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역 근처에 가성비 좋은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파는 곳이 있다고 해서 룰루랄라 신나게 찾아간 플레이트946. 고기가 있는 곳이라면 그 어떤 난관을 거치더라도 힘차게 갈 수 있는 멋진 나. 뭔가 비율이 이상하게 생긴 남자애가 뭔가 이상하게 생긴 꽃다발을 들고 얼토당토 않게 현혹을 하는 벽화가 있었다.
내부는 굉장히 따뜻한 분위기다. 알고 보니 소개팅의 성지라고 한다. 요새는 이런 곳에서 소개팅을 하는구나. 이날도 소개팅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남여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억지 웃음을 하하호호 풍기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아아, 이게 바로 20대의 찬란한 청춘.
메뉴. 샐러드의 황제라고 부를 수 있는 스테이크 샐러드를 주문하고 싶었으나 살치살 스테이크를 주문하기로 해서 샐러드는 버섯 샐러드로 주문하고 살치살 스테이크와 라자냐도 주문했다.
버섯 샐러드. 새송이와 양송이 버섯이 들어있다. 샐러드에 트러플 향을 가미했는데 향을 자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서 각 재료의 개성을 해치지 않았다. 트러플은 워낙 향이 강하기 때문에 자칫 과하게 사용할 경우 각 재료의 맛과 향을 해치게 되는 양날의 검이다. 그런 면에서 트러플을 밸런스 있게 사용해서 샐러드를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라자냐. 라자냐의 두께는 생각보다 얇은 편이다. 얇지만 넓어서 양은 부족함이 없었다. 생토마토를 사용해서 소스를 만든다고 하는데 부드럽고 은은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라자냐 안에는 치즈와 라구 소스가 가득 들어 있어서 눅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얇고 넓은 비주얼에 약간 실망을 했지만 큰 만족감을 느끼게 해준 좋은 요리였다.
살치살 스테이크. 아아,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고기 사진은 언제 봐도 날 설레게 한다. 내가 찍었지만 참 아름답게 찍었구나. 고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가니쉬는 최소로 제공하는 것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역시 고기는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있다. 육즙이 잘 느껴지는 살치살에서 특유의 고소함과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고기는 가격대에 따라 대략적인 퀄리티를 짐작할 수가 있기 때문에 처음 가격을 봤을 때는 큰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는데 가격 이상의 높은 수준의 스테이크를 접해보니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은 플레이트946. 상수역 근처에서 맛있는 요리를 즐기며 소개팅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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