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과 무더운 날 데이트를 하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진주회관으로 갔다. 진주회관은 돼지고기, 소고기도 판매하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콩국수라고 할 수 있다. 평양냉면이 유행하기 전에는 콩국수가 여름 대표음식이었는데 이제는 평양냉면의 유행으로 인해 조금은 인기가 식은 음식이다. 하지만 진주회관은 계절을 불문하고 언제나 고객이 많은 곳인데 특히 여름에는 언제나 웨이팅을 할 정도로 많은 고객들이 찾아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점심에 맞춰 가면 긴 웨이팅이 있을 것 같아서 점심 시간을 약간 지나서 갔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고객이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눈물을 머금고 우리도 웨이팅을 했다. 웨이팅 줄이 길긴 하지만 회전율이 빨라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것은 장점이다.
진주회관은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 되었다. 서울 미래유산은 서울시에서 2013년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서울의 역사를 미래 세대에게 전하기 위해 가치가 있는 자산을 발굴하여 보전하는 프로젝트이다. 앞서 포스팅한 광화문미진도 서울 미래유산으로 선정된 곳이다. 두 곳 다 오랜 전통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몇 분간의 웨이팅을 한 후 들어왔다. 홀에서 먹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홀은 전부 만석이어서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방에도 많은 고객들로 북적거린다. 내부에는 상다히 많은 액자가 있는데, 유명인들이 전주회관에 방문해서 찍은 사진과, 진주회관의 히스토리를 지지고 있는 사진들이 있다. 액자 외에 표창장 같은 것도 꽤 많이 걸려 있었다.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콩국수. 반찬은 김치 하나로 단촐하다. 하지만 이 김치 하나로 충분하다. 김치는 고객 한 명당 하나씩 주는데 이렇게 내어주는 것은 굉장히 만족스럽다. 살짝 마늘향이 나면서도 청량한 김치다. 이 김치가 콩국수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 진주회관의 직원이 자주 돌아다니는데 김치가 떨어지면 그 즉시 리필을 해준다.
콩물이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진하다. 이 콩물이 진주회관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다. 콩국수를 취급하는 곳이 많지만 이 정도로 진한 콩물을 내어주는 곳은 굉장히 드물다. 가끔씩 어설프게 콩물을 만드는 곳이 있는데, 이런 곳들은 콩 외에 물을 첨가해서 만든다. 진주회관은 콩, 소금 외의 것은 첨가하지 않았다. 면을 잘 풀은 후 냠냠. 면에서 살짝 염분이 느껴진다. 면 양도 굉장히 많아서 한 그릇만 먹어도 배부르다. 기호에 맞게 설탕이나 소금을 넣어도 되지만 진주회관의 콩국수는 이 자체로 먹는 것이 좋다.
콩국수를 먹다가 맛의 변화를 주려면 이렇게 김치를 위에 올려 먹어도 좋다. 김치와 콩국수가 굉장히 잘 어울린다. 김치를 콩물에 넣어 먹어도 되지만, 그렇게 먹으면 콩물 맛이 변하기 때문에 나는 수저 위에 올려 먹는 편을 선호한다. 아아, 정말 끊을 수가 없는 맛이다. 여름에 먹는 평양냉면도 굉장히 좋은 선택이지만 이 콩국수는 평양냉면과 다른 매력이 있다. 어느 것이 낫다고 말할 수는 없고 취향에 따라서 평양냉면을 먹어도 좋고, 콩국수를 먹어도 된다.
어느새 허겁지겁 뚝딱. 콩국수도 그렇고, 김치도 그렇고 전부 다 만족스럽다. 그 명성에 걸맞는 맛을 지닌 콩국수다. 서울에서 콩국수를 먹고 싶다면 단연 첫 순위로 추천할만한 진주회관이다. 여의도에 가족이 운영하는 진주집도 있으니 가까운 곳으로 찾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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