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대학로에서 약속이 잡혔다. 대학 다닐 때는 대학로에 연극 보러 종종 가곤 했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대학로 분위기가 어색하고 낯설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학로까지 갈 체력이 없다. 지치고 비루한 몸을 이끌고 먼 길을 가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 하지만 반가운 지인과 약속이 잡혔기 때문에 케토톱 든든하게 붙인 후 룰루랄라 대학로에 있는 비스트로 혜화에 갔다. 비스트로 혜화는 재즈를 즐기며 다양하고 맛있는 요리와 술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공연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아서 비어 있을 때 빠르게 한 컷 찍었다. 난 재즈를 좋아하긴 하지만 잘 모른다. 이렇게 즉석에서 라이브로 진행 되는 공연을 보며 맛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것은 큰 축복이 아닐까 싶다. 이런 곳에서는 조용한 자리를 찾는 것은 옳지 않고 공연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좋다. 하지만 빈 자리가 많이 없어서 그냥 안내해 주는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분명 사진을 많이 찍은 것 같은데 사진이 거의 없네. 아쉽지만 이번 포스팅은 기록하는 것에 의미를 둬야겠다. 어쩌고 와인도 주문을 했는데 사진이 없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가장 먼저 주문한 것은 감바스. 감바스야 뭐 이제 전국 어딜 가더라도 수준 높은 것을 즐길 수 있다. 중국집의 볶음밥이 전국적으로 하향 평준화가 되었다면, 감바스는 전국적으로 상향 평준화가 된 대표적인 음식이 아닐까 싶다. 함께 제공되는 바게트에 올려 먹어도 되고 그냥 먹어도 된다. 품질이 좋은 올리브유를 가득 쓰고 그 안에 고추를 넣어 느끼한 맛을 잘 잡았다.

샥슈카라 불리는 에그인헬. 아마 에그인헬이라는 이름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샥슈카의 기원은 아프리카이지만 우리에게는 아랍 요리로 친숙하다. 이탈리아 요리 중에도 비슷한 요리가 있지만 요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귀찮으니 생략 하기로 한다.

가운데에 계란이 들어 있는데 반숙을 잘 유지하고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 이렇게 잠시 올린 것이고 노른자를 피해 잘 비빈 후 바게트 위에 올려 먹었다. 최근 들어서 먹은 삭슈카 중에서 가장 수준이 높다고 느꼈다. 샥슈카를 평범하게 만드는 곳 같은 경우 토마토를 넣지 않고 그냥 토마토 소스만 이용하는 곳이 많은데, 비스트로 혜화 같은 경우 토마토도 아낌 없이 넣어 식감이 좋았다.

내가 사랑해 마지 않는 피자. 발사믹이 뿌려져 있는 것이 흠이었다. 이건 내가 메뉴를 제대로 익지 않고 무작정 주문한 것이 잘못이다. 피자와 와인의 궁합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 피자 치즈를 아낌 없이 쓰고 또 그 위에 채소와 치즈를 또 아낌 없이 넣었다. 이것이 바로 한국인의 정이 아닐까 싶다. 발사믹이 없었더라면 더욱 맛있게 먹었겠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재즈를 들으며 수준 높은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한 번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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