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원현정생곱창막창 - 익산 돼지 곱창 터줏대감

오랜만에 하는 호남 포스팅. 이번에 익산을 다녀왔다. 익산은 전주만큼 유명하지 않지만 상당히 많은 맛집을 보유하고 있는 지방이다. 이런 곳에 오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는 요리를 잔뜩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정을 마친 후 무엇을 먹을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오랜만에 돼지 곱창을 먹기로 했다. 난 곱창은 소도 좋아하고 돼지도 좋아하는데, 요새 돼지 곱창을 제대로 먹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상당히 많은 고객들로 북적이는 원현정생곱창막창. 이렇게 많은 고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면 최소 맛이 없는 곳이 아니라는 뜻이다. 20대로 보이는 고객부터 상당히 연령대가 높은 고객들까지 다양하게 있었다. 이런 곳이라면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다. 우리는 어느 자리가 시원할까 잠시 자리를 빠르게 둘러본 후 최적의 자리에 앉았다.

 

메뉴. 돼지 곱창, 막창, 갈비, 삼겹살과 더불어 닭똥집, 닭발과 소곱창전골을 판매하고 있다. 돼지 곱창류는 양념, 간장과 소금으로 맛을 고를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가장 무난한 양념으로 먹기로 했다. 그 밖에 라면, 우동, 냉면, 비빔밥, 날치알밥, 누룽지와 계란찜도 판매하고 있다. 계란찜을 따로 주문해야 하는지 물어봤는데 처음에는 서비스로 제공하고 추가 계란찜부터 돈을 받는다고 한다. 오 세상에 맙소사. 이게 바로 아름다운 지방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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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양차 장아찌, 부추, 쌈장, 어묵, 마늘, 고추, 당근, 쌈무, 콩나물국, 두부 조림과 샐러드가 나온다. 고기 반찬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메인이 고기이니 괜찮다. 곱창은 조리가 다 되어 나온다고 해서 반찬을 안주 삼아 소주를 기울였다. 정성이 느껴지는 반찬의 맛이 상당히 인상 깊다. 서울에 맛집이 많다고 하지만, 이런 소소한 것들은 지방을 따라잡을 수 없다.

 

계란찜. 계란 함량이 상당히 높은 계란찜이다. 이제는 옛날 스타일이 된 계란찜이 나오지만 그 맛은 평범하거나 구식이지 않다. 계란 함량이 높기 때문에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이 역시 훌륭한 소주 안주이기 때문에 참으로 맛있게 잘 먹었지.

 

아름다운 양념 모둠 곱창의 모습. 중 사이즈를 주문했는데 대 사이즈를 주문하지 않은 것이 정답이었다. 두 명이 먹기에 상당히 많은 양이 나온다. 20대였더라면 물론 다 먹고 밥도 두 개 볶아 먹었겠지만, 이제 그만큼 먹을 수 없다. 흑흑. 이것이 바로 야속한 세월의 흐름이다. 전부 다 조리가 되어 나오기 때문에 그냥 먹어도 되지만 불을 은은하게 유지한 후 계속 구우면 더욱 쫄깃하고 깊은 불맛을 느낄 수 있다.

 

모둠 곱창에는 돼지 곱창, 막창, 닭발, 닭똥집, 삼겹살과 갈비 모든 부위가 들어있다. 전부 사진을 찍긴 했지만 다 올리기 귀찮으니 두 개만 올려야지. 먼저 돼지 곱창. 돼지 곱창이 상당히 크고 실하다. 돼지 곱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잡내의 유무다. 돼지는 소에 비해 잡내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어정쩡한 곳을 가면 잡내가 심하게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원현정생곱창막창의 돼지 곱창은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막창. 내가 돼지 내장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쫄깃하고 바삭한 식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막창은 참으로 기름지고 고소하다. 돼지 막창의 모범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런 막창 한 조각이면 소주 한 잔은 가볍게 마실 수 있지. 사진으로 올리지 않지만 닭똥집, 닭발, 삼겹살과 갈비 모두 굉장히 훌륭한 맛이었다.

 

배가 부르지만 한국인의 전통 후식인 볶음밥을 먹지 않는다면 그것은 바로 죄를 짓는 것이지. 그래서 무리해서 밥도 볶았다. 하지만 결국 밥은 다 먹지 못하고 남기는 큰 슬픔을 겪었다. 볶음밥은 비빔밥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는데 불에 계속 볶으면 그게 볶음밥이다. 볶음밥은 큰 기교를 부리지 않았지만 돼지 기름에 볶은 밥이 맛이 없을 수 없지.

 

후식 감자떡으로 마무리. 감자떡을 먹긴 먹었는데 술에 취해서 어떤 맛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익산 영등동에서 오랜 시간 영업을 하는 원현정생곱창막창. 익산에서 수준 높은 돼지 곱창을 먹고 싶다면 꼭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