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군단 동기 녀석이 명절을 맞이하여 순대를 먹자고 한다. 이렇게 올바르고 바람직한 소리를 하는 녀석은 참으로 좋은 녀석임에 틀림 없다. 동기는 의정부에 살기 때문에 적당한 곳에서 만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찾아간 상계역과 노원역 사이에 위치한 토속 순창 왕순대. 노원구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녀석과 나 모두 휴가였기 때문에 오전 일찍 만나서 낮술을 마시기로 했다. 11시 오픈이어서 11시 30분 정도에 만났는데 이미 두 팀 정도가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12시가 넘어가니 반 이상의 자리가 찼다. 인기가 많은 곳은 역시 시간을 불문하고 꾸준히 많은 고객들이 오는구나.

메뉴. 순대 전문점이라는 것이 느껴진다. 순대 이외에는 다른 메뉴가 전혀 없다. 그리고 소주를 4,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제는 소주를 이 가격에서 파는 곳을 서울에서 정말 찾기 힘들어졌는데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술국과 모둠 순대를 주문했다.

반찬. 깍두기, 된장, 새우젓, 양파, 고추와 열무 김치가 나온다. 김치와 된장은 직접 담그는 것이라고 한다. 열무 김치의 시원한 맛이 참 좋아서 한 번 리필을 했다.

빠르게 나온 모둠 순대. 막창 순대, 백 막창 순대, 오소리 감투와 머릿고기가 나온다. 가격을 고려하면 상당한 양이다. 요새 서울에서 이런 수제 막창 순대를 보기 힘든데 척 봐도 훌륭한 퀄리티라는 것이 느껴졌다.

순대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양배추와 무생채도 함께 나온다. 무생채 역시 직접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이런 정성이 있기 때문에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술국. 상당한 사이즈의 뚝배기가 나온다. 술국은 순댓국이 사이즈가 커지고 밥이 제공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부추가 많이 들어 있어서 만족스럽다. 추가로 부추를 요청할까 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서 요청하지 않았다.

고기가 있으니 당연히 항공 샷을 찍어야지. 고기를 먹을 때 항공 샷을 찍지 않으면 그것은 고기를 잘 먹지 못하는 것이다. 언제나 고기를 먹을 때는 이렇게 아름다운 항공 샷을 찍는 습관을 잘 기르도록 하자. 지금 봐도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2명이 먹기에는 너무 많고 4명이 먹어도 충분한 양이 아닐 수 없다.

아름다운 모습의 막창 순대. 특이하게 순대 소로 버섯이 들어간다. 한 입에 먹기 무리일 정도로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사진을 찍은 후 반으로 잘라 먹었다. 선지의 고소한 맛이 입 안을 가득 채우면서 버섯, 우거지의 맛도 잘 느껴진다. 부담스럽지 않은 묵직함이 참 마음에 들었다.

술국은 개인 그릇에 덜어 먹었다. 취향에 따라 소금, 들깨 가루를 넣어 먹으면 좋다. 학군단 동기가 들깨 가루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기 때문에 개인 그릇에 들깨 가루를 넣어 먹었다. 역시 다른 사람을 친절하게 배려할 줄 아는 멋진 나.

국물의 맛은 깊고 진하며, 부속 고기는 잡내를 전혀 느낄 수 없다. 쫀득하고 쫄깃한 식감이 좋다. 꼭꼭 오래 씹으면 씹을수록 부속 고기의 풍미가 잘 느껴진다. 이 술국 한 숟가락 먹고 소주 한 잔 마시면 참으로 행복함을 느낀다.

채소를 많이 먹으라는 짝꿍의 말을 잘 듣기 위해 양배추 위에 무생채와 머릿고기를 올려서도 맛있게 냠냠. 머릿고기가 상당히 쫀득하면서 풍미가 깊다. 머릿고기의 경우 보관을 잘못하면 굉장히 누린내가 나고 질겨지기 마련인데, 그런 불쾌한 것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백순대도 양배추와 무생채 조합으로 먹었다. 백순대는 선지와 고기가 굉장히 소량 들어가고 숙주, 우거지와 각종 채소로 만들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맛을 선지와 고기로 보충했다. 백순대는 담백한 맛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오랜만에 수준 높은 순대와 부속 고기를 먹어 행복한 날이었다. 노원역, 상계역 근처에서 맛있는 전통 순대를 먹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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