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로 오랜만에 광화문에서 약속이 잡혔다. 기왕 오랜만에 가는 거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룰루랄라 힘차고 신나게 발걸음을 루뽀로 향했다. 언제 어디서나 맛있는 음식을 위해서라면 거센 시련을 극복하고 움직일 수 있는 멋진 나.
내부는 굉장히 모던한 분위기다. 실로 광화문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 올해는 돈 많이 벌어서 내 사무실도 광화문이나 을지로 같은 힙하고 영한 곳으로 옮기도록 해야지.
조계형 셰프에 대한 설명이 잘 되어 있다. 호주를 시작으로 벨기에 어쩌고 식당에서 일을 하고 또 어쩌고 저쩌고 한 후 광화문 루뽀로 합류했다. 메뉴판을 보면 한 눈에 이력을 잘 알 수 있으니 굳이 내가 자세한 설명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식전 빵. 빵은 바게트와 포카치오가 나온다. 내 입에는 담백한 바게트가 더 맛있었다. 식전빵은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추가할 수 있는데 엄청난 빵돌이, 빵순이가 아니라면 식전 빵은 가볍게 먹고 메인을 맛있게 즐기도록 하자.
문어 카르파치오. 치폴레 문어를 주문할까 하다가 돈마호크 스테이크를 주문했기 때문에 비교적 가벼운 문어 카르파치오를 주문했다. 루뽀의 문어 카르파치오는 사천식 드레싱을 가미한 아시안식 카르파치오라고 한다. 문어 카르파치오는 취향에 따라 그냥 먹어도 되고 식전 빵과 먹어도 된다. 난 그냥 먹다가 식전 빵을 곁들여 먹었는데 내 입에는 식전 빵과 함께 먹는 것이 맛있었다. 전채로 가볍게 먹기에 부족함이 없는 맛이었다.
트러플 리조또. 탄수화물은 지양하고 또 지양해야 마땅하지만 이럴 때 먹는 것은 가볍게 눈 감아주도록 하자. 루뽀의 트러플 리조또는 각종 버섯을 넣은 리조또에 수란을 올리고 트러플 향을 가미했다. 지극히 정석적인 트러플 리조또의 맛이다. 트러플 리조또의 향과 개성이 잘 드러나고 각종 버섯의 진한 맛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이날의 메인인 돈마호크 스테이크. 아, 지금 봐도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사람은 역시 고기를 먹고 살아야 한다. 고기 없는 삶은 도무지 상상할 수가 없다. 고기는 그 종류를 불문하고 모두 다 맛있다. 특히 난 돼지고기와 양고기를 사랑해 마지 않는다. 루뽀의 돈마호크 스테이크는 먼저 수비드한 후 바삭하게 구워낸 고기 위에 트러플 소스를 올렸다. 트러플 리조또와 겹치는 것 같아서 흠칫 했지만 소스의 맛이 오묘하게 달라서 방긋 안심했다. 수비드 조리를 해서 부드러운 것이 인상적이다. 역시 돼지는 참으로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동물이다. 사랑스러운 돼지를 기리며 만족스럽게 잘 즐겼다. 광화문에서 지인과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즐기며 하하호호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루뽀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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