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과 필동면옥을 방문해서 맛있는 평양냉면과 제육을 즐기려 했는데, 짝꿍이 갑자기 함흥냉면이 끌린다고 동선을 바꾸자고 했다. 짝꿍이 원하는 대로 목적지를 바꾸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언제나 짝꿍을 먼저 위하는 멋진 남자친구인 나. 짝꿍은 참으로 행복하겠다.
내부 모습. 명동의 함흥면옥은 1965년에 개업한 후 한 곳에서 쭉 자리를 지키며 영업을 한다고 한다. 명동은 이렇게 오랜 역사를 지닌 노포가 있는 반면 1-2년을 못 버티고 가게와 주인이 바뀌는 곳도 있다. 짝꿍이 함흥식 물냉면과 비빔냉면을 모두 먹자고 해서 난 물냉면을 주문하고 짝꿍은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함흥식 냉면은 비빔냉면이 원조라고 하지만 물냉면 역시 비빔냉면에 못지 않게 맛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냉면은 주문하면 육수를 준다. 상당한 육향과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냉면을 기다리는 동안 육수를 냠냠 꿀꺽꿀꺽 마시며 허기를 달랬다.
짝꿍이 주문한 비빔냉면. 함흥식 냉면은 평양냉면과 다르게 고구마 또는 감자 전분을 이용해서 면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메밀을 이용해서 만드는 평양냉면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탄력과 쫄깃함을 느낄 수가 있다. 함흥면옥의 비빔냉면은 양념이 자작하게 있고 수육, 오이, 배와 계란이 올라가 있는 구성이다.
짝꿍이 나눠준 비빔냉면. 짝꿍이 야무지게 잘 비벼서 먹음직스러웠다. 함흥면옥의 비빔냉면은 매운 맛이 강하지 않았다. 살짝 매운 맛과 함께 새콤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곳의 함흥식 비빔냉면은 매운 맛이 굉장히 강해서 한 입 먹자마자 상당히 괴로워했던 경험이 있는데 다행스럽게 함흥면옥에서는 그런 고통을 겪지 않았다.
내가 주문한 물냉면. 평양냉면과 달리 육수 색이 굉장히 진하다. 마치 진주냉면의 육수를 보는 느낌이었다. 육수를 제외한 나머지 구성은 비빔냉면과 동일하다.
계란을 먼저 먹은 후 냉면을 풀어준다. 냉면을 먹기 전에 육수를 한 모금 마셔봤다. 육수에서 굉장히 진한 육향과 간장향이 느껴진다. 간장으로 간을 해서 그런지 짭짤한 뒷맛이 느껴지는데 전혀 불쾌하지 않고 입맛을 계속해서 끌어당기는 느낌이다. 물냉면의 면에서도 탄력과 쫄깃함을 같이 느낄 수 있다. 평양냉면이 대세이지만 이런 함흥냉면 역시 큰 매력이 있다. 음식에는 우열이 없으니 먹고 싶은 대로, 끌리는 대로 그저 즐겁게 최선을 다해서 성실히 많이 먹으면 된다. 명동에서 전통 있는 함흥식 냉면을 먹고 싶다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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