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경기

[동두천] 청수면옥 - 이색적인 평양식 함흥냉면

담구 2023. 3. 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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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에 출장이 잡혀서 룰루랄라 오전에 일찍 다녀왔다. 오전 업무를 마치니 점심시간이 되어서 무엇을 먹을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역사가 오래된 함흥냉면집이 있다고 한다. 난 냉면은 함흥냉면보다 평양냉면을 좋아하지만 둘 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청수면옥에 찾아갔다. 30년 전통이라고 하지만 실제 역사는 30년을 훌쩍 넘기고 약 50년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내부는 최근에 테이블로 바꾼 것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아를 동반하고 올 경우가 아니면 좌식이 테이블에 비해 장점이 없어서 요새는 이렇게 테이블로 많이 바꾼다. 평일 점심시간이라서 그런지 예상외로 고객들은 많이 없었고, 우리가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 테이블의 반 정도가 차있었다.

 

메뉴. 함흥냉면답게 비빔냉면을 메인으로 판매하고 있고, 물회냉면, 물냉면, 편육, 가오리무침과 만두도 판매하고 있다. 편육을 먹고 싶었지만 점심부터 너무 과하게 먹는 것 같아서 물냉면과 편육을 주문한 후 조신하게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예전 같았으면 당연히 편육과 냉면을 즐겼겠지만 이제 저녁 약속이 있을 때는 점심을 과하게 먹지 못하게 되었다. 아아, 이게 나이를 먹는 슬픔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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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이 나오기 전 육수를 준다. 육수는 따뜻하게 제공이 되어서 좋았다. 육수 맛을 보니 함흥냉면의 맛보다 평양냉면에 가까운 맛이 난다. 삼삼한 맛이 나면서 어느 정도 감칠맛도 함께 느껴진다. 뭐라 정확히 평을 할 수 없는데 이색적인 맛이다. 하지만 이 이색적인 맛이 불호로 작용하지 않고 상당히 흥미를 일으키는 맛이다.

 

물냉면. 특이하게 고명으로 제육이나 수육이 아닌 고기가 들어갔다. 이게 대체 뭐지 하면서 자세히 보니 양지를 잘게 찢어 넣은 것이다. 이런 식의 고명이 나온 냉면집은 처음 가봤다. 그 밖에 계란, 배, 무절임과 오이도 들어갔다. 이 이색적인 함흥냉면이 신기하면서 오묘하게 느껴졌다. 그럼 이제 맛을 보도록 한다.

 

먼저 흔하게 볼 수 없는 잘게 찢어 넣은 양지를 먹어봤다. 적당히 간이 되어 있으면서 고기의 맛을 잘 느낄 수 있다. 냉면의 면은 함흥냉면답게 고구마 전분이 들어갔는데 탄성이 일반 함흥냉면에 비해 떨어진다.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의 중간 식감을 가지고 있다. 이색적인 육수가 면과 잘 어울려서 상당히 맛있게 잘 먹었다.

 

만두. 직접 빚은 것 같지 않고 고급 기성품을 사용하는 것 같은 비주얼이다. 아직 저급 기성품 만두가 남아있긴 하지만 고급 기성품 만두는 상당히 퀄리티가 올라왔다. 제발 맛있길 바라며 한 입 크게 먹기로 했다.

 

오. 생각보다 맛있다. 고기도 많이 들어 있고 채소도 많이 들어 있다. 육즙이 팡팡 터지는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의 육즙도 잘 간직하고 있었다. 이 정도의 고급 기성품 만두 맛은 오랜만이었다. 동두천에서 평양냉면이 생각나는 함흥냉면을 맛보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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