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약속이 잡혀서 치열하게 일을 한 후 도산공원으로 신나고 힘차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의 목적지는 도산공원 근처에 있는 가디록. 이 근처에는 인기가 많고 맛도 좋은 곳이 많아서 낮, 밤 가리지 않고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가디록은 와인 콜키지 프리라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와인 매니아들이 부담 없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가디록은 순 우리말로 "갈수록" 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의 가디록. 대부분의 자리가 예약으로 꽉 차있었다. 금요일도 아니었는데 가디록의 인기를 실감했다. 가디록에서 가장 분위기가 좋은 창가 자리의 경우 그 인기가 치열해서 예약할 때 가장 먼저 찬다고 한다. 난 그런 거 신경 안 써서 그냥 안내해주는 곳으로 갔다.
하우스 샐러드. 예전 같았으면 이런 음식은 바라보지도 않았겠지만 이젠 최대한 건강을 챙기고 피를 맑게 하기 위해서 아무리 괴롭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먹고 있다. 다양한 채소 위에 영양 보충을 위해서 견과류를 넣고 상큼한 드레싱을 사용해서 식욕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괴롭더라도 지치지 말고 지금처럼 열심히 먹어야지.
바깔라. 으깬 대구살과 함께 감자와 크림을 섞어 만들었다. 함께 제공하는 바게트 위에 올려서 먹으면 된다. 짭짤한 맛이 강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담백하다. 언제나 이런 허를 찌르는 공격은 나를 기쁘게 한다.
바게트, 하우스 샐러드와 함께 냠냠. 음. 이 조합은 상당히 잘 어울리지 않는다. 하우스 샐러드와 바깔라의 맛이 따로 논다. 그냥 얌전히 따로 먹으며 그 맛을 제대로 느껴보자.
젓갈 파스타. 가디록의 시그니처 파스타라고 한다. 파스타 향에 취해 나도 모르게 허겁지겁 먹다가 겨우 정신 차리고 사진을 찍었으나 이미 늦었다. 확실히 먹다가 찍은 사진이어서 참 예쁘지 않다. 젓갈을 사용했음에도 군내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맛도 깔끔하고 여러모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다른 파스타에서 느낄 수 없는 향이 있다. 이 향에 취하면 나처럼 그냥 막 허겁지겁 먹게 된다. 음식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이런 점을 주의하자.
양 어깨살 스테이크. 양의 어깨는 대체 어딜까 상당히 궁금했는데 바로 양의 앞 다리 위쪽 부위를 양 어깨라고 한다. 근데 왜 사진은 이렇게 처참히 흔들리게 나왔지. 양고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고기이기 때문에 스테이크를 먹을 때 선택지에 양고기가 있다면 언제나 주저 없이 양고기를 선택하고 즐기는 편이다. 이날도 채끝살을 사용해서 만드는 스테이크가 있었지만 양 어깨살 스테이크를 발견해서 고민 없이 골랐다.
미디움으로 구워진 양 어깨살 스테이크는 잡내가 전혀 없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이제 양고기에서 잡내가 난다는 것은 옛말이다. 양고기 특유의 향이 있지만 그것은 잡내가 아니고 돼지, 소 등도 가지고 있는 동물 특유의 향일 뿐이다. 모든 메뉴를 만족스럽게 잘 즐긴 가디록. 도산공원 근처에서 향기로운 와인과 함께 맛있는 이탈리안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꼭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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