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이 노원역 근처에 있는 딤섬 집을 가보고 싶다고 했다. 노원역은 내가 거의 모르는 곳이라서 이번 기회에 한 번 탐방을 하기로 했다. 역시 짝꿍을 생각하는 멋진 나. 다양한 딤섬과 대만 요리를 판매하는 곳인데 점심 시간을 살짝 지나서 방문을 했는데도 상당히 많은 고객들이 있었다. 웨이팅을 극히 싫어하지만 짝꿍을 위해서 약 15분 간의 웨이팅을 하고 들어갈 수 있었다.
그냥 기다리기 지루해서 매장 바깥에 있는 메뉴판을 보며 미리 무엇을 먹을까 결정했다. 다양한 딤섬을 비롯해 탄탄면, 우육면과 대만식 볶음밥 등의 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먹고 남으면 포장해서 다음에 먹으면 되기 때문에 딤섬 세 종류와 탄탄면, 대만식 볶음밥을 주문하기로 했다. 15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렸는데 조금만 먹으면 괜히 마음이 섭섭해지기 마련이다.
인기가 있어서 웨이팅이 있겠지만, 매장이 극히 적은 것도 웨이팅을 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매장은 테이블이 5개 정도 밖에 없다. 좌석간 거리도 그리 넓지 못하지만 간이 칸막이가 설치 되어 있어서 그나마 불안함을 덜 느낄 수 있었다. 테이블석에 앉고 싶었으나 자리가 없어서 창가의 바 테이블에 앉았다.
반찬. 무 피클과 생강이 나온다. 처음에는 깍두기라고 생각했는데 하나를 먹어보니 깍두기보단 무 피클의 맛이 난다. 생각은 딤섬과 굉장히 잘 어울리지. 딤섬이라는 요리 자체가 조금은 느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렇게 느끼함을 씻을 수 있는 것이 나온다. 배가 고팠기 때문에 무 피클과 생강을 안주 삼아 맥주를 한 잔 하기로 했다.
맥주는 오랜만에 칭따오를 마시기로 했다. 칭따오는 깊은 맛이 나진 않지만 특유의 청량함이 좋은 맥주다. 이런 청량함이 딤섬의 느끼함을 잘 씻을 수 있다. 시원하게 나온 맥주 한 모금과 피클을 즐기니 허기가 조금 가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딤섬과 대만 요리는 주문 즉시 만들기 때문에 나오는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다.
가장 먼저 나온 가지 새우소 딤섬. 가지와 새우의 조합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검증이 된 조합이다. 이 조합이 도무지 맛이 없을 수가 없지. 게다가 이런 환상적인 조합을 튀겼으니 더욱 그 맛이 좋아진다. 가격만 생각한다면 조금 비싸다고 느낄 수 있는데, 사이즈가 제법 크기 때문에 충분히 값어치를 한다고 본다. 칠리 소스를 사용했는데 상당히 맛이 좋다. 살짝 튀긴 가지와 새우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이 가지 새우소 딤섬을 먹으니 예전에 Nom Wah Tea Parlor에서 먹은 가지 딤섬이 생각났다. Nom Wah Tea Parlor의 가지 딤섬과는 조금 다르지만 이 역시 훌륭한 딤섬이라 할 수 있다.
뒤이어 나온 탄탄면. 처음에는 국물이 자작하게 있어서 이게 무슨 탄탄면이지 생각을 했는데 잘 비비니 그럴싸한 탄탄면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처음에는 우육면을 먹을까 하다가 짝꿍이 우육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탄탄면을 주문해서 같이 먹기로 한 것이다. 소스는 맵지 않고 전형적인 탄탄면 소스의 맛이 난다. 면은 꼬들꼬들하지 않고 살짝 퍼진 느낌이 나는데, 난 꼬들꼬들한 면을 좋아하기 때문에 살짝 아쉬웠다. 가지 새우소 딤섬을 먹은 후에 먹어서 그런지 딤섬에 비해 만족감은 살짝 덜 했다.
새우 쇼마이. 짝꿍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곱게 다진 새우살을 넣어 만들어서 갑각류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싫어하는 사람을 거의 못 보는 음식이기도 하다. 가지 새우소 딤섬이 조금 느끼한 맛이 났다면, 새우 쇼마이는 비교적 담백한 맛이 난다. 새우의 고소한 맛도 잘 느낄 수 있다.
파이구 딴딴. 흔히 대만식 갈비 튀김 볶음밥이라고 알려진 요리다. 탄탄면과 더불어 대만 요리를 대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위안바오는 돼지 갈비를 사용하진 않고 등심을 이용해서 만들었다. 계란과 파를 넣어 잘 볶은 밥 위에 등심을 올려냈다. 고기가 들어간 볶음밥. 참으로 훌륭한 볶음밥. 아, 이 집 밥 참 잘 볶는다. 짜지 않게 적당하게 간을 한 고슬고슬한 밥알이 입 안에서 잘 느껴진다. 살짝 기름진 것 같으면서도 고소한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볶음밥을 먹다가 고기가 그리워질 때는 등심 튀김을 기세 좋게 한 입 베어 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탄탄면보다 만족도가 높았던 음식이다.
소롱포.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딤섬이 아닐까 싶다. 소롱포 내부에는 돼지고기와 함께 젤라틴이 들어 있는데 이 젤라틴이 증기로 인해 녹으면서 육수처럼 변한다. 위안바오의 소롱포는 상당히 진하고 풍미가 깊은 것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주문한 음식 중에서 가장 느끼한 편이어서 소롱포를 먹은 후 계속해서 생강을 먹었다. 노원역에서 맛있는 딤섬과 대만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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