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호남

[부안] 변산명인바지락죽 - 속이 저절로 풀리는 바지락 죽

담구 2024. 8. 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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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지방 출장을 갔을 때 먹었던 음식들을 올릴 예정이다. 사진첩을 정리하다 보니 지금껏 올리지 않은 지방 먹거리들이 너무 많다. 지방 출장을 가면 몸이 고되긴 하지만 지방 특색이 넘치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지. 그래서 난 지방 출장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이번에 올릴 곳은 전북 출장 갔을 때 들렸던 변산명인바지락죽이다. 변산명인바지락죽은 바지락 죽을 최초로 개발한 곳이라고 한다. 진짜 최초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최초라고 하니 뭔가 기대가 들었다.

 

최근 몇 년 간 계속해서 블루 리본을 획득했다고 한다. 난 미슐랭 가이드니 블루 리본이니 개의치 않는 편이지만, 이런 것을 획득하고 걸어 놨다는 것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는 말과 같다. 이런 곳에서 네이버나 인스타그램 리뷰 이벤트를 하는 것은 좀 놀랍네.

 

내부는 굉장히 넓다. 좌석은 좌식과 테이블로 되어 있는데 각자 편한 곳에 앉으면 된다. 내부는 고객들이 조금 있는 편이었는데, 대부분 연세가 좀 있는 편이었다. 아무래도 평일이기도 하고 바지락 죽은 젊은 사람들이 잘 찾아 먹지 않는 음식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앗. 그럼 나도 이제 젊은 사람들에 속하지 못한다는 것인가. 뭔가 슬프기 그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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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한 편에는 연예인들의 싸인이 가득 있다. 송중기와 기타 등등이다. 가수 디바의 싸인이 있는 것을 보니 상당히 오래 전부터 영업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수 디바라니. 내가 굉장히 어릴 때 활동했던 가수인데. 오랜만에 디바라는 가수를 보니 참으로 반가웠다.

 

메뉴. 인삼 바지락 죽, 갑오징어 회 비빔밥, 육회 비빔밥, 메밀 바지락 전, 바지락 회 무침, 갑오징어 회 무침과 바지락 메밀 칼국수를 판매하고 있고 그 밖에 주류와 음료도 판매하고 있다. 일정이 타이트하고 운전을 해야 했기 때문에 술은 주문하지 않고 다양한 요리만 즐기기로 했다. 난 술을 참 좋아하지만, 이렇게 일이 있을 때면 단호하게 술을 마시지 않는다. 역시 매사에 단호하고 엄정한 나.

 

반찬. 무 짠지, 톳나물, 오징어 젓갈과 김치가 나온다. 호남 지역에 출장을 갈 때면 항상 많은 반찬에 놀라곤 했는데, 이렇게 반찬이 간소하게 나오니 그 역시 좀 놀라웠다. 죽을 메인으로 파는 곳이니 반찬이 과할 필요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바지락 국. 여러 요리를 주문해서 서비스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원래 기본으로 나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바지락 국이 상당히 큰 대접에 나와서 여러 명이 나눠 먹을 수 있다. 이제 개인 그릇에 옮겨 맛을 봐야지.

 

바지락이 한 가득 들어 있어서 여러 명이 나눠 먹어도 부족함이 없다. 깔끔하고 깊은 맛이 나는 바지락 국이다. 바지락 같은 패각류는 숙취 해소에 참 좋은데, 전 날 술을 마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저절로 속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술을 마시고 왔더라면 더욱 큰 만족을 느낄 수 있었을텐데.

 

인삼 바지락 죽. 바지락 죽 위에 살포시 인삼이 올라가 있는 모습이다. 인삼을 갈아서 같이 넣었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보기 좋게 나의 예상을 회피했다. 인삼 외에 파, 당근과 녹두 등 여러 채소들이 들어있다. 바지락 죽은 그 자체만 먹어도 참 맛있지만 이렇게 몸에 좋은 채소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더욱 각별하다.

 

인삼 바지락 죽에도 상당히 많은 양의 바지락이 들어있다. 쌀이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간혹 못 만든 죽을 보면 쌀이 씹히는 경우가 많은데 변산명인바지락죽의 바지락 죽에서는 그러한 불쾌한 식감을 느낄 수 없었다. 음식을 짜게 먹는 사람이라면 조금 아쉬운 간이겠지만 그럴 때는 소금이나 간장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 난 음식을 짜게 먹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양념을 넣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메밀 바지락 전. 부침 가루를 메밀 가루로 대체해서 부친 전이다. 상당히 많은 양의 바지락과 함께 미나리를 넣어 부쳤다. 바지락과 미나리의 조합은 실로 훌륭하기 그지 없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큼직하고 두꺼운 전이 유행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전은 역시 이렇게 얇고 넓게 만들어서 바삭하게 먹는 것이 맛있다.

 

얇지만 있을 것은 다 들어 있는 메밀 바지락 전. 바지락과 함께 팽이 버섯도 들어 있는데 이 팽이 버섯이 바지락 전과 상당히 잘 어울린다. 한 입 먹자마자 막걸리가 생각났지만 막거리를 마시면 하루 일정을 다 망치기 때문에 꾹 참았다. 흑흑. 이럴 때는 돈 많이 벌어서 운전 기사를 고용하고 싶구나. 두고 봐라. 이번 주에 로또만 되면.

 

바지락 회 무침. 나는 신 맛을 잘 먹지 못하는 편이기 때문에 많이 먹지 않았다. 새콤한 맛이 강하지 않았지만 이건 내 취향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식욕을 돋우는 새콤함이 참 좋았는데, 이 바지락 회 무침이 좀 더 빨리 나왔더라면 다른 음식들을 더 맛있게 먹었을 것 같았다. 상당히 유명세가 높은 변산명인바지락죽. 부안군에서 맛있는 바지락 요리를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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