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녀온 와인웍스.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와인을 갖추고 있고, 그 와인과 잘 어울리는 요리가 있는 것으로도 이름을 알리는 곳이다. 와인웍스는 현대백화점 그룹에서 운영을 하고 있어서, 일정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는 현대백화점 안에 있다. 서울 현대백화점에는 다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는 접근성도 훌륭한 편이다. 단품 요리를 판매하기도 하고, 셰프의 코스 요리도 판매를 하고 있다.
임페리얼 리오하 리제르바를 디캔딩 하는 소믈리에.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임페리얼 리오하 리제르바는 스페인 와인으로 미국, 프랑스 오크 통을 사용하여 24개월 동안 숙성을 하고 출하한다. 상당히 드라이하고 산미가 있는 편이어서 와인 초심자가 즐기기에는 조금 진입 장벽이 있는 편이다. 나 역시 와인 초심자이기 때문에 이런 드라이한 와인보다 스윗한 와인이 좋은 편이다. 와인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못하겠다.
이날은 이 임페리얼 리오하 리제르바와 함께 코스 요리를 즐기기로 했다. 이성우 셰프가 집도하는 코스였다. 분명 코스 구성이 적혀 있는 종이 사진을 찍었는데, 왜 없지. 요새 계속 기억력이 가물가물하다. 아직 국민 연금을 수령하려면 멀었는데 벌써 이렇게 되면 곤란하다. 건강함을 유지하고 국민 연금 120세까지 받으면서 길고 가늘게 오래 살도록 노력해야겠다.
아뮤즈 부쉬. 바게트 위에 아보카도와 햄을 올렸다. 예전에는 아보카도를 참 좋아했는데, 요새는 이도 저도 아닌 맛으로 느껴져서 그다지 잘 먹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근사하게 나올 때는 맛있게 먹어야지. 식욕을 돋우기에 적절한 맛이었다. 아뮤즈 부쉬 특성상 양이 많지 않은 것이 아주 조금 아쉬웠지만, 다음 코스를 기다리며 와인을 마셨다.
바칼라우.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대구 요리다. 정통 바칼라우는 경우 소금에 절인 대구를 물에 불려 한 번 씻은 후에 구워 내는 요리다.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염장을 한 것인데, 그냥 먹기에는 염분이 많아서 물을 사용해서 염분을 제거하는 것이다. 와인웍스의 바칼라우는 염장 대구를 사용한 것 같지는 않았고, 적절히 간이 된 대구를 사용해서 구웠다. 개인적으로 대구는 탕으로 먹을 때 그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구워 먹는 것 역시 나쁘지 않다.
비스큐 빠에야. 비스큐는 게, 가재와 새우 등의 갑각류를 사용해서 만든 소스를 말하는 것이고, 빠에야는 대중적인 스페인 요리다. 흔히 빠에야를 볶음밥으로 생각을 하지만, 볶음밥은 아니고 쌀과 재료를 넣은 후 육수로 끓여 만든 음식이다. 빠에야를 한 입 먹으니, 입 안에서 비스큐 소스의 감칠맛이 폭발한다. 이날 와인웍스 비스큐 소스는 주로 랍스터를 사용해서 만들었는데, 그 밖에 다른 갑각류도 들어갔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갑각류는 새우와 꽃게를 최고로 치지만, 이날 즐긴 랍스터 역시 나쁘지 않았다. 부드럽고 은은하게 느낄 수 있는 랍스터 특유의 단 맛이 임페리얼 리오하 리제르바와 잘 어울렸다.
브레이징 포크밸리. 브레이징은 서양 요리 기법 중의 하나로써, 한국식 요리 기법으로 말하면 찜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이 증발하면서 생기는 스팀으로 익히는 것인데, 뚜껑을 계속 닫아두고 익힐 경우 내부 온도가 올라가서 과하게 조리가 되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초심자가 무턱대고 다가가기엔 난이도가 어려운 요리 기법으로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내부 온도가 올라가는 것 같으면 뚜껑을 열면 된다. 와인웍스의 포크밸리는 촉촉하게 육즙을 잘 간직하고 있었고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육즙을 최대한 살려서 조리 했기 때문에 돼지고기 특유의 고소한 맛도 잘 느낄 수 있었다. 아아, 이런 요리가 나오면 와인을 마시지 않을 수가 없지.
크림 브륄레. 커스터드 크림 위에 설탕을 올린 후, 설탕을 그을려 완성하는 대표적인 서양 디저트다. 설탕을 그을리면 달고나의 맛이 나는데 달고나의 달고 씁쓸한 맛과 더불어 커스터드의 부드러운 식감과 눅진하면서 은은한 단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난 서양 디저트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한 입만 먹고 패스했다. 난 단 맛이 나는 음식의 경우 하리보만 좋아하지 다른 단 맛이 나는 음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셔벳으로 마무리. 입 안에 남아있는 여분의 맛을 깔끔하게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던 코스였다. 현대백화점에서 쇼핑할 때 수준 높은 요리와 합리적인 가격의 와인을 즐기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곳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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