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이어지는 부안 포스팅. 이번에 올릴 곳은 여러 매체에서 나와 인기가 급등한 곰소 아리랑 식당이다. 곰소는 젓갈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곰소 젓갈은 아직 먹어보지 못한 것 같다. 뭐 젓갈을 먹기 위해 방문한 것은 아니니 젓갈은 중요하지 않지. 오전 업무를 마친 후 점심을 먹기 위해 방문했다.
TV조선에서 방영하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나왔던 적이 있다고 한다. 난 예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나 허영만의 백반기행을 즐겨 봤던 편이다. 괜히 정이 가는 프로그램이었다. 아리랑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는 젓갈 백반과 갈치 조림인 것 같다. 젓갈 백반을 판매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지역이 곰소여서 그렇겠지.
내부 모습.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다. 평일 점심이어서 그런지 지난 번에 올린 변산명인바지락죽과 동일하게 고객들의 연령이 제법 높은 편이었다. 이렇게 고객들의 연령이 높은 곳에 가면 내가 가장 어려지기 때문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아, 매일이 청춘이면 좋겠구나.
메뉴. 젓갈 백반, 물메기탕, 갈치탕, 생우럭탕, 아귀탕, 조기탕, 복탕과 꽃게탕을 판매하고 있다. 갈치탕이라고 적은 음식이 갈치조림이라고 한다. 근데 왜 탕으로 적었는지 물어보니 조림이라 하기엔 국물이 많고 탕이라고 하기엔 국물이 적다고 한다. 오, 이런 즉각적인 답변 내가 몹시 마음에 들어 해요.
반찬. 어쩌고 젓갈, 또 어쩌고 젓갈과 더불어 멸치볶음, 콩자반, 어묵, 오이 김치, 애호박, 버섯, 갈치볶음, 김치, 돌게장, 콩나물과 톳나물 등이 나온다. 아, 역시 이게 호남 반찬의 모습이지. 밥을 주문했을 때 최소한의 반찬만 나오는 서울의 밥 집을 다니다가 이런 곳을 가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돌게장. 여수를 비롯한 호남에서는 이런 돌게장을 많이 먹는다. 돌게장은 흔히 볼 수 있는 꽃게로 만든 간장게장과 다르게 비린 맛이 강한 편이다. 살도 많이 없어서 먹기 불편하다. 하지만 한 번 맛을 들이면 이 맛에 푹 빠지는 매력이 있다. 역시 게장은 밥도둑임에 확실하다.
아름다운 모습의 갈치 조림. 갈치 조림을 받자마자 왜 갈치탕이라고 적었는지 바로 이해가 되었다. 탕이라고 하기엔 국물이 심히 적고, 조림이라 하기엔 또 많다. 이 어중간한 밸런스가 뭔가 기묘하고 매력 있게 보인다. 한 번 끓여 나왔지만 계속해서 팔팔 끓이면 더욱 깊은 맛을 낸다고 한다. 그렇다면 팔팔 끓이면서 먹어야지.
기세 좋게 한 그릇 뜬 후 밥과 함께 찰칵. 갈치의 두께가 그리 두껍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막 얇지 않은 모습이다. 국물을 밥에 슥슥삭삭 비빈 후 함께 들어 있는 무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참 각별하다. 특별한 재료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굉장히 깊고 진한 맛이 느껴진다. 이러니 시그니처 메뉴가 될 수 있었던 거겠지.
갈치 조림만 한 번 더 찰칵. 갈치 조림에는 갈치, 무, 양파와 파 등이 실하게 들어 있다. 양념을 잘 머금은 무의 맛은 참으로 뛰어나다. 무는 양념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이런 조림에 꼭 빠지지 않는 식자재다. 오랜만에 참 맛있는 갈치 조림을 먹을 수 있었던 아리랑 식당. 부안군 곰소에 방문할 경우 꼭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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