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먹거리 마지막 포스팅은 전남 순천시에 위치한 통나무식당이다. 통나무식당은 꼬막을 이용한 다채로운 요리를 제공하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런 유명한 곳을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 아직도 나의 식도락 끈은 참으로 얇고 짧기 그지 없구나.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더욱 더 열심히 지방을 돌아 다니며 맛있는 것들을 먹어야겠다.
매장 내무 모습. 고객을 한 번에 많이 받기 위해 좌석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좌석 거리가 그리 넓지 않다. 우리는 평일 점심에 방문을 했기 때문에 이 넓은 자리 중 가장 시원한 자리를 선점하고 편하게 앉아 있었다. 오오, 이게 바로 일찍 방문한 사람의 특권. 역시 일찍 일어나는 새가 일찍 벌레를 잡아 먹는다. 큰 기둥 옆에 무슨 싸인이 걸려 있길래 누구의 싸인인지 보니 배우 고두심의 싸인이었다. 내 세대에서는 그리 인기가 없지만, 장년층에게는 국민 여배우라고 한다.
메뉴. 꼬막 정식, 꼬막 정식+짱둥어탕, 불고기 백반, 삼겹살, 누룽지, 꼬막회무침, 꼬막탕수육, 꼬막전과 삶은 꼬막을 판다고 한다, 꼬막과 짱뚱어에 반감을 느끼는 고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삼겹살을 판매하는 것 같다. 실로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삼겹살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잠시 유혹의 손길을 느꼈지만 이 식당에 방문한 이유를 되새기며 꼬막정식과 짱뚱어탕이 함께 나오는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한 상 차림의 모습. 갈치는 같이 간 지인이 한 입 먹으려는 것을 다급하게 말린 후 찍어서 조금 볼 품 없게 나왔다. 꼬막을 이용한 요리들이 많은데 추후에 자세히 설명을 하도록 하고 우선 이 아름다운 모습을 충분히 감상 하도록 하자. 비록 고기가 없는 항공 샷의 모습이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짱뚱어탕. 우거지, 깻잎이 풍성하게 들어 있고 짱뚱어를 곱게 갈아 넣었다. 비주얼은 마치 추어탕과 같은 모습이다. 짱뚱어는 호남 지역 사람이 아니라면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인데, 은은하게 고소한 맛이 일품인 생선이라고 할 수 있다. 짱뚱어탕은 추어탕에 비해 간이 심심하게 되어 있다. 전 날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저절로 해장이 되는 맛이다. 예전에는 이런 맛을 싫어했는데, 이제는 이런 맛이 좋은 것을 보니 나도 어른이 다 되었구나.
꼬막 무침. 생꼬막은 아니고 꼬막을 한 번 삶은 후 양념을 끼얹은 것이다. 꼬막은 크게 새꼬막과 참꼬막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게 무슨 꼬막인지 나는 잘 모르겠고, 일단 그냥 맛있게 먹었다. 이런 꼬막 무침은 소주 안주로 제격인데. 소주 한 잔 털어놓고 꼬막 무침 하나 먹으면 그곳이 바로 극락이오.
갈치 조림. 전북에서 워낙 풀치와 갈치를 많이 먹어서 큰 감흥은 없었다. 국물이 자작한 조림 형식은 아니고 양념을 끼얹은 조림의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난 흰 살 생선보다 등 푸른 생선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요리는 고등어나 꽁치로 나오는 것이 더 좋다. 꽁치 이야기를 하다 보니 꽁치 튀김이 먹고 싶네. 조만간 짝꿍과 함께 꽁치 튀김을 만들어 먹어야겠다. 구워 먹어도 맛있고 찜으로 먹어도 맛있고 튀겨 먹어도 맛있는 꽁치. 많이 먹도록 하자.
꼬막 초무침. 생꼬막을 새콤한 소스를 사용해서 무친 것이다. 난 새콤한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식욕을 돋우기에는 이런 새콤한 음식이 참 좋지. 음식을 먹기 전에 꼬막 초무침을 먼저 먹었는데, 입맛이 싹 돌았다. 함께 나온 반찬 모두가 정말 좋은 술 안주인데. 이런 것들을 술 없이 먹는 것은 참으로 고역이다. 하지만 출장 중에는 어쩔 수가 없지.
꼬막전. 이것도 한 입 먹고 찍은 거라 비주얼이 좋지 못하네. 꼬막전은 짭짤할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이 짜지 않고 간이 잘 맞았다. 꼬막을 잘게 자른 후 부추를 가득 넣어 같이 부친 것인데 그 맛이 일품이다. 그냥 부추만 넣어 부쳐도 맛있는 전인데, 거기에 꼬막을 넣었으니 도무지 맛이 없을 수 없지.
꼬막 탕수. 꼬막에 튀김옷을 입힌 후 두 번 튀겼고 그 위에 탕수 소스를 끼얹은 것이다. 분명 맛이 있었고 새로운 느낌이었는데 이상하게 손이 많이 가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탕수육과 비슷한 식감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다. 같이 간 지인은 내가 많이 먹지 않으니 즐거워 하며 이걸 다 먹었다. 녀석. 힘내라. 순천에서 다채로운 꼬막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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