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생일 파티가 있어서 방문한 오뜨서울. 오뜨가 무슨 뜻인지 잠깐 궁금했는데 어련한 뜻이 있겠지 싶어서 찾아보지 않았다. 망원역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어서 퇴근하면서 술술 넘어갔지. 나의 생일이었더라면 고기를 푸짐하게 구워 먹으며 소주 한 잔을 했겠지만 지인의 생일 파티니 축하한다는 말을 건네고 참석했다.
깔끔한 내부 모습. 바 테이블과 일반 테이블이 있다. 예약을 할 경우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 같다. 지인이 예약을 했기 때문에 예약 된 일반 홀 테이블에 앉았다. 우리가 조금 이르게 방문해서 그런지 처음 들어갈 때는 고객이 거의 없었는데 나중에는 자리가 제법 찼다.
단품과 코스 요리를 판매하고 있는데, 코스로 예약이 되어 있었다. 완두콩을 시작으로 크림 브륄레와 젤라또로 마무리가 되는 코스다. 가격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요새 같은 시기에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의 코스를 즐기기는 상당히 어렵지.
완두콩. 완두콩이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다. 설마 에다마메처럼 나오지 않을까 약간 우려가 있었는데 완두콩을 예쁘게 타르트를 만들어 제공한다. 완두콩에서는 풋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은은한 단 맛이 느껴진다. 난 달거나 신 음식을 잘 먹지 못 하는데, 나에게 딱 좋은 달달함이었다.
브리오슈와 닭 간 빠테. 빠테를 브리오슈에 발라 먹으면 된다. 브리오슈는 기성품을 사용하는 것 같지 않았다. 따뜻하게 구워 나온 브리오슈와 닭 간의 빠테가 상당히 잘 어울렸다. 닭 간의 경우 푸아그라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고소하고 눅진한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담백한 브리오슈와 눅진한 닭 간 빠테가 만나니 참으로 좋은 조합이었다.
새우 타르타르. 개인적으로 이런 타르타르는 말고기로 만드는 것을 최고로 치지만, 말고기를 먹지 않게 된 이후로는 딱히 최고로 치는 것 없이 뭐든 잘 먹게 되었다. 새우는 수비드를 했고 랜치 소스와 깻잎 오일로 마무리했다. 랜치 소스가 새우의 맛을 가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상당히 조화를 잘 이루고 새우의 고소하면서 은은한 단 맛도 잘 느낄 수 있었다.
관자. 부드럽게 잘 조리한 관자는 전혀 즐기지 않고 관자 특유의 풍미를 잘 느낄 수 있었다. 왜 내가 관자를 요리하면 이런 맛이 나지 않는 것일까. 관자는 의외로 요리하기 어려운 재료라서 잘못 조리할 경우 굉장히 질기게 조리가 되거나, 관자의 맛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뻣뻣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정도로 관자를 잘 요리하는 것이 상당히 놀라웠다.
도피누아즈. 프랑스식 감자 그라탕이라고 한다. 감자를 크레이프처럼 겹겹이 쌓아 만든 것이 인상적이었다. 감자는 그냥 구워 먹어도 맛있고 삶아 먹어도 맛있고 튀겨 먹어도 맛있는 실로 좋은 재료다. 이런 감자를 훌륭한 조리 기술로 만들면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오리 가슴살 스테이크. 껍질 부분은 바삭하게 굽고 속은 육즙을 충분히 머금은 미디움 레어 상태로 구웠다. 오리는 기름이 많기 때문에 겉 부분을 바삭하게 굽는 것은 쉬운데 살을 촉촉하게 굽는 것이 어렵다. 우리가 원하는 굽기로 제대로 잘 나왔고, 함께 제공되는 소스 역시 훌륭했다. 후식으로 크림 브륄레와 젤라또가 나왔는데 사진이 없네. 난 분명 사진을 찍었는데. 내가 후식을 워낙 안 먹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사진만 찍고 먹지는 않아 맛에 대한 평을 못 하겠다. 하지만 같이 간 지인들은 상당히 맛이 좋았다며 극찬을 했다.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훌륭한 프렌치 코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오뜨서울. 망원역 근처에서 분위기 좋게 훌륭한 코스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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