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는 먹거리가 참 많이 있지만, 대부분 관광객들을 타겟으로 한 곳이어서 정말 맛있는 곳을 꼽긴 참 힘든 곳이다. 나에게 명동에 있는 중국집 중 최고의 중국집을 꼽으라면 산동교자를 꼽는데 오향장육과 물만두로 유명한 곳이다.
유명세에 걸맞지 않게 내부는 약간 좁은 편이다. 코로나 시절에는 웨이팅 없이 바로 착석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긴 대기 줄이 있는 편이다. 그러니 어정쩡한 시간에 방문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도록 하자.
메뉴. 대표 메뉴는 오향장육과 물만두다. 그 밖의 다른 요리와 식사류도 상당한 수준의 맛을 보장하니 뭘 먹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오향장육과 물만두를 추천하고, 그 밖에 덴뿌라나 깐풍기 등 본인이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면 된다. 뭘 시켜도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다.
기본 반찬. 중국집답게 단무지와 양파가 나온다. 짜사이도 제공하면 더 좋을 것 같지만 음식들이 워낙 훌륭해서 없어도 충분하다. 중국집에서 밑반찬은 거들 뿐이다.
내 기준에서는 산동교자에 왔으면 오향장육을 먹어야지. 오향장육은 돼지고기를 오향과 간장으로 조린 음식이다. 오향장육은 주로 돼지 안심을 사용하며, 차가운 요리이기 때문에 전채로 먹곤 한다.
고기만 먹어도 참 맛있지만, 오향장육을 제대로 즐기려면 함께 나오는 다진 마늘, 파, 오이와 짠슬을 다 같이 먹는 편이 좋다. 짠슬을 보통 간장 조린 것이라 생각하는데 정확히는 돼지 껍데기, 간장과 한약재를 넣고 오래 졸여 식힌 후 남은 젤라틴을 짠슬이라 한다. 산동교자의 오향장육은 자극적이지 않다. 적당하게 입맛을 자극하며 다양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오향장육과 술 한 잔을 마시면 바로 이곳이 천국이다.
물만두도 주문. 물만두는 따로 제공 되는데 받은 후 오향장육 그릇에 옮겼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물만두이지만 오향장육 소스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되어 더욱 좋아진다. 이렇게 아름답고 훌륭한 자리에 술이 빠지는 것은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다. 언제나 적절한 음주가무를 즐기는 것은 식도락을 추구하는 사람의 올바른 덕목이다.
오향장육과 함께 즐기는 물만두. 물만두 맛은 전국적으로 평준화가 진행 되어서 수준의 고저를 논하기 굉장히 어려운데 산동교자의 물만두는 수준이 굉장히 높다. 일반적인 중국집의 물만두와는 차원이 다르다.
덴뿌라도 주문. 덴뿌라는 요새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요리인데, 고기튀김이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탕수육에서 소스만 빠진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탕수육과는 다르게 밑간을 조금 더 세게 하는 편이다. 고기 그 자체에 밑간이 되어 있어서 별 다른 소스 없이 그냥 즐겨도 되고, 함께 나오는 소금에 살짝 찍어 먹어도 된다.
후식으로 주문한 마파두부밥. 술을 마실 때 탄수화물 섭취를 지양하지만 산동교자의 마파두부밥을 앞에서는 무너져도 된다. 그깟 다이어트. 내일의 나에게 부탁하면 되지 뭐. 밥을 제외하고 마파두부만 떠 먹으려고 했으나 사람 마음이 이렇게 참 간사하고 쉽게 바뀐다. 결국 밥과 함께 떠서 맛있게 냠냠.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마파두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을 것인데, 산동교자의 마파두부밥을 먹으면 그런 인식이 싹 사라진다. 결국 이날도 이렇게 과식을 하고 말았지만 부푼 배를 둥둥 두드리며 만족스럽게 잘 즐겼다. 명동에서 맛있는 중국 요리를 먹고 싶다면 단연 첫 번째로 추천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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