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도곡동으로 나들이를 갔다. 도곡동은 나의 10대 시절과 20대 시절이 묻어 있는 곳이다. 미누씨는 매봉역에서 가벼운 걸음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다. 미누씨는 훌륭한 퀄리티를 보장하고 양재천과 가까워서 식사를 하고 산책도 하기 좋아서 인기가 많은 곳이다. 예약은 필수로 해야 하고, 워크인으로 갈 경우 맛있는 요리를 즐길 수 없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맛있는 요리를 기분 좋게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맛집을 갈 때 꼭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건전하고 올바른 습관을 기르도록 하자.
매장은 좁지도 않고, 넓지도 않다. 테이블 간격은 여유롭지는 않지만 다른 테이블과 부딪힐 염려는 없을 정도가 된다. 20대부터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고객까지, 다양한 연령 층의 고객들이 맛있는 요리를 즐기며 하하호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사진을 찍은 후 우리가 예약한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어두운 밤이 되니 더 많은 고객이 찾아와서 금방 만석을 이뤘다.
메뉴. 작년 겨울에 다녀왔던 곳이기 때문에 지금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미누씨의 시그니처 메뉴는 컬리 플라워 요리라고 하는데 굳이 채소를 주문해서 먹을 필요는 없다. 어째서 채소 요리를 시그니처 메뉴로 내세우는 지 내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누군가 합리적인 설명을 해줬으면 한다. 맛이 좋은 고기를 놔두고 채소라니. 대체 왜. 왜. 어쨌든 채소는 평소에 시간이 나거나 생각이 날 때 틈틈이 먹도록 하고, 우리는 다양하고 맛있는 요리를 주문하기로 했다.
무슨 돌 덩어리처럼 생겼지만 사실은 식전 빵이다. 생긴 것은 매우 딱딱해서 한 입 물면 모든 치아가 사이 좋게 입 안을 탈출하게 생겼지만 부드럽고 따뜻했다. 식전 빵은 추가 요금을 내고 리필이 가능하지만, 빵을 극히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추가 주문을 하지 않아도 좋다. 식전 빵을 마시면서 하하호호 즐겁게 대화를 하고 있으면 곧 이어 맛있는 요리가 나온다.
우니 아보카도. 감태, 연어 알, 와사비, 아보카도, 새우와 성게 알의 구성이다. 딱 봐도 맛이 없을 수가 없는 구성이다. 이 식재료를 가지고 맛 없는 요리를 만든다면 그것은 그 나름대로 역대급 재능이라고 할 수 잇다. 따로 먹어도 맛있고, 함께 먹어도 맛있기 때문에 개인 취향에 따라 먹는 것도 가능하다.
감태 위에 모든 재료를 놓고 호탕하게 싸서 먹었다. 아아, 이것은 바로 소주 안주라고 할 수 있다. 일반 희석식 소주와도 잘 어울리지만, 증류식 소주와는 더욱 잘 어울릴 것 같은 맛이다. 하지만 이날 우리는 증류식 소주를 마시지 않았지. 지금 생각해보니 괜히 아쉽고 서운하고 마음이 어두워진다. 이 어두워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조만간 증류식 소주와 해산물을 즐기도록 해야겠다.
연어. 개인적으로 연어는 회를 최고로 친다. 그리고 구워 먹을 때는 소테로 굽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이렇게 크림을 곁들여 먹는 것 역시 나쁘지 않다. 나에게 메뉴 선택권이 있었다면 고기를 주문했겠지만, 아쉽게도 나에게 선택권이 없어서 연어를 먹었다. 미누씨의 연어 구이는 껍질은 바삭하게, 속은 촉촉하게 잘 구웠다.
클램. 크림소스에 가리비, 생합, 샐러리, 토마토와 샐러리를 넣어 만든 요리다. 조개의 감칠맛이 크림에 잘 스며 들어있다. 뭔가 크림 스튜를 먹는 느낌도 나는데, 크림 스튜에 비해 꾸덕한 것이 특징이었다. 식전 빵과 같이 먹어도 좋고 따로 먹어도 맛있었다. 가리비는 과하게 조리할 경우 심하게 수축이 되는 경향이 있는데, 미누씨에서는 가리비를 적절하게 조리해서 수축이 많이 일어나지 않았다.
라구 파스타. 곱게 간 소고기, 돼지고기, 마늘, 파마산 치즈라 불리는 파마지아노 레지아노를 넣어 만든 파스타다. 고기가 듬뿍 들어간 파스타는 맛이 없을 수 없다. 역시 어떤 음식을 먹더라도 고기가 가득 들어가야 맛이 좋다. 포크로 콕콕 찍어 먹어도 되고 호쾌하게 수저로 퍽퍽 퍼먹어도 좋다. 마음 같아서는 수저로 퍽퍽 퍼먹고 싶었지만, 고상하고 조신하게 포크를 사용해서 먹었다.
요리가 다 나오면 항공 샷을 찍고 싶었지만, 요리 나오는 텀이 좀 있는 편이라서 먹다가 사진을 찍었다. 음. 지금 보니 안 예쁘네. 앞으로 이런 사진은 찍지 않도록 해야지. 도곡동, 매봉역, 양재천 근처에서 맛있는 이탈리안 요리를 먹으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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