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하고 집에서 쉬려고 하는데 지인이 술 한 잔 하자고 한다. 그렇다면 마시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어디서 무엇을 맛있게 먹을 생각인지 물으니 역촌동에 있는 실내 포차에서 광어 회와 이것저것을 먹자고 한다. 고기가 아닌 것이 참으로 아쉽기 그지 없었지만, 녀석이 산다고 하는데 안 갈 이유가 없지. 그렇게 룰루랄라 찾아간 곰돌이 포차. 주택가에 있는데 찾기는 어렵지 않다.

가게 밖 고무 대야에는 전어가 헤엄치고 있었다. 11월에 올리지만 방문했던 것은 9월이어서, 전어가 있을 때였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전어를 그리 많이 먹지 않았네. 예전에는 꼭 전어 철에 전어 회나 전어 구이를 먹었는데, 이제는 전어가 막 생각나지 않는다.

내부는 테이블과 평상이 있다. 요새는 좌식이 많이 없어지고 있는데 이렇게 이색적으로 배치하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에 본다. 우리는 이제 나이가 들고 기력이 쇠해서 좌식에 앉으면 불편하니 테이블로 자리를 잡았다. 동네에 있는 실내 포차라서 그런지 내부는 그리 넓지 않다.

메뉴. 가게는 상당히 작은데 메뉴는 굉장히 많다. 문어, 갑오징어, 전복, 해삼, 멍게, 광어 회와 전어 회 등을 판매하고 있고 낙치 요리도 있다. 우리는 꽃게 탕과 광어 회를 먼저 주문하고 술 한 잔 즐기기로 했다. 녀석과 함께 술을 마시면 과음을 하지 않고도 재밌게 술을 마실 수 있지.

기본 반찬. 반찬이 상당히 훌륭히 나온다. 줄기 콩, 당근, 번데기, 고추, 마늘, 부ㅜ추 무침, 쌈장과 깻잎 등이 나온다. 번데기는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안주인데 이렇게 먹어도 맛있고 탕으로 끓여 먹어도 맛있다. 조만간 번데기탕 끓여 먹어야지.

들어간 것은 많이 없지만 전도 한 장 나온다. 이런 전은 없어도 되지만 나오면 괜히 반갑고 즐겁기 마련이지. 부추, 김치와 양파가 좀 들어갔는데 기름진 맛이 좋았다. 이런 전 한 점에 소주 한 잔 마시면, 이 전 하나로도 소주 두 병은 거뜬히 마실 수 있다.

꽃게 탕.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굉장히 크고 아름답게 나온다. 씨알이 굵은 꽃게를 제법 많이 넣고 양파, 쑥갓과 파 등을 넣어 매콤달달하게 끓였다. 꽃게가 들어가면 국물이 굉장히 달아지는데 그래서 고춧가루를 넣어 그 단 맛을 눌러주는 역할을 한다.

살이 가득 들어간 꽃게. 꽃게는 먹기 좀 귀찮긴 하지만 꽃게만큼 맛있는 게가 또 없다. 개인적으로 게 중에서 난 꽃게를 최고로 꼽는데 구워 먹어도 맛있고 쪄 먹어도 맛있고 삶아 먹어도 맛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격도 비싸지 않아서 접근성도 뛰어나다.

광어 회. 광어 회도 맛있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꽃게 탕에 밀려서 큰 감흥은 없었다. 꽃게 탕 국물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회가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회로 먹기도 하고 꽃게 탕 국물에 살짝 데쳐서 샤브샤브처럼 먹기도 했지. 아, 이게 바로 사치라고 할 수 있다.

지인 녀석이 낙지볶음도 먹자고 해서 먹었다. 딱 봐도 매워 보여서 걱정을 좀 했는데 역시 매웠다. 그래서 난 얼마 먹지 못하고 술만 마셨지. 매운 음식을 잘 먹고 싶구나. 역촌동에서 맛있는 꽃게 탕과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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