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먹거리 마지막 포스팅은 지난 번에 올린 남도횟집이다. 아나고 주물럭을 워낙 맛있게 먹어서 다시 한 번 방문해서 회를 먹기로 했다. 지난 호남 출장은 먹거리가 풍부해서 참 마음에 들었다. 뛰어난 맛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렇게 진수성찬을 맛볼 수 있다니. 서울은 반성해야 한다.
2024.08.29 - [식도락 - 호남] - [부안] 남도횟집 - 아나고를 주물럭으로 먹을 수 있는 곳
내부 모습은 지난 번에 설명 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 하기로 한다. 지난 번에 방문했을 때보다 많은 고객들이 있었고, 연령대는 상당히 높아 보였다. 여기에 있으니 아직 나는 청년이구나. 아아,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군대 다시 가는 거 빼고 계속 젊음을 유지하고 싶다.
순서가 조금 바뀌긴 했지만 매장 바깥에는 수조가 있는데, 그 안에는 신선한 해산물과 물고기들이 가득 들어있다.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멍게도 많이 있었다. 오늘도 누군가의 일용할 양식이 되어가고 있겠지. 녀석들의 명복을 빌며 군침을 삼킨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서 다시 또 해산물로 태어나길 바란다.
메뉴. 지난 번에 아나고 주무럭을 워낙 맛있게 먹었다. 이번에는 활어 회를 즐기기로 했다. 활어 회는 농어, 광어, 우럭과 도미가 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먹을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농어를 먹기로 했다. 농어는 회 3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광어, 우럭 및 도미에 비해 인지도나 명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 맛에 있어서는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농어는 식감이 살짝 무른 편인데 활어로 먹을 때는 다른 생선과 큰 차이를 느낄 수는 없다.
바깥에는 이렇게 벤치가 있는데 벤치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 벤치에 앉아 있는 고객이 없었다. 벤치 옆에는 갯벌이 있는데 민물이 들어올 때는 제법 물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날씨가 덥지 않을 때는 이런 벤치에 앉아서 식사를 하는 것도 하나의 흥이라고 볼 수 있겠지.
어마어마하다는 표현 외에는 쓸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스끼다시가 나온다. 진주담치, 가오리, 가리비, 전어, 관자, 전복, 백합, 새우, 병어, 개불과 해삼 등 신선한 해산물의 축제라고 할 수 있다. 호남에 있는 횟집을 가면 이렇게 스끼다시가 풍부하게 나온다. 회를 먹기 전에 배가 부를 지경이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는 많은 인원이 갔기 때문에 무리 없이 다 먹을 수 있었지. 하하호호 담소를 나누며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먹으니 어느새 싹 사라지고 없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려고 노력하는 멋진 우리.
실로 아름다운 농어의 모습. 농어는 살에 검정색 줄이 박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강렬한 인상 덕분에 농어를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다. 회를 큼직하게 썰어서 호쾌함까지 느낄 수 있다. 이런 회는 그냥 먹어도 맛있고 간장을 찍어 먹어도 맛있고 초장을 찍어 먹어도 맛있고 소금을 찍어 먹어도 맛있다. 취향은 존중해야 하니 마음껏 즐기도록 하자.
회를 큼직하고 두툼하게 썰어 농어 특유의 무른 식감을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한 모습이다. 활어 회는 사후 경직으로 인해 선어 회로 먹을 때보다 식감이 더 쫄깃한 편이다. 농어도 사후 경직이 있을 때는 많이 무르지 않다. 간장을 살짝 찍어 먹으니 참으로 맛있다. 활어 회는 선어 회처럼 감칠맛을 많이 느낄 수 없지만 꼭꼭 오래 씹으면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회에는 소주가 필수지. 그래서 소주도 한 잔 마셨다.
마무리로 매운탕. 매운탕은 농어로만 만들지 않고 서더리로 만들었다. 매운탕을 계속 팔팔 끓이면서 육수를 추가하면 뼈와 잔고기에 붙어 있는 맛이 잘 우러나와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역시 참으로 훌륭한 소주 안주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술을 마셨지. 다행스럽게도 과음하지 않았다.
기가 막히게 맛있었던 김치. 시원하면서 아삭한 식감이 잘 살아있는 김치였다. 이런 김치는 그냥 흰 밥과 먹어도 맛있다. 호남 지역 김치는 시원한 맛이 특징인데, 그러한 맛이 참 잘 살아있었다. 두 번의 방문 모두 만족한 남도횟집. 부안에서 맛있는 활어 회와 다채로운 스끼다시를 즐기고 싶다면 꼭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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