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출장을 잘 마치고 우리나라로 귀국하는 날, 굉장히 많은 비가 내렸다. 이우에서 항저우로 이동할 때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비가 왔다. 비행기가 지연이 되거나 결항이 되지 않을까 살짝 걱정을 하고 공항에 도착했다. 제법 이른 시간에 출발을 했는데,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좀 늦게 도착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라운지를 방문하지 못했다. 수속을 다 마치고 들어오니 비가 그치기 시작했고 정시에 출발할 수 있었다.

이번에 탄 비행기는 상당히 구식이었다. 인천↔항저우 노선은 비행 시간이 많이 짧기도 하고, 어떤 비행기를 사용하더라도 승객이 많기 때문이 이런 구식 비행기를 배치해도 언제나 만석이다.

이렇게 작은 디스플레이는 참으로 오랜만에 봤다. 좌석에서 충전을 할 수 있는 콘센트나 USB포트는 전혀 없었다. 이제 기내에서 보조 배터리를 사용해서 충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럴 때는 참으로 난감하다. 하지만 짧은 비행시간이니 그냥 꾹 참고 탔지.

난 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면 가급적 특별 기내식을 신청해서 먹는다. 예전에 비해 일반 기내식 퀄리티가 많이 안 좋아졌고, 다양한 스타일의 음식을 접하고 싶기 때문이다. 요즘은 코셔밀에 빠져서 출장을 갈 때면 항상 한 끼는 코셔밀을 먹는 편이지. 중국 출장을 갈 때 코셔밀을 먹었으니, 귀국할 때는 다른 것을 먹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고심 끝에 회교도식을 주문했다. 회교도식은 무슬림식, 이슬람식이라고도 부른다. 회교도식은 할랄을 준수하여 돼지고기, 알코올과 젤라틴 등을 제외하고, 할랄에 맞게 도축된 소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을 사용한다.

꽝이다. 양고기나 소고기를 기대했지만 닭고기가 나오고 말았다. 밥, 닭고기, 당근과 브로콜리의 구성이다. 거기에 물, 빵과 과일이 나왔다.

일반 기내식은 치킨 어쩌고가 나왔는데 아마 닭고기로 재료를 맞춘 것 같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아쉽긴 하지만 맛있게 먹어보도록 하자.

닭고기는 구워 나오지 않았고 삶아 나왔다. 갑자기 일반 기내식의 치킨 어쩌고가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닭고기는 토마토 소스에 버무려져 있는데 함께 먹으면 된다.

밥은 노란색이지만 맛은 평범하다. 찰기가 상당히 없을 것 같았지만 의외로 찰기도 있어서 강황이 들어간 밥을 먹는 느낌이다. 이슬람 음식이니 아마 강황은 아니겠지.

순살로 나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뼈가 있는 닭이었다. 닭은 상당히 퍽퍽했다. 이 정도로 퍽퍽한 닭고기는 참으로 오랜만에 먹었다. 토마토 소스 맛이 괜찮았고, 닭고기와 따로 놀지 않아 무리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난 당근은 생당근과 주스만 먹기 때문에 당근은 먹지 않았고 브로콜리만 먹었다. 브로콜리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지. 역시 짝꿍의 말을 잘 듣는 멋진 나.

닭고기는 그냥 먹기에는 퍽퍽해서 밥과 함께 남김 없이 먹었다. 회교도식이라고 해서 큰 특별함이나 감흥은 없었지만 그래도 나름의 색다른 경험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불만 없이 다 먹었지.

과일로 마무리. 과일은 언제 어디서 먹어도 맛있다. 수분도 적당히 섭취할 수 있고 피부에도 좋다. 일반 기내식이 물려서 특별한 기내식을 먹고 싶다면 한 번 정도는 회교도식 특별 기내식을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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