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 있어서 오랜만에 동해반점을 다녀왔다. 예전에는 모임을 하면 무조건 고기였는데 이제는 나이가 먹어서 소화 능력이 좀 떨어져서 그런지 무조건 고기를 먹는 것보다 중식, 일식이나 한식을 먹는 것이 좋다. 흑흑. 이것이 바로 노화의 서러움인가. 이번에 일식과 중식을 고민했는데 결국 중식을 먹기로 결정한 후 찾아간 동해반점. 50년 넘는 연혁을 자랑하는 곳이다.
2023.09.28 - [식도락 - 강남] - [구디] 동해반점 - 여전한 노포의 품격
[구디] 동해반점 - 여전한 노포의 품격
오랜만에 학군단 선배와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렇다면 맛있는 것을 먹어야지.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지난 번에 방문하려다 휴무일이 겹쳐서 못 갔던 동해반점에 가기로 했다. 동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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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많은 고객들로 북적이는 동해반점. 내부는 옛날 70, 80년대에 볼 수 있는 그런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 좋게 말하면 엔틱하고 나쁘게 말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촌스러움이다. 하지만 난 이런 분위기가 좋다. 이런 분위기를 또 느낄 수 있는 곳은 을지로에 있는 안동반점이 있는데, 안동반점 역시 내가 참 좋아하는 곳이다.
면 요리는 짜장, 간짜장, 짬뽕, 우동, 울면, 유니짜장, 쟁반짜장, 기스면과 잡탕면 등을 판매하고 있고, 밥 요리는 볶음밥, 짬뽕밥, 짜장밥, 오므라이스, 새우볶음밥, 송이볶음밥, 잡채밥, 라조육밥, 고추잡채밥, 잡탕밥과 완자밥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노포가 아니면 흔히 먹을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기타 요리로는 완자탕, 산라탕, 덴뿌라, 잡채, 탕수육, 깐풍육, 라조육, 난자완스, 동파육, 잡탕, 팔보채, 류산슬, 깐소새우, 전가보와 샥스핀 등을 판매하고 있다. 동해반점의 시그니처 메뉴가 난자완스라고 하는데 동해반점을 많이 가봤지만 난자완스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 했다. 다음에 갈 때는 꼭 먹어봐야지.
반찬. 흔히 요새 볼 수 있는 짜사이 같은 것은 나오지 않는다. 투박하게 김치, 춘장, 단무지와 양파가 나온다. 반찬은 뭐 그냥 반찬이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 하기로 한다.
가장 먼저 주문했던 류산슬. 류산슬은 각종 채소, 고기와 해산물을 채썰어서 녹말 가루를 입혀 볶은 요리를 뜻한다. 한국이나 중국에서 나름 고급 요리로 분류 되는 요리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난 류산슬보다 팔보채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류산슬의 자극 없는 맛도 나쁘지 않다.
개인 접시에 덜어서 맛있게 냠냠. 녹말 가루를 입혀 한 번 튀긴 후 볶은 고기, 피망, 죽순, 새우, 버섯과 부추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류산슬은 굴소스로 간을 하는데 간을 심심하게 해서 자극적이지 않다. 개인 취향에 맞게 간장이나 고춧가루를 넣어 먹어도 좋다. 류산슬 한 번 먹고 소주 한 잔 마시니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탕수육. 탕수육은 기교를 전혀 부리지 않은 옛날 스타일의 탕수육이 나온다. 소스는 하얀색인데 과하게 달지 않고 과하게 시지 않고 은은한 맛을 낸다. 탕수육에 간을 좀 하고 소스를 뿌리지 않고 나오는 것이 덴뿌라인데, 덴뿌라는 고기 자체에 간을 해야 하기 때문에 탕수육보다 조금 더 어려운 요리로 볼 수 있다.
이런 옛날 스타일의 탕수육은 참 오랜만이다. 어릴 때의 추억이 생각나는 맛이다. 요새는 이런 옛날 스타일의 탕수육보다 찹쌀 탕수육 또는 꿔바로우가 대세가 된 것이 좀 아쉽다. 탕수육을 먹으니 백주 한 잔 마시고 싶었지만 다음 날 일정이 있어서 꾹 참았다. 역시 절제력이 뛰어난 멋진 나.
간짜장. 옛날에는 짜장이나 간짜장을 시키면 계란이 올라가곤 했는데 이제는 계란은 배부른 소리고 메추리 알 하나 보기도 어렵다. 간짜장은 투박하고 꾸덕하게 잘 만들었다. 요새는 기본 짜장 소스에 양파 좀 넣고 다시 한 번 볶은 것을 간짜장이라 속여 파는 곳이 많은데, 그런 곳과 차원이 달랐다.
볶음밥. 가장 무난했던 볶음밥이다. 동해반점은 각종 밥 요리를 주문하면 다 볶음밥으로 주기 때문에 굳이 일부러 주문하는 고객은 없고 짜장밥 또는 짬뽕밥을 주문하는 고객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술을 좀 마셔서 그런지 밥이 땡겨서 주문했지. 무난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다.
함께 나온 짬뽕 국물. 동해반점의 짬뽕은 육수가 아닌 채수를 사용해서 만든다. 그래서 맛이 가볍고 부담이 없다. 이런 짬뽕 국물 하나만 있어도 소주 한 병은 거뜬하지.
계산을 하려고 나올 때 본 주판. 예전에는 계산기가 없었는데, 이제는 계산기가 주판 위에 있다. 아무래도 동해반점 주인이 연세가 많이 들어서 이제 계산기가 편해진 것이 아닐까 싶다. 이것 역시 세월의 흐름이겠지. 대림동, 구로디지털단지 근처에서 내공이 느껴지는 맛있는 중식 요리를 먹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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