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밀린 먹거리 포스팅을 하나 하는구나. 사진첩을 정리하다 보니 밀린 곳들이 약 50개가 된다. 이걸 대체 언제 다 하지. 어째서 난 이렇게 대책 없이 많이 돌아 다녔던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지만 최대한 빠르게 끝내도록 노력 해야지. 아마 올해 안에는 다 못할 것 같으니까 올해 초까진 마무리 지어야겠다. 스페인 클럽은 다양한 스페인 요리를 파는 곳이다. 이태원 외에 잠실, 해운대와 대구 등에도 지점이 있다.
아늑한 내부 분위기. 내부는 굉장히 깊게 되어 있어서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넓다. 창가가 있는 곳의 경우 일주일 정도 전에 예약을 해야 앉을 수 있다고 하는데, 굳이 창가 자리를 앉을 필요는 없어서 방문 며칠 전에 예약을 했다. 어린 나이에는 창가 쪽 자리나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곳을 앉으려 했는데, 나이가 든 지금은 최대한 조용한 자리를 요청하는 편이다.
메뉴. 가게 내부에서도 메뉴판을 주는데 깜빡하고 찍지 않아 나가는 길에 바깥에 있는 것을 찍었다. 스페인의 대표 요리라고 할 수 있는 빠에야, 하몽과 감바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빠에야는 조리 시간이 약 4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예약할 때 미리 빠에야를 먹는다고 말하는 것이 좋다.
이날 즐긴 와인은 꼬또 레알 리제르바. 아직 위스키나 백주에 비해 와인에 대한 조예가 깊지 못하다. 틈틈이 와인을 공부하려고 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위스키나 백주를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드라이한 느낌이 강했지만 전체적인 밸런스가 나쁘지 않아 잘 즐겼다.
가장 먼저 나온 요리는 뽈보. 구운 문어, 파프리카와 감자의 조합의 스페인식 문어 요리라고 할 수 있다. 문어는 질기지 않고 굉장히 부드럽다. 요리의 간이 강한 편이기 때문에 함께 나온 레몬을 살짝 뿌려 먹으면 짠 맛을 중화 시킬 수 있다. 뽈보를 먹으니 이상하게 밥이 생각났다. 짠 맛이 강해서 그런지 밥을 비벼서 먹고 싶었다. 하지만 빠에야를 주문했기 때문에 과한 탄수화물 섭취는 옳지 못하지.
참피뇨네스 콘 이베리코. 이름이 참 어렵다. 양송이 버섯 안에 하몽, 초리조와 파프리카를 넣고 만든 요리다. 돼지 고기와 버섯의 조합은 전 세계적으로 검증이 된 조합이다. 돼지 기름을 잘 먹은 버섯이 맛이 없을 수가 없지. 뽈보와 마찬가지로 간이 좀 강하긴 했지만 간이 강해서 그런지 와인과 잘 어울렸다. 음식의 짠 맛을 와인이 잘 씻어준다. 이 조합은 마치 삼겹살과 소주의 조합과도 비슷하다.
내가 이 사진을 왜 찍었더라. 항공 샷을 찍어보고자 해서 찍은 것 같은데 아마 와인을 마시고 좀 취해서 제대로 찍지 못한 것 같다. 난 소주, 위스키나 백주는 어느 정도 잘 마시는 편인데 막걸리나 와인 같은 술에는 굉장히 약한 편이다.
이날의 백미였던 빠에야 데 마리스코스. 닭고기가 들어간 빠에야, 해물이 들어간 빠에야와 두가지를 섞어서 만든 빠에야가 있는데 우리는 해물이 들어간 빠에야를 골랐다. 빠에야는 리조또와 마찬가지로 생쌀을 가지고 조리를 하는 요리다. 한국에서는 쉽게 만들기 위해서 생쌀이 아닌 즉석밥이나 이미 지어진 밥을 사용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만들면 쉽게 만들 수는 있지만 정통 빠에야나 리조또와는 거리가 먼 요리가 만들어진다. 스페인 클럽의 빠에야는 굉장히 수준 높은 맛을 보인다. 해물 특유의 향과 맛을 잘 느낄 수 있었고 밥 역시 맛이 좋았다. 다행스럽게도 새우가 한 사람에 하나씩 먹을 수 있도록 나와서 싸우지 않고 화기애애하게 먹을 수 있었다. 이태원에서 맛있는 스페인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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