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짝꿍과 명동에 자주 간다. 예전에 비해 유동인구가 많이 줄어서 혼잡하지 않고 여유롭게 다닐 수가 있다. 명동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곳인데 예전에 비해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 이 날은 짝꿍이 몸이 좀 허약해진 것 같아서 삼계탕을 먹으며 원기회복을 하기로 했다. 서울에선 토속촌이 제일 유명하고 인기 많지만 토속촌 외에도 숨은 삼계탕 맛집들이 많다. 백제 삼계탕 역시 그런 곳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점심 시간을 약간 지나서 방문했는데 한국인 고객은 찾아볼 수 없었고 외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고객만 몇 테이블 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왁자지껄했던 곳이었는데 이런 불황을 겪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다.
메뉴판. 나는 삼계탕을 주문하고, 짝꿍은 오골계탕을 주문했다. 짝꿍이 오골계를 한 번도 안 먹어봤다고 했다. 아니, 이 맛있는 것을 왜 안 먹어본 것이지. 오골계는 깃털, 살, 벼슬과 부리 등이 전부 검정색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일반적인 닭보다 맛이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도 닭보다 더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반찬. 깍두기, 마늘 장아찌와 김치가 나온다. 김치와 마늘 장아찌가 참 맛이 좋았다. 마늘 장아찌는 일부러 찾아 먹지는 않지만 있으면 계속 먹게 되는 매력이 있다.
삼계탕은 주문하는 즉시 조리를 시작 하는데 그래서 기다리는 시간이 제법 길다고 느껴진다. 그럴 때 간단히 먹으라고 찰밥과 인삼주를 준다. 짝꿍이 인삼주를 마셔보더니 참 맛이 좋다면서 어느새 내 것까지 홀짝홀짝 다 마셔버리고 말았다. 흑흑. 짝꿍이 만족했으면 그걸로 된 거다. 흑흑.
짝꿍의 오골계탕.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검정색 살이 특징이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은 계속 찍어야지. 음식 사진을 찍을 때마다 참 행복하다. 이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일해서 열심히 돈 벌고 계속 맛있는 것을 먹어야지.
삼계탕. 다소곳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삼계탕의 모습이지만 이 또한 오골계탕 못지 않게 아름답다. 아름다운 사진을 찍는 신성한 의식을 끝마쳤으니 이제 해체해서 맛있게 먹어야지. 부드러운 다리 부분을 냠냠. 백숙과 달리 삼계탕은 작은 닭을 사용하는데, 그래서 굉장히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백제 삼계탕의 삼계탕 역시 이러한 특징을 잘 살려서 만든 바람직한 삼계탕이다. 국물이 토속촌이나 호수 삼계탕처럼 엄청나게 진한 색을 띠고 있지 않지만, 한 모금 마셔보면 충분히 진하고 맛있다. 토속촌과 호수 삼계탕의 국물은 진하면서 걸쭉한 느낌이라고 할 수 있고, 백제 삼계탕의 삼계탕 국물은 가벼운 색을 띠면서도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잘 불린 찹쌀이 부담스럽지 않게 들어간다.
서비스로 받은 닭똥집 볶음. 닭똥집은 모래주머니를 말하는 것으로 흔히 닭근위라고도 표현을 한다. 쫄깃함과 아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부위다. 오래 씹으면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닭똥집은 신선하지 않으면 특유의 역한 냄새가 나고 아삭거리는 식감이 사라지는 부위이다. 백제 삼계탕의 닭똥집 볶음은 신선한 것을 사용하고, 과하지 않게 볶아서 닭똥집 특유의 식감과 맛을 정말 잘 느낄 수 있었다.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명동에서 맛있는 삼계탕을 먹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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