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역에 수준 높은 수제 만두를 파는 곳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렇다면 이 소문이 진짜인지 확인을 하는 것이 모름지기 올바른 돼지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퇴근 후 가볍게 발걸음을 응암역으로 향했다. 응암역에서 1-2분 정도면 갈 수 있어서 굉장히 접근성이 뛰어났다.
매장은 그리 넓지 않았다. 바 형식의 다찌와 테이블이 몇 개 있었다. 다른 블로그를 보니 상당히 인기가 많은 곳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다행히 거의 대부분이 빈 자리였다. 다찌에 앉을까 잠시 생각을 했지만 넓은 자리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하기 위해서 테이블에 앉았다.
메뉴. 만두 전문점이라서 만두만 판매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꽃게 볶음, 바지락 볶음, 피단 두부, 하오면, 꽃빵과 해파리 냉채 등의 일품 요리도 판매하고 있었다. 메뉴 구성을 보니 제대로 술 안주구나. 불타는 저녁을 보내고 싶었지만 이제 정말 술을 멀리 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아서 맥주만 한 병 주문했다. 역시 다부진 나.
일단 샤오롱바오와 빠위쟈오즈를 주문했다. 샤오롱바오는 소롱포, 소룡포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만두다. 만두를 만들 때 젤라틴으로 굳힌 육수를 함께 넣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빠위쟈오즈는 물만두인데 특이하게 삼치를 넣어 만들었다. 삼치로 만든 만두라니.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만두였기 때문에 상당히 기대가 되었다.
샤오롱바오를 주문하니 어떻게 먹어야 맛있게 먹는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제는 샤오롱바오가 대중화 되었다고 말해도 무리가 아닐 만큼 상당히 보편화 된 만두다. 어떻게 먹는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친절함을 서운함으로 바꾸고 싶지 않아 열심히 경청했다. 역시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가득한 멋진 나.
빠위쟈오즈 먹는 사진을 찍지 못했네. 삼치는 등 푸른 생선이지만 흰살 생선에 가까운 맛이 나기 때문에 생선의 비린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편히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두 사이즈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한 입에 헙헙 먹었다. 삼치의 삼삼한 맛이 은은하게 느껴진다. 비린 맛은 전혀 느낄 수 없어서 생선을 사용한 만두라는 편견만 없다면 그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다만 샤오롱바오에 비해 감동은 덜 했다.
쥬차이허즈. 부추와 계란을 넣어 구운 만두다. 니하오의 시그니처 메뉴이며 샤오롱바오와 함께 가장 인기가 높은 만두라고 한다. 부추는 무쳐 먹어도 맛있게 익혀 먹어도 맛있고 김치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게 구워 먹어도 맛있는 참으로 좋은 향신료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부추를 만두에 넣으면 당연히 맛이 있겠지.
이야, 이거 대박이다. 부추의 비중이 굉장히 높아서 부추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부추가 주연이고, 계란은 조연이다. 씹으면 씹을수록 입 안에서 부추의 향이 가득 퍼진다. 지금 포스팅을 하는 순간에도 이 쥬차이허즈의 맛이 기억이 나서 괜히 군침이 돌고 있다. 니하오에 가면 샤오롱바오와 더불어 꼭 먹어봐야 할 메뉴라고 할 수 있다.
샤오마이. 슈마이, 쇼마이라고 불리는 굉장히 친숙한 만두다. 니하오의 샤오마이는 찹쌀과 돼지고기를 넣어서 만든 찐만두이다. 샤오마이는 보통 새우 샤오마이를 많이 먹는 편이데, 이렇게 오랜만에 찹쌀이 들어간 샤오마이를 보니 반가웠다. 이제 맛을 봐야지.
찹쌀의 쫀득함이 잘 느껴지지만 아쉽게도 돼지고기의 맛과 향은 좀 약했다. 니하오에 먹었던 만두 중에서 가장 임팩트가 약했던 만두였다. 한 번 먹어본 것으로 만족하고 다음에는 주문하지 않을 것 같다. 대체적으로 굉장히 수준이 높고 맛이 뛰어난 니하오. 응암역에서 맛있는 중국식 수제 만두를 먹고 싶다면 꼭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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