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남

[교대] 탐라순대국감자탕 - 진한 맛이 일품인 모둠 순대

담구 2024. 5. 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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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녀석이 가게를 오픈했다. 그렇다면 오픈하는 날 방문을 하는 것이 친구로서의 참된 도리라고 할 수 있지. 그래서 다른 동기와 함께 퇴근 후 룰루랄라 녀석의 가게로 향했다. 녀석의 가게는 바로 서울 교대역 근처에 위치한 탐라순대국감자탕. 이름이 굉장히 길고 어렵지만, 나의 똑똑한 머리는 몇 분 걸리지 않고 금방 외울 수 있었다. 역시 국영수를 중심으로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했던 멋진 나.

 

퇴근하고 도착을 했는데 상당히 많은 수의 고객이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근처에 재수 학원이 있어서 그런지 고객들의 연령대가 상당히 낮은 것이 의외였다. 계속해서 많은 고객들이 들어오고 있어서 우리는 남아있는 자리 중에서 최대한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찾은 후 빠르게 자리에 앉았다.

 

여러 메뉴가 있는데, 우리가 먹은 것만 올린다. 동기와 함께 즐긴 것은 탐라모둠편백세트. 이 역시 이름이 몹시 어렵다. 탐라모둠편백세트에는 수육, 오소리감투, 찰순대, 토종순대와 술국이 나오는 구성이다. 찰순대는 흔히 말하는 당면 순대인데, 호불호가 좀 갈리는 음식이지만 난 잘 먹는다. 정통 순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은 아쉬울 수 있겠다.

 

반찬. 김치, 깍두기, 장아찌, 소금, 새우젓과 쌈장이 나온다. 쌈장은 발 달려서 도망갔나 사진 찍을 때 갑자기 사라졌다. 그 외에 각자 취향에 맞게 넣을 수 있도록 다대기와 들깨 가루도 준비 되어 있다. 난 순댓국을 먹을 때 다대기를 넣어 먹지 않는 편이라서 들깨가루만 술국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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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나온 탐라모둠편백세트. 아, 정말 이름이 어렵구나. 두 명이 먹기에는 상당히 많은 양이다. 평범하게 먹는 사람들이라면 4명 구성으로 가더라도 배부르게 먹을 양이다. 탐라모둠편백세트가 나올 때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제공하는데 그래서 계속해서 온기를 잃지 않고 따뜻하고 촉촉하게 먹을 수 있다.

 

아름다운 모습의 술국. 뜬금없이 당근이 들어 있는 것이 의외이지만 외형은 상당히 아름답다. 여기에 밥 한 공기 주문해서 시원하게 말아 먹고 싶었지만, 이미 안주가 많이 있어서 밥은 주문하지 않았다. 역시 절제를 잘 하는 멋진 나.

 

이날은 한라산과 진로를 섞어 마셨다. 그래서 다음 날 힘들었고 또 그 다음 날도 힘들었지. 어릴 때는 한라산을 참 잘 마셨는데, 이제는 예전처럼 마시지 못하겠다. 이게 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거다. 이런 사소한 것에서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 아아, 나의 청춘이여.

개인 그릇에 덜어서 맛있게 냠냠. 살짝 칼칼한 맛이 나는데, 많이 맵지는 않다. 당근이 들어 있지 않았더라면 더욱 맛있게 먹었겠지만, 지금도 충분히 맛있는 범주에 들어간다. 소주 한 잔 마시고 술국을 먹으면 크으으어ㅓㅓㅓ어어~~ 뻑예.

 

수육과 오소리감투. 오소리감투는 돼지의 위를 뜻한다.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자랑하지만, 관리를 잘 하지 않는 곳에 가면 형용할 수 없는 역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오소리감투는 쫄깃한 식감으로 인해 수분을 잃으면 금방 질겨지는 단점도 있다. 그런 면에서 이렇게 수증기로 계속해서 촉촉하게 먹을 수 있게 한 것은 좋은 점이다.

 

쌈장을 찍고 부추와 함께 맛있게 냠냠. 오소리감투 사진을 찍은 것 같은데, 왜 없지. 사진은 수육이다. 촉촉하고 고소한 수육이 제대로 술 안주다. 잡내를 전혀 느낄 수 없고 특유의 맛과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과음을 하게 되었지. 역시 핑계 없는 무덤 없는 법이다.

 

순대. 모둠 수육과 순대 밑에 숙주가 깔려 있는데, 숙주가 순대와 상당한 궁합을 자랑한다. 술국과 수육을 맛있게 먹었으니 이제 순대를 맛있게 먹을 차례다.

 

토종순대. 순대에 숙주가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피순대보다 맛이 옅지만 순대 특유의 식감과 맛은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 역시 참으로 훌륭한 술 안주여서 순대 한 점에 소주 한 잔을 털어 넣으니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취하고 말았다. 너란 순대, 못된 순대.

 

술이 워낙 많이 취해서 해장을 하기 위해 주문한 뼈해장국. 하지만 이 역시 참으로 훌륭하기 그지 없는 술 안주이기 때문에 결국 만취를 하고 말았다. 오랜만에 대학 다닐 때처럼 술을 많이 마신 날이었다. 다신 이런 실수를 하지 않아야지. 교대에서 진하고 깊은 맛이 나는 모둠 순대와 맛있는 순댓국, 뼈해장국을 먹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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