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호남

[익산] 태백칼국수 - 오랜 역사를 지닌 칼국수 집

담구 2024. 7. 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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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마지막 포스팅은 익산 역 근처에 있는 태백칼국수다. 1980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쭉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곳이구나. 지방에 가면 이렇게 한 자리에서 오래 영업을 하고 있는 곳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태백칼국수는 칼국수와 만두를 파는 곳인데, 그 맛이 상당해서 관광객 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이 온다고 한다.

 

오전 11시에 오픈을 한다고 해서 시간에 맞춰 찾아갔는데 이미 많은 고객들로 북적였다. 그래서 내부 사진은 제대로 찍지 못했네. 오전 11시에 오픈 해서 오후 7시에 문을 닫는데, 재료가 일찍 소진되면 더 빨리 닫는다고 한다. 내부는 그리 넓지 않아서 많은 고객들을 한 번에 수용하긴 어려울 것 같았다.

 

메뉴. 칼국수와 만두만 팔 거라 생각했는데, 다양한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다. 칼국수, 떡국, 만둣국, 만두와 비빔밥을 상시로 판매하고 있고, 여름에는 육수 냉면, 열무냉면, 비빔냉면, 열무국수와 콩국수를 판매하고 있다. 육수 냉면은 뭔지 물어봤는데 그냥 흔하게 먹을 수 잇는 칡냉면이라고 한다. 우리는 당연히 칼국수와 만두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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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으로는 겉절이와 단무지가 나온다. 거기에 취향에 따라 칼국수에 넣을 양념장과 만두 소스인 간장이 나온다. 자고로 칼국수 가게에서는 김치나 겉절이가 맛있어야 한다. 태백칼국수의 겉절이는 상당히 맛이 좋았다. 아삭 거리는 식감이 잘 살아 있었고 젓갈의 비린 맛도 많이 느껴지지 않았다. 단무지는 그냥 시판 단무지 맛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 하기로 한다.

 

만두. 생긴 것을 보면 딱 비비고 왕만두다. 그래서 설마 시판인가 잠시 실망스러웠는데, 직접 빚은 만두라고 한다. 그렇다면 안심하고 한 번 먹어봐야지. 만두는 5개가 나온다. 만두가 8,000원이니 한 개에 1.600원 꼴이구나.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당면, 고기와 채소가 들어간 만두다. 향을 살짝 맡아 보니 후추 향도 은은하게 느껴진다. 간장을 찍지 않고 그대로 먹어봤는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깊은 맛을 나타낸다. 오, 상당히 잘 만든 수제 만두다. 만두는 어떻게 만들어도 맛 없게 만들기가 더 어려운 음식이라서 그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 그래서 뭘 먹어도 평타는 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태백칼국수의 만두는 그 평타를 훌쩍 뛰어넘는 맛이었다.

 

만두를 겉절이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이 더욱 좋아진다. 수준 높은 만두와 수준 높은 겉절이가 만나니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참으로 행복하고 유쾌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만두를 두 개 정도 먹으니 칼국수가 나왔다. 적당히 배가 부를 때 나오는 센스. 내가 많이 칭찬해요.

 

칼국수. 국물이 진하지 않고 살짝 맑은 색이다. 고명으로는 계란, 고기, 깨, 파와 김이 올라갔다. 국물을 한 모금 마셔보니 요새 유행하는 그런 진한 국물 맛이 아니다. 그런데 뭔가 오묘하게 중독인 맛이다. 전 날 과음을 했는데 속이 편안하게 바뀌는 맛이었다.

 

면도 직접 뽑아서 만든다고 하는데, 내가 칼국수를 엄청 좋아하지 않아서 일반 시판 면하고 큰 차이는 못 느꼈다. 하지만 국물과 면이 조화롭게 잘 어울려서 무리 없이 훌훌 넘어갔다. 아. 오랜만에 먹으면 먹을수록 마음이 편안한 칼국수를 먹었다.

 

반 정도 먹었을 때 양념장을 넣어봤다. 살짝 매콤해지면서 감칠맛이 강해진다. 취향에 따라 넣어 먹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내 입에는 그냥 먹는 것이 더 좋았다. 강렬한 인상이 남진 않지만 은은하게 계속 생각나는 맛의 칼국수였다. 익산에서 부담 없이 칼국수를 먹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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