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호남

[부안] 남도횟집 - 아나고를 주물럭으로 먹을 수 있는 곳

담구 2024. 8. 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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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호남 먹거리 포스팅이 몇 개 남지 않았다. 는 거짓말이고, 아직 올려야 할 곳이 10여 곳이 넘게 남았다. 전북과 전남을 오고 가는 출장이어서 다양하게 먹던 재미가 있지만, 이렇게 한 번에 올릴 때는 참으로 힘들구나. 이게 다 나의 게으름 때문이지. 계속해서 나의 이 게으름을 반성하게 된다. 이번에 올릴 곳은 부안 곰소에 위치한 남도횟집이다. 남도횟집은 자연산 활어를 전문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다른 맛있는 먹거리도 많다고 해서 찾아갔다.

 

내부는 전형적인 바닷가에 위치한 횟집의 모습이다. 이런 식당은 좌석이 타이트하게 붙어 있기 때문에, 고객이 많이 방문을 하면 어쩔 수 없이 왁자지껄하게 먹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바닷가에서 먹을 때는 그런 불편함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평일 점심이었기 때문에 고객들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굉장히 넓고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메뉴. 계절에 따라 제철 회를 따로 판매하고 있고, 백합죽과 해물 칼국수 등도 판매하고 있다. 소주와 맥주가 4,000원인 것이 참 마음에 드는구나. 하지만 다음 일정을 위해서 술은 마시지 못했다. 세상에, 맙소사. 이렇게 합리적인 가격의 술을 마시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크나큰 벌이 아닐 수 없다. 슬픔을 뒤로 하고 제철 아나고 주물럭을 먹기로 했다. 아나고는 회나 구이로 많이 먹는데 주물럭으로 먹는 것은 많이 보지 못했기 때문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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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풀치 조림, 고추 멸치 조림, 콩나물, 애호박, 묵은 열무김치, 김치, 마늘쫑과 파래가 나온다. 전북 지역의 맛집을 가면 이렇게 반찬이 정성스럽게 나오는 것이 참 좋다. 서울에서는 반찬 두 가지만 나와도 감지덕지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것을 보면 나도 먹거리가 풍부한 지방에 살고 싶다.

 

풀치 조림. 지난 포스팅에서 말했던 바와 같이 풀치는 갈치 새끼를 말한다. 풀치는 갈치에 비해 뼈가 억세지 않아서 먹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어린 갈치 새끼를 많이 잡을 경우 갈치의 가격이 폭등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맛있긴 하지만 이런 풀치 조림은 없어졌으면 하는 음식이다. 그래야 내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있는 갈치를 원 없이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환경도 생각하고 생태계도 생각하고 물가도 생각하는 참으로 바람직한 나.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아나고 주물럭. 고춧가루 양념 베이스에 양파, 아나고를 넣어 주물럭 거린 후 잘 볶아 나온 요리다. 언뜻 보면 마치 제육볶음과 비슷하다. 이런 주물럭 요리들은 애초에 제육볶음에서 파생된 것들이기 때문에 비주얼이 비슷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한 번 조리가 되어 나오긴 하지만 불을 켠 후 좀 더 익혀 먹으면 맛있다고 하여 그 말을 차분하고 고분고분하게 잘 듣기로 하였다.

 

맛있게 잘 익었다라는 생각이 들 때 개인 접시에 먹을 만큼 덜어서 맛있게 냠냠. 오, 이거 참 맛있다. 술을 부르는 맛이다. 양념에서 풍부한 감칠맛이 느껴지는데 그 맛이 과하지 않다. 양념과 아나고가 굉장히 잘 어울린다. 아나고의 경우 냉동을 쓰면 푸석푸석하고 불쾌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데, 그런 불상사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양념을 잘 머금은 아나고는 굉장히 촉촉했고 부드러웠다. 오래 씹으니 아나고 본연의 고소한 맛도 잘 느낄 수 있었다. 아, 술을 마시지 못한 것이 참으로 천추의 한이구나. 역시 이런 곳은 편하게 술을 한 잔 기울일 수 있을 때 오는 것이 더 좋다. 아쉽지만 다음에는 꼭 술을 한 잔 하기로 하고 만족스럽게 식당을 떠났다. 서울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아나고 주물럭을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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