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경기

[구리]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해인수산 - 꽃게와 조개찜

담구 2023. 5. 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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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이 알이 꽉 찬 꽃게가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다. 그렇다면 짝꿍의 감미로운 노래 소리를 들으며 꽃게를 먹으러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꽃게는 금어기가 있기 때문에 금어기 전이나 금어기가 풀린 직후에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그래서 짝꿍을 데리고 구리 농수산물 도매시장에 가서 꽃게를 사서 먹기로 했다. 우리가 간 곳은 짝꿍이 눈여겨본 해인수산이다.

 

대게, 킹크랩, 꽃게, 홍게와 랍스터 등 다양한 갑각류가 있고 또 가리비, 백합과 키조개 등 다양한 패각류도 있었다. 나와 짝꿍은 게 중에서 꽃게를 가장 좋아한다. 꽃게가 워낙 대중적인 게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폄하 되는 면이 있긴 하지만 잘 굽거나 익힌 꽃게의 맛은 대게나 킹크랩 못지 않다.

 

알이 꽉 찬 꽃게와 가리비를 샀다. 그 후에 추가적으로 키조개도 구매했지. 새우도 구매할까 잠시 망설였지만 굳이 게를 먹는데 새우를 먹을 필요는 없을 거 같아서 새우는 구매하지 않았다. 새우는 찜보다 구이로 먹는 것이 더 맛있다. 게 역시 구워 먹는 것이 더 맛있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게를 구워 먹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게와 가리비를 주문한 후 2층에 있는 구구팔팔 2호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2호점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니 1호점도 있는 것 같은데, 1호점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구리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처음 와봤는데 노량진과 같은 생기는 없었다. 아무래도 주말이어서 그런 것 같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고객이 두 팀 정도 있었고, 가게 직원들이 막 식사를 끝내고 있었다. 3시라는 어중간한 시간에 가서 고객이 많이 없었는데, 저녁 시간이 되니 그래도 1/3 이상은 자리가 차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자리가 여유로웠기 때문에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하려고 창가에 앉았다. 창가라고 해봐야 농수산물 도매시장이 보이는 것이 전부이지만 그래도 괜한 운치를 느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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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차림 비용으로 1인당 5,000원을 받는다. 그 밖에 서더리 매운탕, 연포탕, 동태탕, 고등어구이, 고등어조림, 계란찜, 수제비와 볶음밥 등을 판매한다. 게 손질 비용은 따로 받는데 꽃게 같은 경우 손질이 간편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우리가 손질하기로 했다. 게를 먹을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소주지. 게 손질 비용을 아껴서 소주 한 병 더 마시는 것이 좋다.

 

반찬. 와사비, 김치, 곤약, 샐러드와 피클이 나온다. 반찬은 모나지 않은 맛이었는데, 이 정도로 5,000원의 상차림 비용을 받는 것은 조금 과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뭐 기분 상하거나 아쉬움이 남을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반찬을 안주 삼아 소주 한 병을 마셨다.

 

잘 쪄진 가리비와 꽃게.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먹기 바빠서 따로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알이 꽉 찬 꽃게의 맛은 훌륭하기 그지 없었다. 가리비와 꽃게를 같이 쪄서 그런지 가리비는 알이 많이 작아지고 조금 질긴 느낌이 들었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였다. 꽃게 살의 단 맛과 더불어 알의 눅진한 맛을 함께 느끼니 이곳이 바로 천국이었다.

 

따로 주문한 계란찜. 조금은 뻑뻑하게 쪄진 계란찜이었지만 계란 함량이 높아서 고소한 맛을 잘 느낄 수 있었다. 난 계란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서 고깃집이나 식당에 갈 때 계란찜을 꼭 주문하는 편이다. 계란찜에 게살을 올려 먹으니 고소한 맛과 눅진한 맛을 함께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

 

만족스럽게 꽃게와 조개를 먹은 후 주문한 서더리 매운탕. 회를 먹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매운탕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서더리로 만들었지만 양이 풍부하고 깊은 맛이 났다. 수제비 사리를 넣을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짝꿍이 좋아하는 라면 사리를 넣어서 먹었는데, 매운탕 국물을 잘 머금은 라면 사리의 맛이 정말 좋았다. 구리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는 수산물을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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