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호남

[여수] 거북선어 - 여수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선어 회 맛집

담구 2023. 7. 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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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으로 다녀온 여수 포스팅. 대학 다닐 때까지만 해도 여수를 한 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서 종종 가게 된다.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가 유행한 이후로 관광객이 많아지고 물가도 올랐다고 하는데 그 전에 다녀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번에 포스팅할 곳은 선어 회를 전문으로 파는 거북선어다.

 

내부가 상당히 넓고 쾌적하다. 단체 고객을 겨냥한 것 같은 좌석 배치를 했는데, 소수가 갈 경우 더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구조다. 우리가 처음 입장했을 때는 고객이 많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자리가 거의 다 찼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고객이 들어오는 것이 인상 깊었다.

 

매장은 통 창으로 되어 있어서 바닷가를 바라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바깥 풍경이 시원하고 아름다워서 낮, 밤 가릴 것 없이 좋은 풍경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여수 업무를 마친 후 저녁에 갔는데 여러 색상의 불빛을 바라보며 맛있는 선어 회를 즐겼지. 부산, 여수 같은 바다 도시에 살면 이런 풍경을 쉽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메뉴. 선어 회 전문점이기 때문에 선어 회를 판매하고 있고, 그 밖에 전복 버터 구이, 새우 버터 구이도 판매하고 있다. 우린 선어 모둠 회 작은 사이즈와 여수 밤바다라는 술을 주문했다. 선어용 초밥도 하나 주문할까 했는데 과한 탄수화물 섭취는 몸에 좋지 않기 때문에 먹다가 양이 부족하면 주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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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반찬. 죽, 수삼, 생선 전, 회무침, 새우 구이, 꼴뚜기, 가오리 간과 해삼이 나온다. 흔히 애라고 말하는 간이 나오는 것이 특이했다. 난 삭힌 홍어를 못 먹기 때문에 가오리 간이 나와서 살짝 무서웠는데 큰 용기를 내고 먹어보니 크리미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제법 좋았다.

 

여수 밤바다는 그냥 소주. 기안84 작가와 콜라보레이션을 했는데 큰 특이한 것은 없다. 차라리 여수 밤바다를 부른 가수와 콜라보레이션을 했으면 상징성이라도 있을 것 같은데. 희석식 소주 맛은 부드러움 외에는 큰 특별함이 없기 때문에 거기서 거기이긴 하다. 바닷가를 바라보며 정갈한 반찬과 함께 소주 한 잔을 기울이니 그래도 운치는 제법 있더라.

 

선어 모둠 회. 가오리, 갑오징어, 병어와 삼치의 구성이다. 가오리 간이 나올 때 가오리 회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여지 없이 나왔다. 두 명이 먹기 상당히 많은 양이다. 잘 숙성된 선어 회는 역시 그 모습이 아름답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갑오징어가 나와서 더 없이 좋았다. 먹기 전에 어떻게 먹으면 맛있는 지를 설명 해주는데 가오리와 병어는 쌈장과 먹고, 갑오징어는 간장과 먹고, 삼치는 양파 양념장과 먹으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디 한 번 맛있게 먹어 봐야지.

 

병어 회. 병어는 보통 구이로 많이 먹는 생선이다. 호남 지방에서는 제사상에 많이 올라오는 생선이기도 하다. 병어는 살이 굉장히 부드럽고 담백하다. 고소한 맛이 어렴풋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담백한 맛이 강한 생선이다. 그래서 활어로 먹을 경우 그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어 선어로 먹는 경우가 많다. 거북선어의 병어 회는 잘 숙성이 되어 감칠맛이 돌고 고소한 맛이 함께 느껴졌다. 다른 선어 회 사진도 찍은 것 같은데 왜 없지. 하여간 갑오징어, 가오리와 삼치 회 역시 맛이 좋아 입에 착착 감겼다. 그래서 여지 없이 또 과음을 했지. 후후. 술 냄새 풍기는 포스팅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결국 또 술 냄새가 풍기는구나.

 

마무리로 먹은 매운탕. 색은 굉장히 연한데 맛은 진하고 칼칼한 맛이 강하다. 칼칼한 맛으로 인해 술이 깨는 것 같은데 진한 맛으로 인해 또 술을 불러 일으키는 맛이다. 그래도 또 과음을 하고 말았지. 오랜만에 찰지게 숙성한 선어 회를 먹으니 참 만족스럽게 잘 즐겼다. 여수에서 수준 높은 선어 회를 먹고 싶다면 꼭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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