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에 있는 거래처에 다녀오니 저녁 먹을 시간이 다 되었다. 그렇다면 저녁을 먹고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괜히 배 고플 때 지하철을 타거나 운전을 하면 배가 고파 정신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계천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형에게 전화를 하니 저녁에 시간이 된다고 해서 같이 밥을 먹기로 했다. 무엇을 먹을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을지로 3가에 있는 세광양대창에 방문하기로 했다. 세광양대창은 예전에 참 많이 다녔던 곳인데, 이제는 나이가 들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해서 그런지 자주 방문하지 않는 곳이 되었다.
오랜만에 방문했지만 전혀 낯설지 않은 세광양대창의 내부 모습. 세광양대창은 프랜차이즈이기 때문에 어딜 가더라도 동일한 내부 모습을 보인다. 레트로 분위기를 보이지만 촌스럽지 않게 잘 꾸민 것이 인상적인 곳이다.
메뉴. 세광양대창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대창, 막창, 특양을 비롯해서 예전에는 팔지 않았던 소갈비도 판매하고 있다. 그 밖에 뚝배기양밥, 해장탕면, 냉면, 계란찜과 곱창전골도 판매하고 있다. 을지로3가만 그런 것인지, 세광양대창 전부가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소주가 6,000원이라는 참으로 사악한 가격이다. 흑흑 대학 다닐 때만 해도 2,500원에 한 병을 즐겁게 마시곤 했는데.
한 편에는 계란 후라이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김, 계란, 버터, 무생채, 간장과 참기름이 있다. 밥 한 공기 시켜서 무생채 계란 버터 밥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하지만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찌고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우리는 고기를 좀 더 먹기로 했다. 역시 올바른 식습관을 갖춘 멋진 나.
기본 반찬. 상추 겉절이, 오이 소박이, 백김치와 감자 사라다가 나온다. 상추 겉절이의 소스가 상큼해서 식욕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거기에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상추 겉절이를 먹으면 입 안을 개운하게 하는 역할도 함께 한다. 겉절이는 참으로 좋은 음식이다.
우리가 주문한 특양과 대창. 개인 취향에 맞게 특양만 먹어도 되고 대창만 먹어도 되고 막창만 먹어도 된다. 개인적으로 막창을 가장 좋아하긴 하지만 이번에는 같이 간 형의 의견에 따라 주문했다. 돈 내는 사람에게 메뉴 선택권을 부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 번에 다 구워도 되지만 양념이 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탄다. 그래서 흐름이 끊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당한 양을 굽는 것이 중요하다. 고기를 먹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흐름이 끊기지 않게 굽는 것이고, 둘째로는 누구나 다 좋아하는 굽기로 굽는 것이다. 대창의 경우 기름이 많고 쉽게 익지 않아 인내심을 가지고 굽는 것이 좋다.
짠. 다 익었다. 사실 좀 오래 걸리긴 했지만 그 과정까지 올리기에는 너무 사진이 많고 귀찮아서 생략 하기로 한다. 내가 봐도 참으로 잘 구워졌다. 이제 대창과 특양을 안주 삼아 술 잔을 기울이며 형과 하하호호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 된다.
시원하게 소맥 한 잔 말고 시작했다. 그런데 취하지도 않았는데 왜 대창을 이렇게 숟가락에 올려 사진을 찍었는지 모르겠네. 대창은 역시 기름지다. 소 기름의 맛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는 부위다. 예전에는 이 맛을 참 좋아해서 매주 한 번은 먹곤 했는데 이제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먹어도 벅차다. 하지만 이렇게 양념이 되어 있고 술과 함께 즐기면 부담이 덜 하게 먹을 수 있지.
뚝배기 양밥. 밥에 특양을 넣고 볶은 것이다. 소 기름을 잔뜩 먹은 볶음밥이 맛이 없을 수 없지. 이런 지나가던 개가 볶아도 맛있을 맛이다. 건강에 해로운 맛이지만 한국인의 정통 후식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주문했다. 이 뚝배기 양밥은 소맥보다 소주가 잘 어울리기 때문에 소주를 추가 주문했다. 그리고 취했지.
형이 먹고 싶어서 주문한 계란찜. 계란찜 위에 치즈를 올려 제공한다. 계란찜의 맛은 평범하지만 가격이 저렴해서 괜찮다. 이날도 형과 함께 배부르고 기분 좋게 식사를 즐겼다. 을지로 3가 외에 다른 지점도 많으니 가까운 곳을 찾아가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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