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중계] 주막촌 - 정감 있는 실내 포장마차 맛집

담구 2023. 12. 2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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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이 참 많이 아팠다. 흑흑. 짝꿍 몸이 좀 괜찮아진 것 같아서, 원기를 회복 시키기 위해 무엇이 먹고 싶은지 물으니 굴이 먹고 싶다고 한다. 그렇다면 굴을 먹으러 가야지. 몇 번 갔던 오오뎅뎅 가서 굴을 먹을까 했는데, 새로운 곳을 가보고 싶어서 은행사거리에 위치한 주막촌에 갔다. 여러 블로그를 검색 해봤는데, 포스팅은 몇 개 없었지만 호평 일색이었기 대문이다. 잔뜩 기대를 하며 룰루랄라 신나게 발걸음을 옮겼다.

 

주막촌의 실내는 두 가지 타입으로 되어 있는데 하나는 일반 식당과 같은 모습이고, 하나는 이렇게 바깥 자리에 포장마차처럼 되어 있는 모습이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바깥 자리는 한 자리를 제외하고 전부 차있었고, 내부 자리에는 테이블이 좀 비어 있었다. 많이 춥진 않을까 살짝 걱정했지만 보일러가 아주 따뜻하게 작동이 되고 있었다. 고민 없이 바깥 자리로 앉은 후 빠르게 외투를 벗었다.

 

메뉴. 상당히 다양한 해산물과 함께 각종 구이, 전, 탕, 마른 안주와 볶음 요리도 판매하고 있다. 짝꿍이 굴을 먹고 싶다고 했으니 석화와 함께 식사 및 안주 대용으로 오징어 볶음도 함께 주문했다. 요새 해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석화 가격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이제 보니 석화랑 생굴을 나눠서 판매하고 있네. 다음에 방문하게 되면 생굴을 주문해야겠다.

 

기본 안주로 나오는 오이, 당근과 초장. 짝꿍이 아플 때 죽만 먹어서 그런지 나오자마자 오이와 당근을 전부 먹었다. 잠시 짝꿍이 믹서기로 보였다. 난 당근은 생 당근과 당근 주스만 먹는다. 생 당근은 은은하게 단 맛이 나서 참 맛있는데 볶음 요리나 카레, 김밥에 들어가는 당근은 정말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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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안주로 나온 콩나물 국. 콩나물만 넣어서 끓였는데 은은하게 칼칼한 맛이 일품이었다. 짝꿍이 아프지 않았더라면 이 콩나물 국 하나로 소주 두 병은 가볍게 마셨을 것 같다. 콩나물에서 풋내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아삭아삭한 식감도 잘 살아 있었다. 웬만한 콩나물 국 가게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다.

 

석화.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되진 않았지만 씨알이 굉장히 굵은 굴이 나온다. 석화에 초장, 참기름, 마늘, 파와 참깨를 넣어 토핑을 했다. 석화 한 점에 소주 한 잔을 마시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굴은 겨울부터 초봄까지만 먹을 수 있는 계절 음식이기 때문에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오징어 볶음. 양이 상당히 많다. 오징어 볶음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상당히 많은 양의 오징어와 함께 양파, 파와 양배추 등도 들어 있었다. 달달한 맛보다 매콤한 맛이 강한 오징어 볶음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소주 안주로는 딱이었다. 예전에는 이런 해산물 요리를 소주와 잘 먹지 않았는데 이제는 해산물 요리도 제법 잘 즐기게 되었다.

 

앞 접시에 덜어서 야무지게 냠냠. 단 맛보다 매운 맛이 강하기 때문에 한 입 먹으면 저절로 소주를 찾게 된다. 짝꿍은 몸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소주 대신 맥주를 마셨지만 한 입 먹고 짠- 하고 또 한 입 먹고 같이 합을 잘 맞췄다. 양이 많았기 때문에 전부 먹기 힘들어서 오징어만 쏙쏙 골라서 맛있게 잘 먹었지.

 

짝꿍이 좋아하는 감자전도 주문했다. 오징어 볶음에서 느꼈지만 주막촌 가게 사장이 손이 정말 크다. 정말 큰 사이즈의 감자전이 나왔는데 도저히 두 명이서 먹을 양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 먹는 것은 빠르게 포기한 후 1/4만 먹고 나머지는 포장하기로 했다. 감자만 사용한 것은 아니고 중간에 당근과 부추가 조금씩 들어있다.

 

간장 살짝 찍어서 맛있게 냠냠. 내가 만든 감자전보다 맛있다. 감자전은 만드는 시간과 노력은 많이 드는데, 먹는 시간은 굉장히 짧은 음식이다. 오랜만에 맛있는 감자전을 먹으니 소주 한 병을 더 추가하고 싶었지만 과음을 하지 않겠다고 굳은 다짐을 했기 때문에 꾹 참았다. 역시 자기 조절이 뛰어난 멋진 나. 중계동 은행사거리에서 다양하고 맛있는 안주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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