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어찌어찌 잘 마친 후 저녁 식사 자리에 가기 위해 대림동으로 향했다. 대림동은 건대입구와 더불어 다양한 중국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어릴 때는 대림동보다 건대입구쪽을 많이 다녔는데, 이제는 사무실에서 비교적 가까운 대림동을 자주 가게 된다. 사계천면관은 미디어에 많이 나온 곳이라 고객이 많이 찾는 편이고, 범죄도시 1편에서 윤계상이 먹은 마라롱샤를 잘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퇴근하고 여유롭게 갔는데 드문드문 빈자리가 보였다. 좌석간 거리가 넓은 편은 아니지만 옆 테이블과 부딪힐 염려는 없다. 중국어가 많이 들리는 것을 보니 고객 중 중국인 비율도 높은 것 같았다. 내가 약속 시간보다 좀 일찍 도착해서 그런지 가장 일찍 도착했다. 적당히 편한 자리에 앉은 후 일행들을 기다렸다. 약 5-10분 정도 기다리니 일행들이 들어왔다. 약속 시간을 정확히 잘 지키는 멋진 일행들.
마라롱샤로 유명하지만 쯔란 대파 양고기, 향라 대하, 깐궈 명란과 오향장육 등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양고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고기이기 때문에 꼭 맛을 봐야지. 인원이 많기 때문에 즈란 대파 양고기, 감자채 볶음, 깐궈 명란과 두부 볶음을 주문했다. 다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해서 그런지 마라롱샤를 먹자고 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나도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니 마라롱샤를 먹지 않아도 괜찮다.
음식을 주문하고 술을 주문하니 볶은 땅콩을 기본 안주로 제공했다. 살짝 짭짤하게 간이 되어 있는 볶은 땅콩은 저절로 손이 가는 훌륭한 술 안주가 아닐 수 없다. 땅콩을 많이 먹게 되면 다른 음식을 충분히 먹지 못하기 때문에 적당히 먹어야 한다. 또한 기름기가 많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이런 땅콩은 한 두 개만 집어 먹고 과감히 일행들에게 양보했다. 역시 자기 조절을 잘 하는 멋진 나.
감자채 볶음. 채 썬 감자, 고추와 대파를 넣고 잘 볶은 요리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흔한 가정식 요리지만 화력이 달라서 그런지 제법 불맛이 나고 맛도 좋았다. 고추가 들어가서 그런지 뒷맛이 살짝 매콤하게 느껴졌는데 신라면보다 맵지 않아 무리 없이 잘 먹을 수 있었다.
쯔란 대파 양고기. 이날의 베스트 요리였다. 요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쯔란, 대파와 양고기를 넣고 휙휙 볶은 요리다. 쯔란의 향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맛은 확실하게 느껴졌고, 양고기에서는 잡내가 느껴지지 않았다. 기름에 잘 볶아진 대파의 맛은 뭐 말할 것도 없고. 역시 양고기는 신이 주신 축복이다. 음식 조절을 하고 있지만 이런 날에는 양고기를 많이 먹어도 된다. 양고기는 돼지, 소에 비해 접근성이 조금은 떨어지기 때문에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야 다음날 아쉬움이 없고 마음이 무거워지지 않는다.
깐궈 명란. 깐궈는 매운 향신료를 넣고 볶은 요리를 말한다. 한 마디로 명란을 매운 향신료에 볶은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마라 맛과 향신료 맛이 강하게 나는데 제법 매웠다. 의정부 양꼬치앤칭따오에서 먹은 마라 내장 조림과 비슷한 맛이었다. 마라 내장 조림은 전분을 넣어 끈적이게 만든 조림 요리였고, 사계천면관의 깐궈 명란은 바싹하게 볶은 요리란 것이 차이점이 있었다. 알싸하게 매운 맛이 느껴지는데 기분 나쁘지 않은 매운 맛이다. 술과 함께 먹으니 비교적 잘 견디며 먹을 수 있었다.
두부 볶음. 깐궈 명란을 먹은 후 두부 볶음을 먹으니 그저 애송이처럼 느껴지는 맛이었다. 살짝 올라간 고수가 두부의 맛을 잘 잡아준다. 고수는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에 먹는 사람만 먹고 먹지 않는 사람은 먹지 않았다. 나야 고수를 워낙 좋아하고 잘 먹기 때문에 고수를 추가해서 잘 즐겼지. 다양하고 맛있는 정통 중국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사계천면관. 대림동에서 하하호호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중국 요리를 먹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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