 만족스럽게 즐겼다. 가니쉬로 채소가 나오지 않아 더욱 흡족했다.
사바랭. 프랑스의 대중적인 디저트라고 한다. 많이 달지 않을 거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그래도 내 입에는 몹시 달게 느껴졌다. 아, 단 음식을 못 먹는 불쌍한 나. 식감이 상당히 독특하다고 느꼈는데 질척거리는 식감이라고 해야 하나. 촉촉하지도 않고 퍽퍽하지도 않았다. 이후 커피와 구움 과자로 마무리를 했다. 커피 사진은 깜빡하고 찍지 못했다. 만족스럽게 즐긴 장화 신은 고양이. 망리단길에서 프랑스 가정식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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