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할 말이 있다고 잠시 보자고 한다. 그렇다면 어디서 맛있는 것을 먹을 지 고민하는 것이 맞다. 요새 육류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 이번에는 해산물을 먹기로 했다. 그래서 지인에게 무엇을 먹고 싶은지 물어보니 고등어가 먹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퇴근 후 룰루랄라 찾아간 종각 제주바당. 종각역에서 도보 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몇 년 전부터 일 년에 한 번 정도 찾아가는 곳인데, 갈 때마다 만족스럽게 즐긴다. 예전에 포스팅을 했던 것 같아서 한 번 찾아봤는데, 이상하게 포스팅을 하진 않았네. 지금이라도 하는 것이 다행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내부는 이미 만석이어서 내부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래서 메뉴만 사진을 찍었다. 고등어 회, 갈치 회, 전갱이 회, 삼치 회, 청어 회, 단새우 회와 갯방어 회 등 다양한 회를 판매하고 있다. 거기에 고등어 조림, 구이, 알탕, 서더리, 해물라면, 문어 숙회, 갑오징어 숙회, 시샤모 구이와 삼치 구이도 판매하고 있다. 우리는 고등어 회와 갈치 회가 함께 나오는 세트를 주문했다. 제주바당은 수조가 있어서 고등어를 활어로 먹을 수 있고, 갈치는 선어로 먹을 수 있다.
내가 좀 늦게 도착해서 이미 메뉴가 다 나와 있었다. 기본 반찬으로는 콘, 고등어 조림, 백김치와 쌈장이 나온다. 쌈장은 고등어 회와 함께 곁들여도 좋고, 갈치 회와 곁들여도 좋다. 콘은 없어도 되는데 막상 없으면 서운하고 아쉽고 가슴이 시리고 얼굴에 주름이 깊게 진다. 난 콘을 거의 안 먹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이 탈이다.
기본으로 나오지만 맛이 상당히 좋은 고등어 조림. 무, 고추와 함께 몽실몽실 잘 졸였다. 이렇게 잘 졸인 고등어 조림은 그 체로도 훌륭한 밥 반찬이자 술 안주가 된다. 우리는 밥을 먹지 않고 술을 마셨기 때문에 술 안주로 즐겼지. 고등어 조림은 리필이 되지 않고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고등어 회를 먹기 때문에 굳이 리필은 하지 않았다.
양념이 속까지 잘 들어갔다. 간이 과하지 않고 적당하게 짭짤한 맛을 보여준다. 간장을 찍어 먹어도 좋지만 이 자체로 먹는 것이 더 좋았다. 고등어 조림 한 조각에 소주 한 잔을 마시니 다시 제주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름다운 모습의 고등어 회와 갈치 회. 제주에서 접한 것과 동일한 감동을 준다. 내륙에서 고등어 양식이 되지 않을 때는 이런 고등어 회를 먹으려면 상당히 비싼 값을 지불하고 먹어야 했는데, 이제는 양식이 되고 빠르게 운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 이것이 바로 긍정적인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와사비를 올려 간장을 살짝 찍어 먹었다. 음. 제주에서 먹던 맛 그대로의 맛이다. 참으로 훌륭하다. 전혀 비리지 않고 적당한 기름기와 함께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간혹 예민한 사람은 비린 맛과 비린내를 느낀다고 하지만 난 그렇게 예민하지 않기 때문에 전혀 거부감 없이 잘 먹었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이렇게 김과 미나리와 함께 즐겨도 좋다. 미나리와 고등어의 궁합은 복과 미나리처럼 검증이 되었기 때문에 무작정 즐길 수 있다. 미나리의 아삭한 식감이 고등어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 지인과 진지한 이야기를 하였지만 고등어 회를 맛있게 즐기니 어느덧 취기가 올라왔다. 녀석도 어느 정도 술을 마시니 빠르게 진지한 이야기를 끝내고 일상 넋두리를 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갈치 회. 갈치 회는 제주에서 먹는 것이 맛있다. 운송 수단과 방법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갈치 같이 성격이 급해 금방 죽는 생선들은 어쩔 수 없이 내륙과 산지의 맛 차이가 확연히 난다. 제주바당의 갈치 회가 맛이 없다는 뜻은 아니고, 그만큼 제주 갈치 회가 맛있다는 뜻이다. 기분 좋게 고등어 회와 갈치 회를 즐긴 날이었다. 종각역 근처에서 맛있는 회와 해산물을 먹고 싶다면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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