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수역 부근에 육해공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이모카세 맛집이 있다고 해서 학군단 동기와 찾아간 웰빙마차. 각종 방송 및 SNS에서 유행을 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유행을 타는 곳은 딱히 가고 싶진 않지만 한 번은 가봐도 좋을 것 같았기 때문에 동기의 말을 듣고 가기로 했다. 역시 동기의 말을 귀 기울여 잘 듣는 멋진 나.
매장 바깥에는 이렇게 조개, 꽃게, 광어, 문어와 낙지 등 신선한 해산물이 수조 안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이런 신선한 해산물을 보는 것은 참으로 기분이 좋다. 오늘도 그 누군가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줄 너. 내가 참으로 고맙다. 무럭무럭 자라서 토실토실하게 살이 올라주렴.
비교적 이른 시간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내부는 많은 고객들로 바글바글했다. 웰빙마차의 내부는 직사각형 형태로 되어 있는데 좌석간 거리가 좁아서 많은 고객들이 들어올 경우 혼잡할 것처럼 느껴졌다. 이제 나이가 들고 청력이 좋지 않아져서 이런 스타일의 식당을 싫어하지만 이왕 방문한 거 잘 즐기기로 했다.
메뉴. 후라이드 치킨, 닭발 튀김, 닭 날개 튀김, 양념치킨, 새우튀김, 생선가스, 똥집, 돈까스, 감자튀김, 곷게튀김, 오뎅탕, 물만두, 순두부찌개, 돼지껍데기볶음, 닭발복음, 번데기탕, 계란말이, 골뱅이, 한치, 통먹태, 노가리, 시사모구이, 낙지숙회 갑오징어숙회, 문어숙회, 짬뽕라면과 잔치국수 등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메뉴를 단품으로 즐겨도 좋지만 웰빙마차에서 단품으로 주문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 이모카세를 주문한다고 한다. 이모카세는 1인당 50,000원이라는 가격이다.
하나하나 올리기에는 사진이 너무 많으니 대충 올리도록 하겠다. 먼저 새우찜, 만두, 골뱅이, 소라가 나왔다. 옆에 있는 것은 쌈장인데 그 맛이 기가 막혔다. 난 초장 같은 신 음식을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회나 수산물을 먹을 때 간장이나 쌈장을 사용하는 편이다. 그런 나에게 이렇게 맛있는 쌈장은 축복과도 같은 선물이다. 만두는 기성품을 단순하게 튀긴 것이기 때문에 맛 평가를 할 이유는 없고, 새우찜, 골뱅이와 소라는 참 맛있었다.
생선 튀김, 치킨과 꽃게 튀김. 특이하게 생선을 굽지 안고 튀겨서 제공을 한다. 메뉴 구성을 보면 느끼겠지만 구이보다 튀김에 강하기 때문인 것 같다. 생선 튀김은 가자미, 고등어와 임연수 등이 나왔는데 반죽에 카레 가루를 넣어 튀겼다. 은은한 카레 냄새가 식욕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꽃게 튀김은 조금 딱딱했지만 먹기 부담 없는 정도였다.
돈까스. 돈까스는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먹어도 실패할 수가 없는 음식이다. 수제 돈까스, 기성품 가릴 거 없이 평균적인 맛을 보장한다. 이런 곳에서 나오는 돈까스는 당연히 수제는 아니고 기성품이다. 돈까스를 튀긴 후 기름을 잘 빼서 기름기를 머금지 않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잘 튀겼다.
산낙지. 인심 좋게 산낙지를 많이 썰어서 제공한다. 참기름을 살짝 묻힌 후 그대로 먹으니 고소한 맛이 입 안에서 진동을 했다. 산낙지는 많이 질기고 흡착력이 강하기 때문에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 맛이 좋지만 위험한 산낙지. 불의의 사고에 주의 하도록 하자.
낙지와 문어 숙회.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잘 삶았다. 간장을 살짝 묻혀 먹으니 은은한 단 맛과 함께 탄력이 느껴진다. 요새 육류보다 해산물을 많이 먹는 것 같다. 해산물은 몸에 좋고 살이 덜 찌니 많이 먹어도 괜찮겠지. 이날 워낙 해산물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턱이 좀 아팠다.
해삼. 신선한 해삼은 그 특유의 향기가 있다. 좋게 말하면 바다의 향기고, 나쁘게 말하면 비린내지만 나에게는 좋은 향기로 느껴진다. 처음 씹을 때는 상당히 딱딱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꼭꼭 씹다 보면 부드러워짐과 동시에 그 특유의 맛과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멍게만큼 맛있진 않지만 이 역시 훌륭한 술 안주라고 할 수 있다.
오징어 숙회. 오징어는 칼집을 낸 후 데쳐 제공한다. 이런 칼집 모양을 뭐라고 하는 것 같은데, 정확한 용어는 까먹었다. 예전에는 참 대중적인 식재료 중의 하나로 꼽힌 오징어지만, 이제는 물가가 많이 올라서 상당히 비싼 가격으로 유통 되고 있다. 이런 오징어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도록 하자.
조개탕. 간단하게 마늘과 파만 넣어 끓인 조개탕인데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소주 한 잔 마시고 조개탕 한 그릇 마시면 술이 절로 깨는 효과를 일으킨다. 조개는 숙취에 좋기 때문에 술을 마실 때 같이 먹으면 아주 좋다. 국물 맛이 워낙 좋아서 리필을 한 번 했다.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멍게도 나온다. 난 해산물 중에서 멍게를 가장 좋아한다. 씁쓸한 맛과 더불어 특유의 단 맛이 입안을 진동하면 나도 모르게 술 잔을 기울이고 만다. 어릴 때는 이 멍게를 전혀 먹지 못했는데 어느새 입맛이 변하고 말았다. 왜 이럴 때는 이 맛있는 것을 먹지 않았을까. 이런 시절의 나, 반성하렴.
계란말이. 계란말이는 크기만 컸지, 딱히 큰 감흥은 없었다. 퀄리티 높은 해산물을 먹어서 그랬는지 다른 동기들도 잘 먹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없어서 못 먹을 계란말이지만 이날은 철저히 엑스트라에 불과했다.
회와 매운탕으로 마무리. 다른 것도 많이 나왔는데 사진을 안 찍은 것도 있고, 술에 취해 흔들린 것도 있기 때문에 과감히 생략한다. 회는 투박하게 세꼬시 형식으로 나오는데 맛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런 세꼬시는 쌈장 가득 묻혀서 한 입에 왕 하고 먹는 것이 제일 맛있다. 다양한 안주를 즐길 수 있는 웰빙마차. 석수역에서 푸짐한 이모카세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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