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신사동에서 저녁 미팅이 잡혔다. 저녁에 미팅이 있으면 맛있는 것을 먹으며 하하호호 대화를 하는 좋은 자리를 가질 수 있다. 그래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잠시 고민을 하며 좀 찾아봤는데, 지난 주에 오픈한 청담동순도리를 발견했다. 청담동순도리는 청담동에 본점이 있는데, 신사동에도 오픈을 했다. 청담동에서 이미 검증을 받은 곳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발걸음을 옮기기로 했다.
내부 모습은. 순댓국과 곱도리탕을 파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넓은 창문과 문이 개방감을 좋게 한다.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좌석에 고객들이 앉아 있었는데, 20대부터 6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이 있었다. 역시 순댓국과 곱도리탕은 누구나 좋아할 음식이다.
메뉴. 순댓국, 육개장, 곱도리탕, 고추튀김, 해물파전, 새우전, 동그랑땡, 호박부침, 순대와 오소리 감투 등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는 일단 한우대창이 들어간 곱도리탕과 순댓국을 주문했다. 오픈 이벤트로 소주를 3,000원에 판매하고 있어서 소주도 부담 없이 기쁜 마음으로 주문했다.
반찬. 부추, 무생채, 깍두기, 고추, 새우젓과 쌈장이 나온다. 부족할 경우 셀프바에서 반찬을 가져올 수 있다. 난 매운 음식은 잘 먹지 못하기 때문에 고추는 먹지 않고 깍두기와 무생채를 먹었는데, 둘 다 시원한 맛이 좋았다. 역시 김치가 맛있어야 경쟁력이 있는 법이다.
아름다운 모습의 곱도리탕. 우동 사리가 기본적으로 들어 있다. 국물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자작하게 나오는 편인데, 우동 사리를 먼저 먹은 후 육수를 추가해서 넣으면 일반적인 닭볶음탕의 모습이 된다. 매운맛과 보통 맛을 고를 수 있어서 취향에 따라 먹을 수 있게 했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나에게 이런 사소한 서비스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감자, 닭고기, 우동, 대창을 맛있게 냠냠. 대창의 눅진한 맛이 닭볶음탕과 참 잘 어울린다. 보통 맛을 주문했지만 내 입에는 살짝 매웠는데, 이 대창이 매운 맛을 잘 억제해준다. 대창의 느끼한 맛이 혀에 느껴질 때 소주를 한 잔 마시면 그 맛이 참 기가 막히다. 아아, 이 집은 맛집 인정이다.
순댓국. 순댓국은 일반 사이즈와 특 사이즈가 있는데 국물용으로 먹을 거라서 일반 사이즈를 주문했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되지 않았지만 머릿고기와 순대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기호에 따라 들깨, 부추, 새우젓 등을 넣고 간을 맞춰 먹으면 된다. 새우젓을 넣지 않고 살짝 먹어봤는데 간이 잘 되어 있어서 부추와 들깨만 넣었다.
밥을 말지 않으려고 했는데, 술을 마셔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밥을 말고 말았다. 밥이 들어가니 더욱 풍성해진 느낌이다. 그냥 먹어도 좋고, 국자를 이용해서 앞접시에 덜어 먹어도 좋다. 순댓국을 먹어보니 강남역에 위치한 농민백암순대의 순댓국과 굉장히 유사한 맛이 난다. 퀄리티가 높다는 뜻이다. 육수가 굉장히 진하고 풍미가 깊다. 이 육수 하나로도 소주 한 병은 거뜬히 마실 수 있다. 순대는 일반적인 당면순대를 넣지 않았다. 이런 퀄리티 높은 순댓국에 당면순대를 넣지 않은 것은 잘한 선택이다.
어쩌다 보니 추가 주문을 한 고추 튀김. 기성품일 거라 생각했는데 청담동순도리에서 직접 만든 고추튀김이라고 한다. 고추튀김은 먹기는 편하지만 만들기는 여간 귀찮은 음식인데, 이럴 때 마음껏 먹기로 했다. 고추전이 아니라서 바삭한 튀김 옷이 인상 깊다.
아름다운 고추 튀김의 모습. 튀김 소로 고기를 아낌 없이 넣어 만들었다. 한 입 먹어보니 고기 육즙이 팡팡 터지고 눅진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튀김은 다 맛있지만, 역시 고추 튀김은 튀김의 제일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 생겨서 매장이 굉장히 깔끔하고 접객 수준도 높다. 신사동, 신사역에서 수준 높은 곱도리탕, 순댓국과 각종 요리를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곳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식도락 - 강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 온더보더 - 맛있는 멕시칸 푸드 (1) | 2023.09.13 |
---|---|
[양재] 월례네 - 푸짐하고 가성비 좋은 부대찌개 맛집 (1) | 2023.09.12 |
[선유도] 또순이네 - 구수하고 진한 맛이 일품인 된장찌개 (0) | 2023.06.01 |
[강남] 농민백암순대 - 진한 맛이 일품인 순대국밥 맛집 (0) | 2023.05.31 |
[도곡] 미누씨 - 양재천이 가까운 정갈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맛집 (0) | 2023.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