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을지로] 언오디너리 - 힙지로의 숨겨진 와인 바 맛집

담구 2023. 6. 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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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런 레트로 열풍에서 핫한 곳을 꼽으라면, 성수동, 문래동과 을지로를 꼽을 수 있다. 세 곳 모두 예전의 가내수공업 및 소규모 제작소들이 있던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시장이 바뀜에 따라 점차 몰락하고 있는 곳이었다. 도시재생사업 및 레트로 열풍이 시작됨에 따라 간단한 리모델링을 거친 후 유명한 식당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언오디너리는 이런 을지로에서 숨겨진 와인 바인데 분위기가 좋아서 20, 30대의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내부는 그리 넓지 않지만 좌석 거리가 여유롭게 되어 있어서 다른 테이블의 방해를 받지 않고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방문을 했는데,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인해서 비교적 밝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어두워지고 무드 있는 분위기가 연출 되었다.

 

메뉴. 본매로우 사워도우, 가리비, 언오 플레이트, 굴튀김, 농어 리조또, 수비드 오리 가슴살 및 참숯에 구운 살치살 등 다양한 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또한 약 80종의 다양한 와인을 판매하고 있어서 와인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다. 언오디너리에서 판매하는 요리를 보면 다들 와인과 잘 어울리는 것들이다. 와인 애호가들이 좋아할 곳이겠다. 난 와인을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니기 때문에 와인 선택은 지인에게 맡겼다.

 

이날 마셨던 와인인 도멘 제롬 쎄조 뉘 쌩 조르쥬 오 쌩 줄리앙과 본매로우 사워도우. 이름이 참 어렵다. 이런 어려운 이름으로 인해서 내가 와인에 대해 큰 흥미를 갖지 못하는 것 같다. 프랑스 와인으로 밸런스가 잘 맞았다. 와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본매로우는 소의 골수를 말하는데 요새 신의 버터라는 마케팅으로 판매를 한다고 한다. 소의 골수라는 말은 판매를 높이기 위한 심각한 오버이자 상술이고, 그냥 눅진한 지방 맛이 잘 느껴지는 부위라고 할 수 있다. 골수를 사워도우에 발라서 먹으면 된다. 사워도우의 맛과 골수의 맛이 조화롭게 잘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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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킷 브레드 위에 참나물, 크림 치즈와 가리비를 올려 만들었다. 아니 근데 사진이 왜 이리 찍혔지. 애피타이저 형식으로 먹기 좋은 요리다. 가리비의 고소한 맛과 참나물의 맛이 이질감 없이 잘 어울렸다. 크림 치즈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부족한 맛을 잘 보충하는 역할을 했다.

 

언오 플레이트. 수비드 돼지 안심, 크림 치즈, 무화과, 자몽 소스와 루꼴라를 얹은 요리다. 자몽 소스에서 자몽의 향이 강하게 느껴졌는데 와인과 상당히 잘 어울렸다. 많이 들어 있진 않은 무화과가 언오 플레이트의 포인트다. 무화과의 은은한 단 맛이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맛에 절제를 하는 역할을 한다.

 

수비드 안심이 있긴 하지만 고기를 먹지 않으면 뭔가 불안하고 허전하고 아쉽고 마음이 어두워질 수 있기 때문에 주문한 살치살 스테이크. 가니쉬로 구운 감자가 함께 나온다. 레드 와인을 조려서 만든 소스를 사용했는데, 내 입에는 너무 달게 느껴졌다. 그래서 포크로 소스를 제거한 후 먹었다. 소스의 맛을 조절한다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농어. 농어는 지금이 제철인데, 제철 농어는 참 맛이 좋다. 구운 농어에 튀긴 파스타를 감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잘 구운 농어가 바삭한 파스타와 잘 어울렸다. 예전에는 생선을 잘 먹지 않아서 제철을 잘 몰랐는데, 이제는 제철에 맞는 생선을 찾아 먹는 재미가 있다. 힙지로라 불리는 을지로에서 분위기 좋고 맛도 좋은 요리를 제공하는 와인 바를 찾는다면 한 번 가볼 곳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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