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점심 약속이 생겨서 일 후다닥 마치고 압구정에 있는 가드너 아드리아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어느 때보다 신나고 경쾌했던 나의 멋진 발걸음. 내 돈으로 먹는 것도 맛있지만 남의 돈으로 먹는 것은 그 맛이 더욱 각별해지고 인상이 깊어지기 마련이다.
인테리어는 굉장히 깔끔하다. 넓은 내부 면적에 비해 테이블은 적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비교적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점심에 방문해서 밝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 저녁에 방문하면 상당히 포근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사실 밝은 느낌이 강하든 포근한 느낌이 들든 그런 느낌은 둔감한 나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뛰어난 음식의 맛과 친절함이다.
식전 빵 사진은 과감하게 찍지 않고 넘겼다. 훌륭하고 황홀했던 이날의 주인공인 삼치 파스타. 특이하게 이 삼치 파스타는 싯가로 판매하고 있다. 다른 파스타는 가격이 고정 되어 있는 것을 보니 삼치 수급에 따라 가격이 변동 되는 것 같다. 삼치 특성상 비린내는 거의 느낄 수 없었고 삼치를 굉장히 촉촉하고 부드럽게 잘 구웠다. 삼치와 파스타를 함께 먹으니 바로 여기가 천국이오. 이런 훌륭한 맛을 내가 따라하기는 참 무리겠지만 나중에 삼치 파스타를 꼭 짝꿍에게 만들어줘야지.
트러플 피자. 삼치 파스타에서 크고 강렬한 감동을 느껴서 그런지 트러플 피자에서는 뭔가 조금은 아쉬운 느낌을 받았다. 맛이 없었다는 것은 아닌데 특색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었다. 굳이 가드너 아드리아가 아니더라도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토마토 베이스로 만든 피자인데 트러플의 향이 좀 죽는다. 나중에 다시 가면 모짜렐라 햄 치즈 피자를 먹을 것 같다.
돼지 갈비. 정확한 이름은 돼지 갈비 어쩌고 저쩌고였는데 미천한 내 기억력으로 인해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돼지는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먹어도 그저 옳다. 돼지가 옳지 못한 곳이 있다면 그곳은 식당이 아니다. 살짝 매콤한 소스와 돼지 갈비의 궁합이 환상적이다. 아, 나에게 이 맛을 느끼게 하려고 돼지는 태어났나 보다. 돼지의 숭고한 그 희생, 내가 언제나 잊지 않아야지. 트러플 피자가 계속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대부분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가드너 아드리아. 압구정로데오, 도산공원 근처에서 맛있는 파스타와 돼지 갈비를 먹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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