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포스팅이 얼마 남지 않았다. 송년회 포스팅을 마치면 지금까지 올리지 못했던 가을 먹거리 포스팅을 올려야지. 이번 주와 다음 주에도 또 송년회가 있는데 얼마나 마실까 무섭다. 1월 1주부터 다시 신년회가 이어지기 때문에 건강 관리를 잘 해야지. 이번 포스팅은 역촌동에 위치한 생고기 전문점인 연남왕장군이다. 2011년부터 영업을 한 곳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처음 방문했다. 내가 잡은 곳은 아니고 지인이 송년회 장소를 잡았다. 가격이 아름답고 맛도 좋다고 하니 나도 모르게 저절로 기대가 되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향한 곳이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테이블이 반 정도 차있었다. 최대한 고객이 없는 쪽을 향해 내부 사진을 찍었다. 옛날에 유행했던 원통 드럼으로 된 테이블의 모습이다. 좌석간 거리가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예전에는 이런 원통 드럼 테이블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사각 테이블보다 면적이 좁아서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가격이 아름답다라는 말이 이런 뜻이었구나. 정말 아름다운 가격이 아닐 수 없다. 2010년대 물가를 보는 것 같다. 1인분에 180-200g이 아닌 150g이지만 그래도 이 가격이면 충분히 아름답다라고 말할 수 있다. 가격이 아름다운 것만큼 고기의 질도 좋길 바랐다. 처음 방문했는데 무엇이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인지 물어보니 가브리살과 돼지 갈비를 추천했다. 그렇다면 가브리살을 먼저 먹은 후 돼지 갈비를 먹어봐야지.
깔끔한 반찬. 파절이가 입에 착착 달라 붙는 것이 참으로 맛이 좋았다. 내가 워낙 파절이를 좋아하긴 하지만 아무 파절이를 그냥 막 먹지는 않는다. 연남왕장군의 파절이는 새콤달콤한 소스의 맛이 파에 잘 스며들어 정말 맛있었다. 이렇게 맛있는 파절이를 한 번만 먹을 수는 없지. 그래서 한 번 더 리필 해서 먹었다.
가브리살. 밀떡 두 개와 함께 나온다. 일반적인 가브리살과 모양이 다르다. 상당히 얇고 넓게 썰었다. 예전에 가브리살을 이렇게 얇고 넓게 썰어서 제공한 곳이 있었는데, 어디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 도저히 가격을 믿지 못할 정도의 퀄리티다. 고기는 굉장히 만족스러우니 조심스럽게 구워 신중히 맛을 봐야지.
기본으로 제공 되는 계란찜. 계란의 비중이 낮고 물의 비중이 높은 찜이다. 하지만 요즘 같은 물가를 생각하면 이런 계란찜을 주는 것도 정말 감지덕지가 아닐 수 없다. 계란찜은 특별한 맛이 나지 않았지만 괜히 마음이 훈훈해졌지. 이 계란찜 하나로 소주 한 병은 무리이지만, 반 병은 충분히 마실 수 있다.
함께 나오는 된장찌개. 아직도 된장찌개와 계란찜을 같이 주는 곳이 있다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된장찌개는 두부, 파와 새송이 버섯이 들어간 아주 단순한 된장찌개다. 된장 맛이 강하지 않고 부드럽게 잘 넘어가서 맛있게 잘 즐길 수 있었다. 계란찜과 된장찌개 이 두 가지 안주만으로도 소주가 이미 한 병이지.
항공샷을 찍으려고 했는데 각이 나오지 않아서 비스듬히 찍었다. 가브리살이 얇기 때문에 많은 양을 올리면 쉽게 탈 것 같아서 떡과 함께 적당한 양을 올렸다. 얇고 화력이 좋으니 금방 익는 모습이다. 요새 돼지고기는 예전과 달라 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서 바싹 익혀 먹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난 어느 정도 잘 구워진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조금 바싹 구워 먹었다. 가브리살은 굉장히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다. 가격이 저렴해서 질이 낮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라니. 정말 단골로 삼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기세를 몰아서 주문한 돼지 갈비. 가격이 저렴해서 목전지나 목살 부위만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어엿한 갈비 부위가 나왔다. 아, 이 집 참 마음에 든다. 양념의 색이 돼지 갈비 전문점에 비해 조금 옅은 색이다. 돼지 갈비도 신중하게 구워서 맛을 보도록 해야지.
돼지 갈비를 주문하니 판을 바꿔준다. 돼지 갈비는 양념으로 인해서 다른 고기에 비해 쉽고 빠르게 타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고 섬세하게 굽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굽도록 했지. 역시 고기를 잘 굽는 멋진 나. 개인적으로 고기를 자주 뒤집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에는 신중히 굽기 위해서 적당히 잘 뒤집었다.
멋지게 잘 구웠다고 생각했지만 양념이라 어쩔 수 없이 탄 부분이 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선방했다. 후후후. 탄 부분은 과감하게 가위로 자르고 조심스럽게 맛을 보자. 양념 맛이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느껴진다. 양념 맛이 강하지 않아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브리살을 워낙 만족스럽게 먹어서 큰 임팩트는 없었지만 충분히 괜찮은 맛이었다.
마무리로 주문한 냉면. 냉면은 그냥 딱 전형적인 고깃집 냉면이다. 고깃집에서 먹는 냉면 맛을 평할 수 없지. 후식 및 식사로 먹기 충분한 맛이라고만 하겠다. 역촌동에서 가성비 좋은 가브리살과 돼지 갈비를 먹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봐야 할 곳으로 강력하게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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