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역촌] 제주근고기박연탄 - 은평구에서 즐기는 오리지널 제주 근고기

담구 2024. 9. 2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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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하는 은평구 먹거리 포스팅. 은평구는 다른 구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맛집이 많다. 그래서 은평구에서 밥을 먹을 때는 숨어있는 그런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다. 역촌동에서 고기를 먹을 일이 생겨서 어디서 어떻게 맛있는 고기를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찾아간 제주근고기 박연탄. 최근에 생긴 것 같은데 평이 좋아서 기대감을 가지고 찾아갔다.

 

내부는 원형 드럼통 테이블의 구성으로 되어 있고 좌석 거리는 좁지 않았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찾아갔는데 얼큰하게 취한 남자 무리들이 있었다. 상당히 시끄러워서 그냥 자리를 나가서 다른 음식점을 갈까 잠시 고민을 했는데 다른 고객들이 많이 들어오니 목소리를 줄이더라. 그래도 우리는 그들과 최대한 먼 자리에 자리를 잡고 메뉴를 정독하기 시작했다.

 

메뉴. 제주산 목살과 오겹살로 이뤄진 제주 근고기를 판매하고 있고 거기에 벌집 껍데기와 돼지 막창도 판매하고 있다. 그 밖에 즐길 것으로 김치찌개, 청국장, 막국수와 쫀디기도 판매한다. 소주를 3,900원이라는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하고 있다. 오, 이런 세상에 맙소사. 참으로 좋은 가게가 아닐 수 없다. 근고기를 먹기 위해 찾아왔으니 근고기와 소주를 함께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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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갓김치, 파김치, 사라다, 콩나물국, 파무침, 소금, 마늘과 쌈장이 나온다. 갓김치와 파김치 맛이 예술이었는데 이 김치로도 소주 한 병은 그냥 가볍게 마실 수 있었다. 갓김치는 여수에서 공수했다고 하는데 이 김치 하나로 고기에 대한 기대감도 훅 올라갔다.

 

연탄이 들어온 후 그 위에 멜젓을 올려 끓인다. 멜젓은 멸치를 소금에 절여 만든 젓갈의 일종이다. 예전에는 제주에서만 먹던 젓갈인데, 이제는 전국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멜젓은 특유의 쿰쿰함이 있기 때문에 호불호가 좀 갈리는 편이지만 나에게는 굉장히 잘 맞는 소스라고 할 수 있다. 멜젓은 각 가게들마다 쿰쿰함을 잡기 위해 넣는 것들이 좀 다른 편인데 이곳은 청양고추를 가득 넣었다. 그래서 매운 맛과 쿰쿰한 맛을 기분 좋게 잘 느낄 수 있었다.

 

초벌이 되어 나온 아름다운 근고기의 모습. 목살은 잘려 나오고 삼겹살은 통으로 나온다. 근고기와 함께 먹으면 좋은 새송이버섯과 파가 소량 나온다. 고기를 먹을 때는 오로지 고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지만, 짝꿍이 채소를 많이 먹으라고 해서 이제는 이런 채소도 잘 먹는다. 역시 짝꿍 말을 잘 듣는 멋진 나. 고기의 집도는 가게 주인이 직접 해주기 때문에 편안하게 고기를 즐길 수 있다.

 

김치와 더불어 참 맛있었던 파절이. 내가 워낙 파절이를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이렇게 맛있는 파절이를 맛 보게 되면 굉장히 기분이 좋아진다. 이 파절이 하나로 소주 두 잔 정도를 마셨고 그 후에 가득 리필을 해서 고기와 함께 또 즐겼다. 생각해 보니 이 날 난 굉장한 채식을 했던 것 같다. 김치, 파, 상추와 마늘은 모두 채소의 범주에 들어가니 말이다. 나를 채식쟁이라 불러다오.

 

삼겹살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거기에 참기름을 잔뜩 머금은 마늘을 올렸지. 삼겹살보다 목살이 빨리 구워지기 때문에 목살을 먹다가 삼겹살을 먹으면 된다. 자, 그렇다면 이제 맛있게 먹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자. 이 시간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닐까 싶다.

 

목살에 소금만 살짝 찍어서 신중하게 맛을 본다. 도무지 목살이라고 믿기지 않는 부드러운 식감을 먼저 느낄 수 있고 목살을 꼭꼭 씹으니 굉장히 고소하고 깊은 맛이 난다. 여기에 소주 한 잔을 곁들이면 제주에서 먹는 근고기 못지 않게 만족감이 컸다. 

 

채소를 많이 먹으라는 짝꿍의 말을 잊지 않고 상추, 깻잎, 파절이와 마늘을 넣어 함께 먹었다. 이렇게 먹으면 다채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조합이 도무지 맛이 없을 수 없지. 이쯤 되면 그냥 소주와 함께 막 먹고 마시고 즐기면 되는 거다. 하지만 취하면 안 되기 때문에 고기는 과하게 먹어도 되고 소주는 적당히 마셔야 한다.

 

삼겹살은 파김치를 넣어 맛있게 냠냠. 사진으로는 찍지 않았지만 이렇게 먹고도 계속 먹고 싶은 욕구가 생겨서 목살을 또 추가해서 먹고 말았다. 다음 날 과식으로 인해 힘이 들었지만, 참으로 제주 돼지 고기를 만족스럽게 먹은 날이었다. 이렇게 은평구의 숨어 있는 맛집을 알게 되어서 기뻤다. 역촌동에서 맛있는 제주 근고기를 먹고 싶다면 꼭 한 번 가볼 것을 추천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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