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먹거리 포스팅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분위기 환기를 위해서 올리는 경기도 파주 먹거리 포스팅. 이번에 올릴 곳은 마장호수 흔들 다리 근처에 있는 서원직화쌈밥이다. 짝꿍이 드라이브를 가자고 해서 짝꿍 손을 잡고 룰루랄라 다녀왔다. 마장호수에 거의 다 도착했는데, 짝꿍이 배가 고프다고 해서 급히 들어온 곳이다. 짝꿍은 배가 고프면 마음이 어두워지고 얼굴에 근심이 가득해지기 때문에 배고프지 않게 잘 조절해야 한다. 역시 짝꿍 컨디션 관리를 위해 힘쓰는 멋진 나.
근처 관광객이나 골프 치러 오는 고객들이 제법 방문을 한다고 한다. 우리는 11시 약간 넘어서 도착했는데, 점심 먹기에 조금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우리를 제외한 고객은 없었다. 그래서 가장 편안한 자리를 선택해서 바로 앉았다. 내부는 굉장히 시원해서 들어가자마자 기분이 좋았다.
메뉴. 제육+더덕쌈밥, 제육+고등어 쌈밥과 고갈비 쌈밥을 판매하고 있다. 모든 쌈밥 메뉴에는 우렁이 쌈장, 순두부와 모둠 쌈이 추가 된다. 우리는 가장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제육+고등어 쌈밥을 주문했다. 나와 짝꿍 모두 제육과 고등어를 참으로 좋아한다. 특히 난 생선 중에서 고등어와 꽁치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훌륭한 구성을 보면 무조건 주문해야 직성이 풀린다.
쌈 종류는 7가지가 있고, 그 옆에 오이 고추가 있다. 편으로 자른 마늘과 고추도 있어서 기호에 맞게 가져다 먹으면 된다. 나와 짝꿍은 건강 관리를 위해서 채소를 많이 먹으려고 하기 때문에 모든 채소를 골고루 먹어보기로 했다. 언제 어디서 식사를 해도 채소를 멀리 하지 않는 바람직한 나와 짝꿍. 참으로 대견하다. 어서 비만 탈출을 했으면 좋겠다.
반찬. 장아찌, 애호박, 무절임, 우뭇가사리와 나물 등이 나온다. 고기 반찬이 없지만 제육을 주문했기 때문에 없어도 괜찮다. 고기는 다다익선이라고 하지만 적당히 먹는 법도 필요하지. 반찬은 모두 모나지 않고 정갈한 맛이 느껴졌다. 나와 짝꿍은 집에서 이런 반찬을 많이 만들어 먹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외식을 할 때 이런 반찬이 나오면 열심히 먹는다. 열심히 먹어야 음식물 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위해 환경을 생각해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도록 하자.
아름다운 항공 샷. 이렇게 푸짐하게 먹을 때는 항공 샷을 꼭 찍어야 한다. 항공 샷만큼 아름다운 각도가 없다. 왼쪽부터 고등어, 우렁이 쌈장, 순두부, 제육볶음과 반찬 6종의 모습이 되겠다. 제육볶음은 두 명이 먹기에 상당히 많은 양이 제공된다. 참으로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순두부. 모습을 봤을 때는 굉장히 맵고 자극적일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간이 약했다. 아마 다른 음식들이 짜기 때문에 일부러 간을 약하게 한 것 같다. 전 날 술을 조금 마셔서 그런지 순두부를 먹으니 해장이 되는 기분이었다. 요새 술자리가 많아지고 있는데 술자리를 조금 줄여야지. 다시 살이 찌는 것이 느껴진다. 반성하자.
우렁이 쌈장. 우렁이가 굉장히 많이 들어 있다. 우렁이 같은 것은 신선하지 않으면 굉장히 역한 냄새가 느껴지는데 그런 역한 냄새는 당연히 느낄 수 없었다. 잘 섞은 후 쌈밥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참 좋다. 이런 쌈장은 그냥 밥과 함께 먹어도 맛있고 고기와 함께 먹어도 맛있는 만능 치트키라고 할 수 있다.
고등어. 씨알이 그리 크지 않지만 두 명이 먹기에 충분한 크기다. 고등어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잘 구웠다. 난 생선 해체에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내가 먹음직스럽게 해체를 집도했다. 이런 해체 실력을 토대로 보면 난 의사를 했어도 참 잘했을 것 같다. 하지만 머리가 좋지 못하고 미련하기 때문에 의대를 가지 못했지. 자기 객관화를 잘 하는 멋진 나.
채소는 한 번에 많이 가져 오면 음식물 쓰레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조금씩 계속 가져다 먹기로 했다. 상추, 케일과 어쩌고 저쩌고 등 다양한 채소를 먹었다. 역시 내 입 맛에는 상추가 제일 맛있다. 다른 채소는 아무리 먹어도 쓴 맛이 많이 느껴진다. 나보다 채소에 대한 내공이 깊은 짝꿍은 상추를 포함한 다른 채소도 전부 맛있게 잘 먹었다. 오, 짝꿍. 너는 초식동물.
한국인이라면 불호가 없을 제육볶음. 한국인의 밥상에 나오지 않으면 서운할 음식이라 할 수 있다. 국물이 조금 흥건한 타입이지만, 제육에서 불맛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근본이 느껴지는 맛이다. 양이 적게 나왔지만 상당히 많은 양이 나온다. 이런 제육볶음은 쌈 채소와 먹지 않고 그냥 밥에 슥슥 비벼 먹어도 맛있다. 하지만 채소를 많이 먹기로 다짐을 했으니 먹을 때마다 열심히 쌈을 싸서 먹었다.
바로 이렇게. 밥을 조금 올린 후 우렁이 쌈장과 제육볶음을 그 위에 넣어 야무지게 먹었다. 우렁이 쌈장과 제육볶음 모두 개성이 강한 맛인데, 그 조화가 상당하다. 입 안에서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모두 조화롭게 잘 어울린다. 아, 이 집 제육 잘하네. 사무실 근처에 있었더라면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꼭 방문할 그런 곳이다. 파주시 마장호수 근처에서 맛있는 쌈밥을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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