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도시바다 - 수준 높은 선어 회와 푸짐한 스끼다시

익산에 출장을 가면 항상 맛있는 음식을 가득 먹어 참 기분이 좋다. 이번에도 보람차게 일을 마친 후 맛있는 것을 먹기로 했지. 요새 너무 고기만 먹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해산물을 먹기로 했다. 어딜 가서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물으니 영등동에 위치한 도시바다를 소개 받았다.

 

서울 올라가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이른 시간에 찾아왔다. 내부에는 두 테이블 정도 고객이 있었고, 우리는 조용히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방으로 자리를 요청했다. 일찍 오면 이렇게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는 특권이 있지. 후후후. 저녁 시간이 되니 많이 비어 있던 자리가 대부분 차있었다.

 

메뉴. 세꼬시와 모둠 회를 판매하고 있다. 모둠 회는 광어와 우럭만 나오냐고 물어봤는데 방어도 나온다고 한다. 지금은 방어가 끝물이긴 하지만 아직 맛은 있을 때지. 주저 없이 모둠 회를 주문했다. 소주와 맥주가 4,000원인 것이 몹시 반가워서 술도 한 잔 할까 하다가 KTX 안에서 술 냄새를 풍기는 것은 좋지 않아 보여서 꾹 참고 사이다를 주문했다. 역시 절제력이 뛰어난 멋진 나.

 

대충 찍었는데 스끼다시가 정말 많이 나온다. 한 컷에 도저히 담을 수 없어서 찍히지 않은 것들도 있다. 과메기, 초밥, 회무침, 번데기, 소라, 귤, 문어, 콩, 오징어, 게발과 굴을 일단 먼저 찍었다. 스끼다시이지만 퀄리티가 상당히 좋다. 호남 지역 특히 군산 같은 곳에 가서 회를 먹을 경우 서울에서는 접할 수 없는 맛있고 퀄리티가 좋은 스끼다시를 즐길 수 있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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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던 미역국. 고기가 전혀 들어 있지 않고 미역만 넣어 끓인 것인데 이상하게 감칠맛이 돌고 입에 착착 감겼다. 이 미역국 하나로 소주 한 병은 거뜬히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술을 마시지 않기로 결심을 했기 때문에 미역국을 마시면서 입맛만 다셨지. 나중에 다시 방문할 일이 있으면 꼭 소주 한 잔 마시도록 해야겠다.

 

내가 좋아하는 굴. 선도가 상당히 좋았다. 단품으로 팔아도 모자라지 않을 그런 선도와 맛이었다. 예전에는 이런 생굴을 잘 못 먹었는데, 이제는 겨울이 되면 꼭 한 번은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음식이 되었다. 굴은 그냥 먹어도 맛있고 전으로 만들어 먹어도 맛있고 쪄서 먹어도 맛있고 튀겨 먹어도 맛있지.

 

해삼, 전복과 멍게. 단품으로 돈을 받고 팔아도 불만이 없을 퀄리티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멍게는 유독 그 맛이 좋았다. 와, 진짜 이렇게 신선하고 맛있는 해산물을 소주 없이 먹으려니 그것만큼 또 힘든 것이 없었다. 신선한 해산물은 간장이나 초장을 찍어 먹지 않아도 그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지.

 

연어, 꽁치와 열빙어 구이. 열빙어를 참 오랜만에 먹었다. 예전에는 열빙어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이상하게 잘 먹지 않는 생선이 되었다. 꽁치는 내가 고등어만큼 좋아하는 생선이기 때문에 뼈와 살을 잘 분리해서 맛있게 먹었지. 연어는 데리야끼 맛이 살짝 났는데 셋 중에서 가장 평범했다.

 

낙지 호롱이, 가오리 찜과 어묵. 어묵은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나온 것 같은데 나오지 않아도 좋을 맛이었다. 촉촉하게 잘 쪄진 가오리가 맛이 참 좋았다. 낙지 호롱이는 초장을 이용했는데 내 입에는 살짝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내가 워낙 초장을 싫어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고 같이 간 일행들은 맛있게 잘 먹었다.

 

해물찜. 백합, 전복, 꼬막과 새우를 쪄서 제공한다. 바로 쪄서 나오기 때문에 상당히 따뜻하다. 해물찜은 바로 찐 것을 먹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지, 미리 쪄서 나온 것을 다시 한 번 찌거나 하면 그 본연의 맛을 느끼기 어렵다. 다시 봐도 소주 한 잔 안 마시고 이런 것들을 먹은 내가 참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대망의 모둠 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광어, 우럭과 방어가 나온다. 회는 활어가 아니라 선어가 나오는데 그래서 활어 회만큼 찰기는 없지만 더욱 맛있게 느껴진다. 예전에 회를 잘 먹지 않을 때는 활어 회가 더 맛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선어 회가 더 맛있다. 가장 맛있게 느껴진 것은 광어 회였는데, 그래서 광어를 더욱 많이 먹었지. 오랜만에 지방에서 맛있는 해산물을 가득 먹은 날. 참으로 보람차기 그지 없었다. 익산에서 맛있는 선어 회와 푸짐한 스끼다시를 즐기고 싶다면 꼭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