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 강북

[인사동] 오세계향 - 채식이라는 사치

담구 2024. 4. 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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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즐겨하고 채소를 멀리하지만 가끔씩 정신이 나간 것처럼 극히 대범하고 위태로운 모험을 할 때가 있다. 이 날이 이런 대범한 모험을 한 날인데 바로 채식 식당을 방문한 것이었다.

 

오세계향은 인사동에서 나름 이름이 알려진 채식식당이다. 인사동에 있는 곳들 대부분은 일찍 문을 닫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곳은 오후 9시까지 영업을 한다. 인기 없는 채식이라 그런지, 시국이 안 좋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방문했을 때 고객이 한 명도 없었다.

 

???? 메인 메뉴에 버젓이 이름을 올린 양념 치킨과 후라이드 치킨. 채식주의자도 치킨은 못 버리는구나 생각을 했는데 자세히 읽어보니 콩고기를 이용해서 만든 가짜 치킨이었다. 오 이런 맙소사. 이러면 치킨이라는 성스러운 이름을 붙이면 안 되는 것이다. 이건 치킨에 대한 모욕이자 조롱이다. 잠시 흥분해서 이성을 잃고 날뛸뻔했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음식을 주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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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 칼국수. 느타리버섯, 계란 지단과 깻잎이 들어간 칼국수다. 들깨는 향과 맛이 굉장히 강해서 맛을 일률적으로 만드는 단점이 있지만 언제나 보통 이상의 맛을 뽑을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는 음식이다. 딱 예상했던 것 만큼의 맛이었다.

 

버섯 탕수. 급식을 먹던 꼬꼬마 학창 시절 탕수육을 대체하기 위하여 나왔을 때 가끔씩 먹어본 기억이 있는 음식이다. 음. 왜 이런 것을 돈 주고 사먹어야 할까.

 

김치 만두. 김치와 두부 등을 사용해서 빚은 수제 김치 만두라고 한다. 부추 만두 등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만두를 시중에서 많이 접할 수 있다. 만두가 맛이 없을 수가 없지.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음식이었다.

 

짬뽕.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짬뽕이다. 고추장 맛이 강하게 나고 좀 텁텁하다. 채식 식당 특성상 육수를 사용할 수 없으니 대체품으로 고추장을 사용한 것 같은데 과하게 사용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맛, 퀄리티 대비 비싼 느낌이 있고큰 만족도 느끼지 못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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